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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17

[경북 안동] 가을, 안동 하회마을·병산서원 무주는 지금 폭설이 내린다. 등산화가 푹 잠길 정도니까, 현재 내린 양만 해도 꽤 된다. 아마도 내일 아침이면, 대단한 세상이 펼쳐지겠지. 그런데 눌산은 지금 가을 사진을 만지작 거리고 있다. 지난 11월 초에 다녀온 안동 사진이다. 산골 중고생들과 함께했다. 이미 떠난 가을이지만, 기록으로 남길 겸 사진 몇 장 올린다.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하회마을의 가을은 한창이었다. 주차장에서 마을까지는 셔틀버스가 운행한다. 운임은 입장료에 포함되 있지만, 아이들이 먼저 걸어가자고 한다. 참, 기특한 녀석들이네! 2014. 12. 3.
경상북도 봉화 '눌산' 눌산(訥山)을 필명으로 쓰고 있다. 아주 오래전 여행하다 만난 강원도 인제의 작은 암자에 계시는 스님이 주신 이름이다. "오십 넘어서 써~" 하시면서." 눌산의 의미도, 오십 넘어서 써야 하는 이유도 묻지 않았다. 무주에 살게 되면서 부터 눌산을 필명으로 쓰고 있다. 오십 넘어서 쓰라는 당부는 어겼지만, 눌산을 쓰고 부터 달라진 점이 너무 많다. 그리 나쁘지 않더란 얘기다. 그래, 좋은 이름이구나 생각하고 산다. 나름대로 생각한 눌산의 의미는 이렇다. 말 더듬을 눌(訥), 뫼 산(山). '산 처럼 묵묵히 살아라.'는 의미가 아닐까... 즉, '입다물고 조용히 살아라'는 얘기다. 무주에서 6년 살면서 그렇게 살았다. 아니, 그렇게 살려고 노력했다. 이 펜션 때문에 블러그는 운영하고 있지만, 사실 소통은 최.. 2013. 7. 16.
[경상북도 예천] 예천 삼강주막(三江酒幕) 삼강주막(三江酒幕). 봉화에서 발원한 내성천이 예천 회룡포를 휘감아 돌아 문경에서 흘러 온 금천과 만나고, 다시 낙동강과 하나가 되는 경상북도 예천군 풍양면 삼강리에 있는 지은 지 100년이 넘은 주막이다. 내성천과 금천, 낙동강의 세 강이 만나는 곳이라 해서 삼강(三江)이라는 지명이 생겨났다. 삼강은 영남대로의 중간지점으로 큰 나루가 있던 곳이다. 삼강주막은 1900년 경에 지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마지막 주모 유옥연 씨가 50여 년 간 자리를 지키던 곳이다. 지금은 새롭게 단장하고 주변에 여러 채의 초가를 지어 마을 부녀회에서 운영하고 있다. 수령 500년의 회화나무와 삼강주막 삼강나루는 과거를 보러가는 선비나, 보부상 등이 한양으로 가는 중요 길목이었다. 물자와 사람의 통행이 빈번하다보니 자연스럽.. 2013. 3. 25.
걷기 좋은 길, 낙동강 퇴계 오솔길(녀던길) 퇴계 오솔길(녀던길), 안동 가송리 농암종택 청량산과 각별한 인연이 있었던 조선 최고의 유학자 퇴계 이황(1501~1570)은 유독 청량산을 사랑했던 모양입니다. 청량산 중턱 청량정사에서 학문을 배우기 시작했고, 말년에 을 지은 곳도 청량산입니다. 자신을 스스로 '청량산인'이라 했던 퇴계는 를 비롯해 여러 편의 시를 남기기도 했습니다. 모든 관직을 버리고 낙향한 후 도산서당을 지은 퇴계는 수시로 청량산을 오르내렸다고 합니다. 지금의 퇴계 녀던길(오솔길)은 퇴계가 도산서원에서 청량산까지 오르내리던 길입니다. 옛길이란 의미로 사색의 길입니다. 퇴계는 또 이 길을 걸으며 자신이 ‘그림 속으로 들어간다’고 표현했을 정도로 아름다운 길입니다. 퇴계 오솔길이 시작되는 가송리 농암종택. 조선시대 대표적 문인 중 한 .. 2010. 11. 16.
봉화 오지마을, 강 건너 외딴집 오지여행가로 살면서, 이 땅에도 오지가 있느냐는 질문을 가장 많이 받습니다. 오지의 기준이 어디 있느냐에 달린 문제입니다. 문화적, 지리적으로 열악한 환경인 곳을 오지라 할 수 있겠지요. 자동차로는 갈 수 없는, 걸어서 밖에 갈 수 없는 곳이라든가 산꼭대기나, 여기 소개하는 강 건너 마을 같은 경우입니다. 또는 전기나 전화가 없는 곳도 해당이 되겠지요. 이곳은 경상북도 봉화 낙동강변 마을입니다. 어엿한 마을이름도 있지만 원주민은 한 가구입니다. 나머지 두 가구가 더 있지만 비어 있을때가 더 많습니다. 낙동강을 뒤로 하고 산을 오릅니다. 강 건너 마을로 주민은 배로 건너 다닙니다. 또 다른 길은 산을 넘는 방법입니다. 길은 묵은 지 오래되었지만 뚜렷한 옛길이 남아 있습니다. 낮은 산을 하나 넘으면 사람의 .. 2010. 11. 15.
부산역에서 만난 4대강 홍보관 부산 기차여행을 했습니다. 활기 넘치는 부산거리와 대변항에서 만난 싱싱한 해산물은 색다른 즐거움이었습니다. 도시가 싫어 산골에 살지만 가끔은 번잡한 도심이 그립기도 합니다. 사람 냄새 가득한 도시의 뒷골목은 우리 땅의 속살과도 같으니까요. 부산여행을 마치고 열차를 기다리다 반갑지 않은 '행복4江' 홍보관을 발견했습니다. 눈에 가장 잘 띄는 장소라 할 수 있는 '타는곳' 입구였습니다. 보기 싫어도 보라는 듯 말입니다. 그래서 둘러 봤습니다. 한참을 봤지만 눌산 외에는 거의 보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보시다시피 내용은 4대강 홍보였습니다. 물론 바쁘게 사는 사람들에게는 관심 밖의 일이라 치부하기도 할 겁니다. 나하고는 상관없는 일이야~하면서 말입니다. 하지만 4대강 사업은 누구 한사람의 일이 아닙니다. 내 아.. 2010. 4. 19.
낙동강 최상류 오지마을 비동골 2005년 10월 2일부터 11월 22일까지 52일 간 낙동강 도보여행을 했습니다. 태백에서 부산 을숙도까지 1천 3백리 길입니다. 요즘 말 많은 그 낙동강입니다. 태백에서 봉화-안동을 지날때 까지는 강 다운 모습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멋진 자연과 그 속에 살아가는 사람들, 도보여행의 힘든 시간들을 보상 받고도 남을 만큼 아름다운 사람과 자연들입니다. 하지만 안동을 지나면서 낙동강은 '낙똥강'이 됩니다. 안동-상주-구미-왜관-대구-창녕-마산-밀양-부산까지. 도시와 도시를 연결하는 강은 이미 죽은 지 오래입니다. 반듯한 직선의 제방길과 대단위 비닐하우스들, 국적 불명의 현란한 집들, 강 상류에서 만났던 소박한 모습의 마을과는 대조적인 모습들입니다. 한마디로 재미 진짜 없는 구간들이죠. 5년 만에 그 추억.. 2010. 2. 16.
산 넘고 물 건너 찾아 간 합강마을 강마을하면 먼저 여유로움이 느껴집니다. 느리게 흐르는 강변에 풀을 뜯고 있는 소와 그 뒤를 졸졸 따르는 송아지 한 마리, 그리고 모락모락 피어나는 굴뚝 연기는 왠지 더 포근해 보입니다. 아마도 이런 풍경이라면 섬진강 변 강마을이 제격입니다. 그에 반해 낙동강은 좀 분위기가 다릅니다. 추위에 꽁꽁 얼어 붙은 강은 처절해 보이기까지 합니다. 산을 넘고 물을 건너야 만날 수 있는 '합강'은 낙동강 최상류 지역에 있습니다. 낙동강과 재산천이 만나는 합수머리로 강마을의 여유로움보다는 첩첩산중 분위기에 더 가까운 곳입니다. 합강의 들목 삼동치 전망대에 서면 속이 뻥 뚫리고도 남을 시원한 전망이 펼쳐집니다. 협착한 골짜기를 휘감아 돌아나가는 낙동강입니다. 저 아래 하류가 청량산이고 상류는 태백방향입니다. 낙동강 1천.. 2010. 2. 8.
[걷기 좋은 길] 낙동강, 육송정에서 승부역까지 -2(끝) 육송정삼거리에서 승부역까지 도보여행기입니다. 지난 포스팅 -> http://nulsan.net/716 물빛이 참 맑습니다. 속살이 훤히 들여다 보일만큼. 2005년 낙동강 도보여행때도 그랬습니다. 강도 물도 길도 변한게 없습니다. 하지만 눌산은 변했습니다. 타박타박 발자국소리는 우람한 물소리에 스며들어버립니다. 골짜기는 더불어 고요합니다. 석포역에서 승부역까지 걷다보면 철길은 저 만치 따로 갑니다. 굽이가 심해 직선이 없기 때문입니다. 덕분에 간간히 다시 만나는 철길이 반갑습니다. 반사경은 도보여행자들의 좋은 셀카 소재입니다. 삼각대 놓고 찍을 만큼 힘이 남아돌지 않으니까요. 승부마을에 다 왔습니다. 승부역은 잠시 더 가야합니다. 오지마을에 범죄가 있을리 없겠지요.... 마을이 훤히 내려다 보이는 곳에 .. 2009. 9.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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