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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누, 향수, 마취제, 머릿기름, 천연살충제로 쓰였던 때죽나무
참 이름도 독특하죠. 때죽나무라.... 말 그대로 나뭇껍질이 검은색이어서 때가 많아 때죽나무라고도 하고, 열매껍질에 들어 있는 독성을 이용해 물고기를 잡을때 이 열매를 찧어 물에 풀면 물고기가 떼로 죽는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도 합니다. 여하튼 독특한 이름만큼이나 그 쓰임새도 다양해서 예로부터 민간에서는 여러모로 유용한 나무였습니다. 요즘 계곡가에는 이 때죽나무 꽃이 한창입니다.
때죽나무는 주로 계곡가 양지바른 곳에서 자랍니다. 5월 초면 피기 시작하는데, 진작부터 맘은 먹고 있었지만 너무 늦게 가는 바람에 꽃은 이미 지기 시작했습니다. 물에 둥둥 떠 있는 모습이 꼭 매화꽃을 닮았습니다. 다섯 장의 꽃잎이 뚜렷합니다.
어릴적 이 때죽나무 열매로 고기잡던 생각이 납니다. 돌에 열매를 콩콩 찧어 물에 풀면 물고기가 기절해서 물 위로 둥둥 떠 오르거든요. 알고보니 그것은 '에고사포닌'이라는 독성때문이라는군요.
종자를 짜낸 기름은 머릿기름으로 꽃은 향기가 좋아 향수의 원료로도 쓰인다고 합니다. 기름때를 없애주는 성분이 있어 세재가 없던 시절에는 비누 대용으로 쓰기도 했고요, 요즘 친환경 농업에서는 열매를 주정에 우려내거나 생즙을 내어 천연살충제로도 쓴다고 하니 참 그 쓰임새도 다양합니다.
꽃이 피기 전의 모습은 영락없는 종 모양입니다. 바람에 흔들리는 모습을 보면 금방이라도 영롱한 종소리가 울릴 것만 같습니다.
대롱대롱 매달린 모습은 가히 환상적이죠. 하지만 올해는 그 모습을 보지 못했습니다. 너무 늦게 가는 바람에 꽃은 이미 지기 시작했거든요. 아쉽지만 제 할 일 다하고 낙화를 시작한 때죽나무 꽃에 만족해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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