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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양에서 백두대간 도래기재를 넘으면 우구치계곡이다.
오래전 금광이 있었던 곳으로 폐광의 잔재들이 남아 있다.
하지만 눈이 시리도록 맑은 계곡물은 여전히 흐른다.
깊은 골짜기 곳곳에는 아름다운 야생화들이 가득하다.
봉화에서 볼 일을 마치고 집으로 가는 길에 빠른 길을 버리고 눈요기나 할 생각에 우구치계곡으로 향했다.
도래기재를 넘어서자 길가에는 산수국이 지천으로 피어 있다.
산수국은 요즘이 제철이다.
무리지어 피는 산수국은 보라색과 분홍색, 흰색에 가까운 다양한 색을 만날 수 있다.
산수국은 꽃이 피면서 서서히 색이 변해 간다.
연한 녹색에서 연한 보라색, 그리고 진한 보라색으로 되었다가 흰색으로 변한다.
꽃말은 '변하기 쉬운 마음'이란다.
화려하고 우아한 보랏빛이라 '고귀한...' 쯤 되지 않을까 생각 했는데,
아마도 색이 서서히 변해가는 이유로 붙여진 것 같다.
우구치 계곡을 벗어나면 조제마을이다.
작은 다리를 사이에 두고 강원도 영월과 경상북도 봉화 땅의 경계지점이다.
삼동치에서 흘러 온 물과 만난 우구치 물은 내리계곡이란 이름으로 남한강으로 흘러 간다.
간만에 눈요기 한번 잘 했다.
오래전 뻔질나게 드나 들었던 조제마을도 반가웠고,
언제나 그 자리에 있는, 산수국도 반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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