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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바닥에 동전 잎이 떨어져 있다. 붉게 물든 벚나무 이파리가 그렇게 보입디다. 오백 원짜리 동전을 발견한 것보다 더 기분이 좋습디다.
덕유산에서 내려와 잠시 쉬는 데 땅바닥에 쫘악 깔린 벚나무 이파리가 눈에 띈다. 벚나무는 나무 중에 가장 먼저 꽃이 피고, 단풍이 든다. 단풍나무 못지않은 사랑을 받는 이유다. 큼지막한 이파리에 노랗고 붉은 물이 든 벚나무 가로수길도 나름 유명세를 치르는 이유다.
벚나무 이파리를 보고 있자니, 오래전에 정선에서 만난 어르신 생각이 났다.
탄가루 날리던 비포장도로를 타고 한참 들어갔더니 산비탈 옥수숫대 너머로 듬성듬성 몇 가구의 집들이 있었다. 요즘은 레일바이크로 유명해진 구절리 안쪽 한터마을 얘기다. 그곳에서 마른 옥수수를 탈곡하던 어르신 왈, “수달래 피는 이 골짜기를 난 못 떠나”하시더라.
수달래가 얼마나 예쁘길래 떠나지 못하는 이유라고 말할까. 수달래는 계곡가에 피는 철쭉이다. 첩첩산중에서 평생을 살아온 어르신이 얘기한 수달래를 보기 위해 봄이면 난 구절리를 찾았다. 참말로 예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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