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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주 이야기

엘사와 안나도 부럽지 않은 겨울왕국, 초리꽁꽁놀이축제로 GO~ GO~

by 눌산 2023. 3.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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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사와 안나도 부럽지 않은 겨울왕국, 초리꽁꽁놀이축제로 GO~ GO~

어릴 적 기자는 강마을에서 자랐다. 여름이면 원 없이 물놀이를 했고, 겨울이면 해가 지는 줄도 모르고 얼음 썰매를 타면서 놀았다. 덕분에 한겨울에도 옷이 마를 날이 없었다. 추위가 매서운 날이면 젖은 옷은 얼어붙어 바삭거렸지만, 아랑곳하지 않았다. 해 질 무렵 집으로 돌아가면 어머니는 아이의 젖은 옷을 벗겨 아궁이 앞에 내 걸었다. 추위에 떨면서도, 야단을 맞으면서도 얼음 썰매 타기만큼 한겨울 최고의 놀이는 없었다. 요즘 아이들도 이런 재미를 알까?

얼음썰매를 타는 아이들

추억의 얼음 썰매 등 즐길 거리 풍성

‘2023년 초리꽁꽁놀이축제가 시작됐다. 박종빈 마을 사무장은 개막 다음 날인 일요일에 700명이 방문했다. 줄을 서야 할 만큼 많은 인원이 몰려 당황했지만, 대부분 70~80대인 마을 어르신들이 진행하는 모습을 보고 방문객들은 불평불만보다는 오히려 응원해주었다. 앞으로 남은 한 달간의 축제 기간 동안 마을 주민들과 함께 축제를 잘 진행해서 무주의 겨울 명소로 자리 잡도록 하겠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축제장이 있는 초리마을은 적상산 머루와인동굴 입구에 자리하고 있다. 구천동 관광단지에서 무주읍으로 향하는 길목으로, 관광객들이 쉽게 찾아올 수 있는 위치다. 축제를 시작한 3일째 되는 날 축제장을 찾았다. 절벽에 물을 뿌려 만든 빙벽이 겨울 축제장의 분위기를 돋운다. 주차장에서 축제장으로 들어서면 먼저 축제의 안내를 담당하는 운영사무실이 있다. 이곳에서 축제 프로그램 접수와 안내를 받을 수 있다. 축제 운영사무실 담당은 마을에서 제일 젊은 축에 속한다는 이화영 씨가 맡고 있다.

꽁꽁 얼어 붙은 빙벽, 야간 조명을 설치해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방문객들이 직접 밤을 구워 먹을 수 있고, 추위를 피할 수 있는 텐트가 설치되어 있다.

운영사무실 맞은편에는 올해 새롭게 선보인 실내 빙어뜰채뜨기체험장이 있다. 경기도 광명에서 왔다는 가족이 빙어 잡기에 열심이다. “폐장 시간이 5시인 줄 모르고 너무 늦게 와서 썰매는 탈 수 없지만, 아쉬운 마음에 빙어 잡기를 하고 있다. 생각보다 재밌다라고 했다. 아이들보다 어른들이 더 재밌어하는 눈치다. 맨손 송어 잡기 체험도 있지만, 계속되는 추위로 인해 실내에서 하는 빙어 잡기가 얼음 썰매에 이어 두 번째로 인기가 높다고 한다. 잡은 빙어는 다시 물에 놓아주는데, 대신 음식코너에서 빙어튀김 맛을 볼 수 있다.

밖으로 나오면 방문객들이 다양한 체험과 함께 추위를 피할 수 있도록 텐트를 쳐 놓았고, 그 앞으로 모닥불과 함께 밤을 직접 구워 먹을 수 있는 연탄불이 피워져 있다. 옹기종기 둘러선 사람들 사이로 철망 안에 가득 담긴 밤이 뜨거운 불에 익어 간다. 떡국 등 간단한 식사를 할 수 있는 음식 코너와 어묵 등을 파는 간식 코너가 있어 먹거리는 풍부한 편이다. 다양한 먹거리와 함께 추위를 막아줄 텐트를 설치하고 모닥불을 피워 두는 등 방문객들을 위한 마을 주민들의 세심한 배려가 돋보인다.

새벽 6시부터 마을 주민들이 나옵니다. 방문객들이 추위에 떨지 않도록 모닥불을 피우고, 밤새 얼어붙은 얼음 조각을 치웁니다.”

축제의 주인공은 뭐니 뭐니 해도 얼음 썰매다. 박 사무장의 안내로 얼음썰매장을 찾았다. 먼저 썰매 대여소에서 취향대로 썰매를 고르면 마을 주민이 안전하게 썰매 타는 법을 자세히 설명해 준다. 어린아이들이 주된 고객인 만큼 안전을 언제나 최우선으로 한다. 빙질은 축제를 시작한 이후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한 달 가까이 지속된 한파 덕분이다. 마을 주민들은 작년 12월 내내 온도가 영하로 떨어지는 오후 5시부터 서너 시간씩 썰매장에 물을 대며 행사를 준비했다.

썰매를 타는 두 아이들에게 눈을 떼지 못하는 방문객을 만났다. 경남 거제에서 왔다는 부부는 2017년 축제를 시작한 첫해부터 초리마을을 매년 찾고 있다고 했다. “남쪽에서는 얼음 썰매는커녕 눈 구경도 할 수 없는데, 무주에 오면 스키와 얼음 썰매, 눈꽃 구경까지 할 수 있어 겨울 여행지로 꼭 무주를 방문하고 있다. 얼음 썰매를 보면 어릴 적 추억이 떠올라 아이들보다 저희들이 더 좋아한다.”라고 했다. 부부는 서툰 솜씨로 썰매를 타는 6살과 8살 아이들을 앞에서 끌어주고 뒤에서 밀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마을 건너 강변도로 약 1km 구간을 왕복 운행하는 깡통 기차

“‘깡통 기차놀이가 곧 시작됩니다라는 방송 소리를 따라 강변으로 나갔다. 사륜 오토바이에 줄줄이 매달린 깡통이 마치 기차를 닮았다. 아이들이 승차를 마치면 출발합니다~”라는 소리와 함께 깡통 기차가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한다. 기차는 마을 건너편 강변도로 약 1km 구간을 왕복한다. 한낮에도 영하에 가까운 추운 날씨지만 아이들은 칙칙폭폭, 칙칙폭폭소리를 합창하며 기차놀이를 즐겼다.

긴 한파에 어려움도 많지만, 초리마을 주민들에게는 이번 추위가 기회다. 최상의 빙질은 최고의 축제가 될 수 있는 밑거름이 된다. ‘초리꽁꽁놀이축제는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모두가 즐기는 축제다.

[알고 가면 좋은 TIP]

초리꽁꽁놀이축제는 25일까지 열린다.

주소 : 전라북도 무주군 적상면 초리길 5, 문의 : 010-4664-4643 (박종빈 사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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