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뜬금없는 여행322

미조항 / 경상남도 남해 오래전에 따뜻한 남쪽나라를 찾아 귀순하신 분이 계시죠. 그분이 정착하신 곳이 남해 미조 항입니다. 겨울이 없는 곳이죠. 지난 1월초에 찾은 미조는 한겨울이었지만 햇살은 봄날처럼 포근하더군요. 바다가 그리우면 동해바다를 가고, 사람이 그리우면 남해바다를 만나보세요. 진한 갯내가 향기롭습니다. 2008. 4. 24.
소매물도 / 경상남도 통영 통영에서도 소매물도가는 배가 있지만 거제 저구항에서 가는 게 더 좋습니다. 30분 소요되고(하루 4회 운항), 거제 여행을 겸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거제하면 몽돌, 해금강이 먼저 떠오르지만 저구항이 있는 남쪽바다에 가시면 이국적인 풍경의 또 다른 바다를 만날 수 있습니다. 특히, 저구항에서 여차해변으로 향하는 비포장 길이 아름답습니다. 끝없이 이어지는 해안선과 바다, 또 그 너머의 바다까지, 동해바다에서도 만날 수 없는 풍경들입니다. 소매물도는 작은 섬입니다. 본섬과 등대섬으로 나뉘는데, 등대섬은 물때를 잘 맞춰야 갈 수 있습니다. 선착장에서 폐교 된 분교가 있는 산등성이로 올라 등대섬까지 걷다보면 내내 좌우로 펼쳐지는 바다와 함께 합니다. 2008. 4. 24.
소의 귀를 닮은 섬 우이도(牛耳島) / 전라남도 신안 우이도 성촌 마을과 돈목해수욕장, 모래산 목포항에서 일반여객선으로 3시간 20분을 달려 만난 '소(牛)의 귀(耳)를 닮은 섬' 우이도(牛耳島)는 그리 크지도 작지도 않은 아담한 섬마을이다. 우이도에 닿으면 먼저 가운데 우뚝 솟은 상산봉(358.6m)과 섬 서쪽 끄트머리 도리산을 사이에 둔 거대한 모래언덕이 눈에 들어 온다. 돈목해수욕장 끄트머리 바다에 발끝을 댄 이 모래언덕을 우이도 사람들은 '산태'라고 한다. 모래를 쌓아 올린 듯, 또는 무너진 듯이 보여서 그렇게 부르는 모양이다. 자동차 한 대 없는(자동차가 다닐 수 있는 길이 없다.) 작은 섬마을이지만 그 어디에서도 만날 수 없는 독특한 아름다움이 가득한 곳이다. 모래언덕에서는 비료포대 썰매를 탈 수 있다. 돈목마을의 초가집 돈목해수욕장 모래언덕에서.. 2008. 4. 24.
겨울 숲 / 문경새재 나는 새도 쉬어 넘는 문경새재 제3관문인 조령관 영남 사람들이 한양으로 올라오기 위해서는 반드시 한번은 소백산 자락의 고갯길 하나를 넘어야 한다. 문경새재(650m), 죽령(689m), 이화령(548m), 고치령, 마구령, 하늘재(630) 등 지금도 옛길이란 이름으로 남아 있는 많은 고갯길들. 그 중에서도 가장 번성했던 길이 바로 문경새재로 관광지화 되면서 드라마 촬영장이 들어서고 빙 둘러친 명산들로 인해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이다. 문경 땅에서부터 차례로 주흘관(제1관문)-조곡관(제2관문)-조령관(제3관문)으로 이어지는 옛길은 6.5km로 두시간 거리. '나는 새도 쉬어 넘는 고개'란 뜻의 새재는 한양으로 가는 마지막 고개나 다름없었다. 더이상의 큰 고갯길이 없기 때문인데, 부산 동래에서 한양까지.. 2008. 4. 24.
백양사 / 전라남도 장성 어느새 봄이네! 소리가 들려올 것만 같습니다. 개울 물 흐르는 소리가 들리는 것을 보면 말입니다. 고요한 겨울을 난 것 같습니다. 큰 눈도, 큰 추위도 없이. 아쉽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겨울은 겨울다워야 하는데……. 알 수 없는 세상만큼이나 기온의 변화도 변화무쌍합니다. 지구온난화의 영향이라고는 하지만 이 땅에 살아가는 사람들 맘이 그런 것 같기도 하고요. 뭐, 세상을 움직이는 건 사람이니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치더라도 때때로 주고받는 변화는 정신을 번쩍 들게 하기도 하잖아요. 백양사 눈 소식을 듣고 달려갔습니다. 바람 한 점 없는 날씨에 얼마나 고요한지 풍경소리 조차 들리지 않습니다. 카메라 셔터 소리만 요란하더군요. 2008. 4. 24.
마지막 남은 섬진강 줄배 흐물흐물 흐르는 강물 위로 미끄러지듯 줄 배가 강을 건넌다 봄 햇살 가득 실은 배는 아지랑이가 되어 산을 넘는다 2008. 4. 24.
동악산 도림사 / 전라남도 곡성 도림사는 신라시대 원효대사가 세운 천년 고찰이다. 도인들이 숲처럼 모여들어 도림사(道林寺)라 하였다고 한다. 명성에 비해 절집은 소박하다. 섬진강 기차여행의 출발역인 구 곡성역에서 10분 거리에 있다. 입장료 1,500원을 내고 주차한 후 10분 정도 아스팔트 포장도로를 걸어 올라가면 먼저 부도밭이 있다. 소박한 절집답게 부도 또한 여느 대찰에 비해 규모가 작다. 부도밭을 지나면 곧바로 절집으로 향한다. 대나무 숲과 정갈한 돌담이 어느 시골 마을 고샅길을 닮았다. 도림사 현판이 걸린 일주문과 보광전. 소박한 절집 답게 돌담 뿐만이 아니라 곳곳에는 사람 손때가 묻어 있다. 콘크리트 덕지덕지 바른 소위 말하는 대찰들의 담벼락보다 백배 낫다. 옆면에서 볼 때 사람 인(人)자 모양인 맞배지붕을 한 보광전은 앞면.. 2008. 4. 24.
섬진강 봄소식 지난 여름 저 정자는 내 전용이었다. 굳이 뭘 하지 않아도. 그냥 앉아만 있어도 좋은 풍경이 펼쳐진다. 아직은 이른 듯 하지만 밭갈이 한 풍경을 보니 봄기운이 느껴진다. 강은 옥토를 만든다. 더불어 사람의 마을이 형성되고 수천 수만년 대대로 이어 온 농업의 근간이 바로 강이었다. 강이 사라지면 농토도 사라진다. 농토가 사라지면. 사람도 사라지겠지. 강은 강다워야 한다. 제발. 가만 좀 놔두면 안될까. 강 건너로 17번 국도와 전라선 철도가 보인다. 하지만 난 먼지 폴폴나는 이 길로 다닌다. 골짜기로 들어서면 아직 잔설이 남아 있다. 노루발풀의 마른 대궁 아래 새순이 돋아나오고 있다. 칼에 베인 상처나 뱀, 독충 등에 물렸을때 노루발풀의 잎을 으깨어 짜낸 즙을 바르면 출혈이 멎고 통증이 없어진다고 한다. .. 2008. 4. 24.
전라남도 곡성 5일장 (3, 8일) 시골 정터에서 만난 소소한 풍경들 하릴없는 백수마냥 장마당을 서성거려봅니다. 특별히 사고자 하는 물건이 있어 간 건 아닙니다. 소소한 풍경에 눈길이 머물고 이따금 이런 시골 장마당이 그리울때가 있습니다. 곡성장은 가끔 가는 곳입니다. 장마당 한가운데 먹을거리 몇가지가 있는데 팥죽과 순대국밥, 백반집이 나란히 붙어 있습니다. 그 중 3천원하는 백반 생각이 나면 곡성장을 찾곤합니다. 한낮의 기온은 많이 풀렸지만 아침은 그래도 쌀쌀합니다. 3천원짜리 밥상입니다. 30년도 훨씬 지난 얘기지만 제 어머니도 곡성장에 나오시면 이집 밥을 드셨을 겁니다. 백반집 주인 유재금(61) 아주머니가 40년째 한자리를 지키고 계시니까요. 시래기국은 밥을 말아 먹어야 제맛입니다. 금방 담은 겆절이 하나 얹어 먹는 맛이 기가막힙니.. 2008. 4.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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