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뜬금없는 여행322

자연의 속도는 시속 25km, 인간이 만든 속도는 시속 300km 新 고속철 KTX-II 출고 기념식 다녀왔습니다. 단풍이 남하하는 속도는 시속 25km라고 합니다. 결코 느리다고 할 수 없는 속도지요. 하지만 세상은 시속 25km에 만족하지 못합니다. 끊임없는 속도의 싸움은 시속 300km로 달리는 고속열차를 탄생시켰습니다. 현대로템 창원공장에서 첫선을 보인 KTX-II의 늠름한 모습 어제(25일)는 우리나라 고속철도의 새로운 장이 열리는 날이었습니다. 일본, 프랑스, 독일에 이어 세계 4번째로 현대로템이 제작한 KTX-II(가칭)가 첫선을 보였습니다. 시속 300㎞/h 이상의 고속열차를 독자적으로 제작, 운영할 수 있는 명실상부한 고속열차 기술국 반열에 올르게 된 셈이지요. 또, 코레일은 지난 2004년부터 4년 여간 고속열차의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이번 KTX-I.. 2008. 11. 26.
청도의 가을은 깊고도 짧다. -만추(晩秋)의 운문사 청도반시의 고장답게 마을마다에는 볼그스레 익어가는 감이 화려한 단풍 못지않은 빛깔을 뽐낸다. 가을의 문턱에 들어서면서 감을 따기 시작하면 10월 중순에 이르러 앙상한 빈 나뭇가지만 남아 어느새 가을은 저물어 간다. 가을이 저물기 시작한 이쯤의 청도에는 바스락 거리는 낙엽 구르는 소리로 가득하다. 영화 만추(晩秋)에서 바바리코트를 입은 김혜자의 쓸쓸한 뒷모습을 기억한다면 누구라도 한번 쯤 폼 잡고 걸어보고 싶은 풍경이다. 영화의 한 장면 같은 풍경을 만나기 위해서는 운문사가 제격이다. 호랑이가 다리를 뻗고 기지개를 켜는 형상을 하고 있다하여 호거산으로도 불리는 운문산 자락 깊숙이 자리한 운문사에 들어서면 먼저 거대한 소나무 군락이 반긴다. 호젓한 산사 여행의 첫 관문이다. 노송 군락 지대를 지나면 낙엽더미.. 2008. 11. 13.
가을을 닮은 도시, 밀양 음식에도 궁합이 있듯 계절에 어울리는 도시가 있다. 밀양은 가을에 어울리는 도시다. 밀양은 그때도 가을이었고. 지금도 가을이다. 영남루에서 내려다 본 밀양강 딱 이맘때였다. 무척 추운날이었다. 입술이 다 부르틀 정도로 강바람이 매서웠다. 난 그때 밀양강을 거슬러 오르고 있었다. 낙동강과 밀양강이 만나는 삼랑진에서 부터 주저앉고 싶을 만큼 힘들었지만 밀양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싶었다. 날은 어두워지고 몸은 지쳤다. 그때 주유소 트럭 한 대가 서더니 날 밀양역에 내려주었다. 그렇게 만난 밀양의 밤은 스산했다. 빈 들판에 홀로 내동댕이 쳐진 느낌이랄까. 쏘주 반병에 곧바로 고꾸라지고 말았다. 밀양강에서 만난 KTX. 느린 강과 빠르게 달리는 기차 내가 기억하는 밀양의 가을은 추웠지만. 밀양 만큼 가을에 어울리는.. 2008. 11. 6.
낙동강에서 만난 가을 어느덧 3년 전의 일입니다. 딱 이맘때였지요. 그때 전 낙동강에 있었습니다. 강물 위를 흐르는 바람을 동무 삼아 홀로 걷고 있었습니다. 바람은 유일한 길동무였지요. 하얗게 서리 내린 이른 아침부터 밥짓는 연기 모락모락 피어 오르는 해질녘까지 강을 따라 걸었습니다. 낙동강을 왜 갔냐구요? 가을을 피해 도망갔습니다. 가을이 무서워서요. 아니 가을을 맞는 제 자신이 두려웠는지도 모릅니다. 그러거 있잖아요. 왠지 사고칠 거 같은 기분 말입니다. 52일 동안 낙동강을 따라 걸었습니다. 태백에서 부산 을숙도까지 장장 천삼백리 길입니다. 이 땅 끝에서 끝까지 걸었던 셈입니다. 10월 1일 태백 황지에서 만난 노란 은행잎을 52일 뒤 부산 을숙도에서도 만났으니 결코 좁은 땅은 아니더군요. 이맘때가 되면 낙동강이 그립습.. 2008. 10. 31.
남도 끝자락에서 만난 은빛 억새평원, 장흥 천관산 해발 723m의 천관산은 지리산, 월출산, 내장산, 내변산과 함께 호남의 5대 명산으로 손꼽히는 억새가 아름다운 산입니다. 천풍, 지제, 불두 등의 다른 이름도 갖고 있어 불교와 인연이 많은 산으로 89 암자가 있었다고 전해지며 곳곳에 암자 터가 남아 있습니다. 갓바위, 북바위 등 기묘한 바위 봉우리가 이색적입니다. 점점이 떠 있는 다도해의 섬들이 시원스럽게 바라보이는 조망이 좋고, 연대봉-환희대 능선에서 만나는 억새평원은 천관산 산행의 백미라 할 수 있습니다. 산행은 관산읍에서 10분 거리에 있는 장천재에서 주로 시작합니다. 길은 한적합니다. 좀 일러서 인지 산행객도 별로 없어 앞서거니 뒷서거니 줄을 설 필요가 없습니다. 앞사람 엉덩이에 가린 시야에 짜증 낼 일 없어 좋습니다. 천관산을 오르는 길은 여.. 2008. 10. 22.
또 다른 감동, 가을색 순창 강천산에서 만난 가을 어떤 드라마를 보니까 프로포즈를 위해 불꽃놀이를 준비했더군요. 돈 무지 많이 들었을 겁니다.^^ 극장이나 고급식당을 통채로 빌려 프로포즈하는 경우는 드라마에서 가끔 나오죠. 아마도 남자라면 평생 잊지 못할 단 한번의 프로포즈를 위해 갖가지 아이디어를 생각합니다. 모두가 감동을 주기 위함입니다. 평생 그런 마음으로 산다면 아무 문제 없겠지만. 일단 출발은 감동적입니다.^^ 살면서 사람에게 감동 받는 경우가 얼마나 있을까요. 참 안타까운 일이지만, 그리 많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건, 기대가 너무 크다보니 실망도 클 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사람이 사람에게 해 줄 수 있는 감동은 한정되어 있습니다. 또 다른 뭔가를 끊임없이 요구하는,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으니까요. 감동에 목마른 .. 2008. 10. 21.
섬진강의 150년 된 물레방아 섬진강의 시원은 전라북도 진안군 백운면 신암리 데미샘입니다. 데미샘을 떠난 도랑물은 동창리와 덕현리를 지나 운교리에 이르러 비교적 강다운 모습으로 바뀌게 됩니다. 너른 들 덕분이지요. 비로소 섬진강으로 불리기에 손색이 없어 보입니다. 근동에서 가장 넓은 들녘을 갖고 있는 운교리에는 150년 이 넘은 물레방아가 있습니다. 아쉽게도 멈춘지 오래지만 전라북도 민속자료 36호로 지정되 잘 보존되어 있습니다. 운교리에서 만난 섬진강. 데미샘을 떠난 도랑물이 또 다른 도랑물을 만나 몸을 불리며 제법 강다워진 모습입니다. 3년 전 섬진강 도보여행 중에 보지 못했던 표지판이 서 있습니다. 금방이라도 '쿵쿵'거리는 소리가 들려올 것만 같은 낡은 물레방아. 전라북도 민속자료 36호인 '운교리 물레방아'입니다. 1850년 .. 2008. 10. 16.
서천 갈대밭, 그리고 공주 영평사 구절초 가을을 만끽하고 있습니다. 몸서리치도록 힘들게 했던 가을인데 말입니다. 피하지 말고 부딛치라는 말이 있죠. 뭐, 상황은 다르지만. 가을도 이젠 만만해진거죠. 어제는 기름 8만원 어치를 넣고, 550km를 탔더니 바닥입니다. 목적지는 수원이었는데, 전국일주를 한 셈이죠. 무주를 출발해 전주-군산-서천-부여-공주-조치원-천안까지 국도를 탔고, 고속도로로 수원을 다녀왔으니까요. 오랜만에 서천의 영화 'JSA' 촬영지인 신성리 갈대밭을 갔더니,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공사중이랍니다. 멀리서 밖에 볼 수 없는 상황에다 공사 자재가 널부러져 엉망이더군요. 갈대밭을 쑥대밭으로 만들 요량인지.... 설마 또 거창한 구조물에다, 갈대보다 더 많은 시설물이 들어서지나 않을지 걱정입니다. '건설의 나라'라는 명성에 걸맞게 말.. 2008. 10. 14.
하늘과 땅이 만나는 오직 한 곳, 김제 지평선 언젠가, 강원도 홍천 내면에서 고랭지 채소재배를 하는 친구와 남도여행을 한 적이 있습니다. 이른 아침 남도 땅에 첫 발을 내딛는 순간, 친구의 첫마디는 "이런데서 농사 한번 지어 봤으면 좋겠다."였습니다. 강원도 산골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농부가 된 그의 첫마디 치고는 놀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농사가 지겹지도 않을까..., 하지만 그의 눈에 비친 남도의 너른 들녘은 천국이었습니다. 이 땅에서 지평선을 만날 수 있는 곳이 몇이나 될까요, 오직 단 한 곳이라는 김제 사람들 말 처럼, 전라북도 김제평야에서 만날 수 있는 지평선이 유일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가을들판은 농부들에게 황금덩어리입니다. 세상의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김제 지평선축제는 농경문화를 재현한 농부들의 축제지요. 메뚜기잡기 체험 나온 아이.. 2008. 10.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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