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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고 허리야, 인자 힘들어서 농사도 못 지것어. 아~들 주려고 허는 거지 나 묵을라고는 안 허지.”
“남는 것도 없어. 인건비나 나오려나. 허허”
“농부는 걷어 들이는 재미여. 이런 재미 없으면 농사 못 져.”
“해가 좀 반짝 났으먼 쓰것 그만. 그래야 바싹 마르지.”
농부의 손놀림이 바쁘다. 막바지 수확의 기쁨도 잠시, 3년 묵은 도라지를 밭떼기로 대전 도매상한테 넘겼다는 농부는 농자재값, 인건비 빼고 나면 남는 것도 없단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비싸다는 소리 나오고, 농부 입장에서는 너무 싸다 한다. 유통 과정의 문제라는데. 뭔가 잘못돼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뼈빠지게 고생하믄 그 대가는 나와야 할 거 아니여, 근디 안 나와. 인자 팔 것은 안 허고 아~들 하고 우리 묵을 거나 좀 해야 쓰것어."
농부의 푸념 섞인 말 한마디 한마디에 씁쓸하다. 농부는 수확의 기쁨을 맘껏 누려야 한다. 농부가 웃어야 도시도 웃는다.
10월 15일 무주 안성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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