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728x90
반응형

눌산1606

소읍(小邑)기행 지난해 11월부터 주간지에 ‘소읍(小邑)기행’ 연재를 하고 있습니다. 다음 주 월요일 기사까지 포함하면 그동안 열여덟 지역을 다녀왔습니다. 소읍 기행은 행정단위로 면이나 읍, 소규모 시 단위를 기준으로 합니다. 물론 제 기준입니다. 주요 취재 대상은 유명 관광지보다는 사람과 골목, 오래된 가게입니다. 대도시든, 소도시든, 수박 겉핥기 식으로 보자면, 대한민국 어디를 가든 다 똑같습니다. 벽화골목과 거창한 구조물들, 관광지 음식, 소위 향토음식이란 이름으로 개발된 국적도 없는 음식들, 천편일률적인 지역 축제 프로그램들, 이상하게 개량된 옷을 전통 우리 옷이라고 우기는 상술. 소읍여행을 하면서 안타까운 상황을 많이 만났습니다. 지방 소읍들도 이제는 대도시나 관광도시 흉내를 내려고 합니다. 소도시가, 소읍이 .. 2017. 6. 2.
[주간조선] 이야기가 있는 소읍(小邑) 기행 8 / 충북 황간·경북 가은 이야기가 있는 소읍(小邑) 기행 여덞 번째, 충북 황간·경북 가은 봄·여름이 교차하는 곳, 간이역에서 만난 연두 오는 봄날은 반가워도 가는 봄날은 슬프다. 1953년에 발표된 “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 휘날리더라”로 시작되는 ‘봄날은 간다’의 노랫말처럼 말이다. “눈을 감으면 문득 그리운 날의 기억”으로 시작하는 가수 김윤아의 ‘봄날은 간다’ 역시 애잔하다. 왜일까. 생각해보니 봄은 화려하지만, 짧아서였다. 아쉬워할 필요는 없다. 화려하고 찬란했던 봄꽃 대신, 낮은 곳에서부터 서서히 높은 곳을 향해 오르는, 꽃보다 더 아름다운 초록이 있지 않은가. 화려하진 않지만 애기손톱 만한 이파리가 돋아 점점 초록을 향해 치닫는 색감은 보기만 해도 짜릿하다. 느린 기차 타고 만나는 물길여행, 황간 충북 영동의 황간(黃.. 2017. 5. 25.
금성대군과 단종의 한(恨) 많은 고갯길, 고치령을 넘다. 경북 영주, 강원도 영월, 충북 단양 삼도(三道)가 만나는 십승지의 고장, 충북 단양군 영춘면 의풍리에서 영주시 단산면 좌석리까지 십승지 중 한 곳인 의풍리. 의풍 삼거리는 경북 영주와 강원도 영월, 충북 단양이 나뉘는 삼도 접경이다. 삼거리에서 길은 각각의 고장으로 이어진다. 대신 좁고 높고 험한 고갯길이다. 영월 쪽은 김삿갓 묘가 있는 좁고 긴 노루목 골짜기이고, 베들재를 넘으면 단양, 마구령과 고치령을 넘으면 영주 땅이다. 한때는 오지 여행 마니아들의 인기있는 걷기 코스였다. 지금도 여전히 좁은 길이지만, 대부분 포장이 되었고, 고치령의 단양 땅만 비포장길이다. 수없이 걸었던 길인지라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이왕이면 옛 모습을 조금이나마 만날 수 있는 고치령(古峙嶺, 770m)을 넘었다. 의풍 삼.. 2017. 5. 24.
[전북 완주] 제12회 완주 소싸움대회 완주 전국민속 소싸움대회가 5월 4일부터 8일까지 5일 동안 전북 완주군 화산면 생활체육공원에서 열리고 있다. 전국의 싸움소 150여 두가 출전해 백두급(771㎏ 이상), 한강급(671~770㎏), 태백급(600~670㎏) 의 체급별 토너먼트를 통해 우승소를 가리는 경기 일정이다. 소싸움은 경륜과 기술이 승패를 좌우한다. 체격이나 힘보다는 머리와 기술이 더 중요하다는 얘기. 소싸움도 권투처럼 다양한 기술을 구사하는데, 많은 경기에 참가한 노련미를 갖춘 소가 언제나 이긴다. 우리나라의 소싸움 경기는 청도처럼 상설로 운영되기도 하지만, 각 지자체에서 매년 10~11개의 전국 대회가 열린다. 주로 경상도 지방이 활성화 돼있고, 호남에서는 정읍과 완주가 소싸움 경기를 개최하고 있다. 소싸움의 묘미는 페어플레이다.. 2017. 5. 5.
[산사랑] 이깔나무 숲으로 스며든 충북 영동 허동일 씨 가족 도시를 떠나 산으로 간 사람들의 이야기, 충북 영동 허동일 씨 가족 사계절 중에 봄이 가장 짧다. 산천초목(山川草木)이 다 들썩이며 한바탕 꽃잔치를 치루고 나면 이내 반팔 옷을 꺼내 입어야 할 만큼 기온이 급상승한다. 그렇다고 짧았던 봄을 아쉬워할 필요는 없다. 숲에는 꽃보다 더 향긋한 초록이 우거졌으니. 현대인들은 어느 순간 쉼이 필요하다고 느낄 때 산을 찾는다. 숲으로 난 오솔길을 걷기도 하고, 산속에서 하룻밤을 보내기도 한다. 그리고 꿈을 꾼다. 산에 살고 싶다고. 충북 영동의 오지마을 여의리에 펜션을 짓다 도시 생활을 청산하고 아내와 백일도 안 된 갓난아이를 안고 첩첩산중 한가운데로 들어간 이가 있다. 충청북도 영동에서도 가장 오지로 손꼽히는 학산면 여의리에서 펜션을 운영하는 허동일(47) 씨다... 2017. 5. 5.
[전남 곡성] 태안사 동리산 태안사. 5-6-7-8살 언저리의 기억이 무시로 떠오르는 곳이다. 스치는 기억을 붙잡아 되짚어 보려 해보지만 두 번 다시 그 기억이 떠오르지 않아 애를 먹인다. 2017. 5. 3.
[경남 산청] 생초국제조각공원 꽃잔디 축제 대전-통영 간 고속도로 생초 IC를 지나다 보면 멀리 진분홍 꽃밭이 보인다. [생초국제조각공원의 꽃잔디 축제] 현장이다. ‘꽃잔디의 향연, 화려함으로 물들다’라는 주제로 ‘생초국제조각공원 꽃잔디 축제’가 지난달 말까지 열렸다. 축제는 끝났지만 꽃잔디는 여전히 화려하게 꽃을 피우고 있다. 경남 산청군 생 초면 소재지에 자리한 생초국제조각공원은 국내외 유명 조각가의 현대조각품 20여 점이 전시되어 있는 특색 있는 문화예술공원. 경호강이 내려다 보이는 언덕 위에 자리하고 있다. 2017. 5. 3.
숲 속의 화원, 노란 피나물 군락 찰찰 흘러넘치는 계곡을 따라 숲으로 들어간다. 찬란한 연초록 물결이 넘실거린다. 땅에는 키 작은 풀꽃들로 가득하다. 그중 단연 돋보이는 것은 노란 피나물 군락이다. 아기 손바닥만 한 피나물 꽃은 집단으로 피어 난다. 한발 한발 조심스러운 발걸음으로 깊고 그윽한 숲 속으로 스며 든다. 줄기를 자르면 붉은색 유액이 흐른다. 그래서 피나물이란 이름이 붙었다. 섬뜩한 이름에 비해 꽃은 화려하다. 피나물은 이 처럼 군락을 이루고 있다. 웬만한 축구장 넓이의 군락지도 있을 정도. 바람꽃이 막 질 무렵에 피나물이 피어 난다. 피나물 꽃이 보이기 시작하면 5월이란 얘기다. 5월 숲 속의 주인은 피나물이다. 피나물은 양귀비과의 식물이다. 한국·중국·일본에 분포하며 산지의 습한 땅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풀로 "노랑매미꽃"이.. 2017. 4. 27.
무주 '등나무운동장' 등꽃 개화 무주에는 '등나무 운동장'이 있다. 탄생 배경은 이렇다. 1997년 당시 무주군수에게는 고민이 하나 있었다. 크고 작은 행사가 열리는 공설운동장에 주민들의 참석이 저조했던 것. 여러 이유가 있었겠지만, 그늘이 없는 운동장에 장시간 앉아 있기 힘들다보니 주민들은 행사에 참석하는 것을 꺼려했던 것이다. 문제는 비용이었다. 예산만 많다면 고민할 이유가 없었던 것이다. 정기용 건축가는 1996년부터 10여년 동안 무주에서 사람과 자연, 농촌마을 공동체를 고민하며 30여개의 공공건축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1997년 당시 무주 공설운동장에는 그늘이 없는 스텐드만 덩그러니 있는 상태였다. 높은 사람들은 본부석 그늘에 앉아 있고, 주민들은 땡볕에서 벌선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공설운동장에 등나무를 심어 그늘을 드리우게 했.. 2017. 4. 26.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