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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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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함양] 꽃 피는 골짜기, 거기마을 산 깊은 골짜기 끄트머리 외딴 집. 그런 집에서 살고 싶었다. 탁 트인 전망은 사치라 생각 했으니 굳이 전망 좋은 터는 애초부터 염두에 두지 않았고, 소위 말하는 명당의 가장 기본 조건인 배산임수(背山臨水) 지형이 아니어도 되었다. 단지, 집 한 채 오롯이 서 있을 정도의 공간이면 족했고, 골짜기로 통하는 오가는 길 하나와 사철 마르지 않는 작은 실개천 정도만 흘러도 된다고 생각 했다. 나이 탓인가, 지금 생각은 다르다. 변했다는 표현이 맞겠다. 사람 사는 곳, 사람이 살았던 곳, 옹기종기 모여 있어도 상관없으니 사람 냄새 나는 곳이 더 좋더라는 얘기다. 길도 사람의 발자국을 먹고 산다. 산과 들, 계곡에도 오랜 사람의 흔적이 남아 있다. 작은 돌멩이 하나 풀 한 포기도 허투루 대하지 않았던 옛 사람들의..
[경북 안동] 가을, 안동 하회마을·병산서원 무주는 지금 폭설이 내린다. 등산화가 푹 잠길 정도니까, 현재 내린 양만 해도 꽤 된다. 아마도 내일 아침이면, 대단한 세상이 펼쳐지겠지. 그런데 눌산은 지금 가을 사진을 만지작 거리고 있다. 지난 11월 초에 다녀온 안동 사진이다. 산골 중고생들과 함께했다. 이미 떠난 가을이지만, 기록으로 남길 겸 사진 몇 장 올린다.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하회마을의 가을은 한창이었다. 주차장에서 마을까지는 셔틀버스가 운행한다. 운임은 입장료에 포함되 있지만, 아이들이 먼저 걸어가자고 한다. 참, 기특한 녀석들이네!
[강원 인제] 방태산 자연휴양림, 적가리골, 2단폭포, 이폭포저폭포 짧은 시간에 가을을 만끽 할 수 있는 곳을 찾다 주저없이 19번 국도를 탔다. 19번 국도하면 섬진강 하동포구가 먼저 떠오르겠지만, 횡성-홍천-인제로 이어지는 강원도의 서정적인 풍경도 만만치 않다. 횡성에서 홍천 서석을 지나 아홉사리고개를 넘는다. 수십 수백 번도 더 넘었던 고개이기에 이 길에 들어서면 가슴이 뜨거워진다. 천상 산골에 살아야 할 팔자인 모양이다. 굽이길 하나에도 감동을 받으니 말이다. 여전히 차량통행이 뜸한 이 길은 강원도를 좀 안다고 자부하는 이들만 아는, 영서와 영동지방으로 이어지는 지름길이다. 좀 더 빨리 갈 수 있는 44번 국도가 뻥 뚫려있지만, 나는 언제나 이 길을 통해 '그곳'으로 간다. '그곳'은 방태산 자연휴양림이다. 가을이면 전국에서 사잔가들이 몰려드는 곳, 방태산 적가리..
다롱아~ 단풍구경 가자~ 비 개인 아침, 안개가 자욱하다. 자연스럽게 카메라를 챙겨 들고 나간다. 다롱아~ 단풍구경 가자~ 사람들 앞에 서는 것을 좋아하는 다롱이, 누가 보고 있으면 녀석의 개인기인 나무타기를 선 보인다. 하지만 오늘은 사냥 중이다. 저 나무 구멍에 다람쥐가 살거든. 저런! 사냥은 기다림이야. 넌 저 구멍으로 들어갈 수 없잖아. 허술하기 짝이 없는 다롱이의 다람쥐 사냥은 언제나 실패다. 요즘 등산객이 많이 지나 다닌다. 눌산을 졸졸 따라 다니는 다롱이를 신기해 한다. 그리고는 꼭 한 마디씩 하고 간다. "새끼 가졌나 봐~" "이 보세요. 저 고추 달렸거든요!" 내가 보기에는 표준 몸맨데, 왜 다들 살 찐 고양이로 보는거야. 적상산에서 맞는 여섯 번째 가을이다. 다롱아~ 일곱 번째 가을도 이 자리에서 맞을 수 있을..
적상산에 내린, 가을 적상산 단풍은 예년에 비해 일주일 가량 늦다. 보통은 10월 마지막 주가 절정이었는데, 올 가을은 이번주가 절정이다. 서창마을 뒤로 적상산. 정상부를 제외하면 이번주가 가장 보기 좋다. 적상산 최고의 단풍 명소인, 펜션 뒤 서창마을 숲. 지는 해가 이렇게 멋진 가을길을 만들었다. 펜션 뒤란의 520년 된 당산나무. 가을풍경으로는 지금이 딱 좋다. 이번 주말을 기점으로 낙엽이 '우수수' 떨어질게다.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도 있는 법이다. 자연도 쉼이 필요하고, 기다림이 필요하듯이 말이다.
밥 안 먹어도 배부른 풍경, 황금들녘 "황금을 줘도 안 바꾸지~" "보기만 해도 좋아~" "밥 안 묵어도 배불러~" 가을햇살에 빛나는 황금들녘에서 만난 어르신 말씀입니다. 농사를 짓지 않는 눌산이지만, 정말 보기만 해도 배가 부릅니다. 가을들녘이 그린 그림,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그림입니다.
코스모스 길 가을은, 코스모스가 주인공이다. 펜션 올라오는 길에도, 읍내 가는 길에도, 식당 뒤에도, 온통 코스모스 물결이다. 향은 없지만, 그윽한 색감이 일품이다. 요즘 잘 나간다는 리코 GR을 어렵게 구했다. 주문하고 보통은 한 달 이상 기다려야 받을 수 있다는 카메라. 주머니에 쏙 들어가는 크기지만, 성능은 막강해서 갖고 놀기 딱 좋은 카메라다. 그동안 괜찮다는 컴팩트 카메라가 있으면 구해서 써 봤지만, 그리 오래가진 못했다. 하지만 GR은 오래 두고 쓸 것 같다.
깊어가는 적상산의 가을 단풍이 빠르니 늦으니 해도, 언제나 한결같다. 다섯 번째 적상산의 가을을 맞고 있지만, 단풍이 드는 시기는 늘 같다는 얘기다. 적상산 단풍은 이번 주말이 절정이다. 올 해는 낮과 밤의 기온차가 커서 그런지 더 곱다. 작년에 쓰고 남은 통나무를 잘랐다. 장작을 패다 이 눈부신 가을빛을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 곱게 담아줘야지. 그게 이 아름다운 가을에 대한 예의가 아니겠는가. 이번 주말 쯤 되면 낙엽이 소복히 쌓이겠다. 현란한 단풍도 좋지만, 만추의 곰 삭은 맛도 좋다. 뒤란에 500년이 넘은 나무가 있다는 것은 대단한 복이다. 사시사철 변하는 나무의 위용을 보는 것만으로도 말이다. 다시, 가자~ 장작패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