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지질공원으로 지정된 무주의 지질명소. 용추폭포, 외구천동지구, 오산리 구상화강편마암, 적상산 천일폭포, 금강벼룻길...
무주는 산악지역답게 바위산이 많다. 덕유산 향적봉이 그렇고, 붉은 치마산이라 부르는 적상산이 그렇다. 그뿐인가, 남대천 상류로 올라가면 집채만 한 바위가 계곡을 뒤덮고 있다. 이런 지형적인 특성은 국가지질공원으로 지정이 되면서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국가지질공원과 지오트레일
국가지질공원으로 지정된 무주의 지질명소는 모두 다섯 곳이다. 용추폭포, 외구천동지구(나제통문, 수심대, 파회), 오산리 구상화강편마암, 적상산 천일폭포, 금강벼룻길로 진안의 마이산, 구봉산, 천반산, 운일암반일암, 운교리 삼각주 퇴적층의 다섯 곳과 함께 지난 2019년 ‘진안·무주 국가지질공원’으로 지정되었다.
지질공원(Geopark)은 지구에서 살아가는 사람과 동식물의 터전이 되는 지질과 경관(지형)을 보존하고자 만든 제도다. 이 속에는 인간이 영위한 역사, 문화까지 모두 포함된다. 그런 의미에서 국가지질공원은 경관적 가치가 높은 지질자원을 보존하는 목적으로 환경부가 지정하고 있으며, 현재 전국적으로 총 13개의 국가지질공원이 등록되어 있다. 지질공원 지정은 교육과 관광에 활용하기 위한 목적도 가지고 있다.
무주의 지질공원 다섯 곳 중 용추폭포, 외구천동지구, 오산리 구상화강편마암, 적상산 천일폭포는 자동차로 쉽게 접근할 수 있으나, 금강벼룻길 구간은 잠시 걷는 수고가 필요하다. 금강변마실길 1구간에 있는 금강벼룻길은 무주군 향토 문화유산 제1호이자 무주의 대표적인 걷기 길 중 하나다. 금강 상류의 기암괴석과 절벽을 따라 걷다 보면 강과 절벽, 생태환경이 연출하는 아름다운 경관과 선캄브리아기의 변성암, 습곡구조 등의 지질학적 특성을 만날 수 있다.
금강벼룻길은 부남면 굴암리 율소마을에서 부남면 소재지가 있는 대소마을로 이어지는 길이다. 본래 이 길은 일제강점기 때 율소마을 대뜰에 농업용수를 공급하기 위해 만들었던 수로였다. 시간이 지나면서 수로의 기능은 점차 사라지고 학교 가고, 장에 가던 사람들이 다니는 길이 되었다. 지금도 벼룻길 구간에는 수로였음을 짐작게 하는 흔적들이 곳곳에 남아있다. 그중 하나가 각시바위 아래 동굴로, 동굴의 길이는 10m 정도이고, 높이는 1m 40~50cm 정도로 어른이 고개를 숙여야 지나갈 수 있을 정도로 낮다. 동굴 안을 자세히 보면 당시 물길을 만들 때 사람이 정으로 쪼아 만든 흔적도 남아있다.
아름다운 경관과 문화가 만난 지질명소
무주의 지질명소 중에는 폭포가 두 군데 있다. 안성면 칠연계곡 하류의 용추폭포와 적상산 천일폭포로, 적상산 상부댐 아래에 위치한 천일폭포는 백악기 화산암(응회암) 내에 비교적 큰 규모로 발달한 절리를 따라 폭포수가 흘러내리는데 그 규모가 매우 크고 웅장하다. 다만, 현재 낙석 위험 때문에 출입이 통제되어 있다. 대신 안성면 용추폭포는 큰 수고로움 없이 용추교 다리 위에서 바라볼 수 있다. 용추폭포는 화강편마암의 절리를 따라 물줄기가 흘러내리는데, 특히 폭포수의 침식 작용으로 암반이 떨어져 나가면서 마치 계단과 같은 지형이 형성되어 지금의 절경을 만들어냈다.
외구천동지구로 지정된 곳은 나제통문과 수심대, 파회 일원이다. 나제통문은 신라와 백제의 국경으로 추정되는 곳으로 일제강점기에 물자의 수송 등을 위해 만든 인공굴이다. 현재 통문 밖은 무풍면에 속하지만, 경남 거창과 경북 김천으로 통하는 길목이다. 실제로 통문을 가운데 두고 양쪽 지역의 언어와 생활풍습의 차이가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는 산과 하천이 지역 간 교류에 걸림돌이 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수심대와 파회는 중생대 백악기의 화산활동으로 형성된 지형으로, 오랜 풍화와 침식을 통해 깎아지를 듯한 절벽과 암반으로 이루어진 하천 바닥이 형성되었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보호되고 있는 오산리 구상화강편마암은 기존 암석이 열과 압력 등에 의한 변성되어 생성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호랑이를 떠올리는 원형 무늬 때문에 무주읍 오산리 주민들은 호랑이 바위라고 부른다. 실제로 주민들은 오산리의 구상화강편마암이 처음으로 세상에 알려질 당시 호랑이로 오인하고 혼비백산했다는 일화도 전해온다.
국가지질공원은 지정된 이후에도 매 4년마다 재인증을 받아야 한다. 무주군은 지정 4년 차인 2023년에 재인증 심사를 앞두고 있다. 그동안 지질공원의 브랜드를 활용한 관광 자원화를 위해 SNS 기자단을 운영하고, 무주반딧불축제와 산골영화제 기간 홍보부스 운영 등을 해왔다. 국가지질공원 외에도 우리나라에는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에 제주도, 한탄강, 청송, 무등산 네 곳이 등재돼 있다.
[알고 가면 좋은 TIP]
적상산 천일폭포와 부남면 율소마을에서 찾아가는 금강벼룻길 구간은 현재 낙석이 진행 중으로 통행을 제한하고 있다. 무주군은 나제통문 지질공원 탐방안내소를 내년 1월부터 상설 운영할 계획이다. ‘진안·무주 국가지질공원’ 홈페이지 http://jmgeopar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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