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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꽃

이 봄, 최고의 호사! 너도바람꽃, 꿩의바람꽃, 중의무릇을 만나다.

by 눌산 2016. 3.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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삽질하다 뜬금없이 카메라를 들었다. 봄이 그리웠다. 작은 흔적이라도 만날 수 있을까, 부푼 기대를 갖고 산을 오른다. 이른 봄 가장 먼저 핀다는 너도바람꽃을 만나러 가는 길이다. 첫 봄, 첫 야생화를 만나러 가는 길은 언제나 설렌다. 첫사랑 여인이라도 만나러 가는 기분이랄까. 만나면 좋고, 그렇다고 만나지 못해도 서운하지는 않다. 잠시지만, 행복하잖아.


먼 산, 스키장 슬로프에서는 잔설이 빙하처럼 녹아 흐른다. 겨울이 떠나고 빠르게 봄이 올라오는 중이다. 산중의 봄은 메마른 낙엽 더미 속에서 가장 먼저 만날 수 있다.


자, 이제 보물 찾기를 시작해볼까. 



예리한 눈빛으로 맨땅 위를 스캔하듯 흝는다. 이른 봄 피는 야생화들은 워낙 작아서 유심히 살피지 않으면 보이지 않는다. 실수로라도 밟을 수 있고 코앞에 두고도 그냥 지나치기 쉽다. 




가장 먼저 고개를 내민 녀석은 너도바람꽃이다. 가녀린 꽃대는 속살이 훤히 들여다보인다. 후~ 불면, 그냥 쓰러질 것 같다. 그저 바라볼 수밖에.

 



동면에서 막 깨어났다. 보이는 것이라고는 죄다 누런 빛뿐이다. 그 속에서 저 여린 생명이 태어난다. 작은 생명의 몸부림이 언 땅도 녹이고 만 것이다.










너도바람꽃 정도만 기대했었는데, 뜻밖의 횡재를 했다. 꿩의 바람꽃에, 중의무릇까지 만났다. 예년에 비해 일주일 이상 빠르다. 큰 눈이 오지 않았고, 봄눈도 내리지 않은 덕이다.




체로키 인디언들은 3월을 바람달이라 불렀단다. 4월은 꽃달이고. 바람달이라... 바람이 많이 불어서? 내 생각이지만 바람꽃의 계절을 의미하는 게 아닐까.




바람꽃 종류는 정말 많다. 홀아비, 꿩, 너도, 나도, 변산, 만주, 들 등등. 내가 살고 있는 뒷산에서 꿩의 바람꽃과 나도 바람꽃, 너도 바람꽃 세 종류를 만났다.




중의무릇. 


덕분에, 이 봄 최고의 호사를 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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