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눌산1606

세상을 등진 이들은 자연을 닮아간다. 세상을 등진 이들은 자연을 닮아간다. / 경북 포항 도등기마을 ▲ 도등기마을을 찾아가다 만난 하옥계곡. 물은 흘러흘러 동해로 간다. 푸른 바다가 먼저 연상되는 포항 땅에서 오지마을 이야기를 하자니 뭔가 잘 못된 듯 싶어 보이지만 행정상으로 포항시에 속할 뿐 청송 땅과 등을 맞댄 포항의 최북단에 자리한 도등기마을은 동해바다가 지척이면서 산 중 깊숙이 들어앉은 전형적인 산골마을이다. 너른 분지가 아늑함을 더하는 포항시 죽장면 상옥리에서 하옥계곡 방향으로 들어서면 이내 우람한 계곡의 물소리에 압도당하고 만다. 바로 '세상을 등지고 살아가는 마을'이라는 뜻의 둔세동 골짜기에서 들려오는 계곡의 물소리다. 둔세동에서부터 시작해 옥계계곡을 만나기까지 장장 20여km에 달하는 하옥계곡의 진면목을 볼 수 있다. 검푸른 .. 2009. 3. 18.
무주 벌한마을 사선암 옛길 [최상석의 우리땅 속살여행] 벌한마을 사선암 옛길 ▲ 벌한마을 사라지는 것들이 너무도 많다. 곧 잊혀져 먼 기억 속의 이야기로만 전해진다. 옛길이 그렇다. 옛길은 그 흔적을 더듬는 길이다. 조상의 삶과 애환이 깃든 길. 사람과 사람, 마을과 마을을 이어주던 그 고갯길이 사라지고 있다. 사람이 다니지 않으니 사라질 수밖에. ▲ 벌한마을 골목길 ◇무풍 장보러 다니던 사선암 고개 벌한(伐寒)마을 사람들에게 있어 거칠봉(居七峰 1177.6m)과 사선암(四仙岩), 마을 입구를 지키고 있는 탕건바위는 수호신이나 다름없는 존재다. 거칠봉 일곱 명의 신선과 사선암 네 명의 신선이 두루 감싸고 있는 마을은 북향이지만 춥지가 않다. 열 한명의 신선이 마을을 지켜주고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벌한이라는 마을 지명 또한 추위를.. 2009. 3. 17.
'바람난 여인' 얼레지와 바람난 남자 바람난 남자가 있습니다. '바람난 여인'이 있으니 바람난 남자가 있을 수 밖에요. 그 주인공은 얼레지입니다. 제 고향 섬진강에 얼레지가 막 꽃을 피우기 시작했습니다. 무릎팍이 다 까지도록 뒹굴며, 한나절 잘 놀고 왔습니다. 얼레지의 꽃말은 '바람난 여인'입니다. 누가 붙였는지 기가막힌 꽃말이 아닐 수 없습니다. 봄에, 얼었던 땅이 막 녹기 시작하는 새봄에, 가장 먼저 꽃을 피우는 녀석이니. 그것도 어여쁜 여인이니. 바람 안나고 배길 남자가 있을까요. 사이 좋은 자매군요. 이른 봄에 피는 땅꽃 중에 얼레지 만큼 화려한 꽃이 있을까요. 복수초나 노루귀, 바람꽃 따위는 아주 작습니다. 색감 또한 단색이고요. 하지만 저 얼레지는 분홍, 연보라, 흰색 등 색깔도 다양합니다. 치렁치렁한 치맛자락을 휘날리며 곱고 화.. 2009. 3. 17.
봄은 노랑이다! 노랗게 물든 구례 산수유마을 지리산 산동 골짜기가 노랗게 물들었다. 거기다 형형색색의 옷차림을 한 상춘객들로 가득하니. 그야말로 총천연색이 따로 없다. 주말 인파가 빠져나간 산수유마을을 찾았다. 딱 한 달만이다. 한가롭게 봄을 즐기는 사람들.... 그 속으로 들어가 본다. 황사란 녀석때문에 만복대가 안 보인다. 그 옆으로 성삼재까지 희미하게 보일 뿐. 구례 산동 산수유마을의 특징은 이런 돌담에 있다. 정겨운 풍경이 아닐 수 없다. 산수유꽃과 아주 잘 어울리는 한 쌍이다. 산동에는 숙박시설이 많다. 근사한 콘도가 즐비하다. 나라면. 이런 한옥 민박에서 자겠다. 구례 산수유마을은 상위마을과 하위마을로 나뉜다. 각각의 특징이 있지만. 고샅 풍경이 아름다운 하위마을이 낫다. 사진작가들이 많이 찾는 걸 보면 말이다. 늙어 비틀어진 열매까지 .. 2009. 3. 17.
어머니의 손맛을 느끼다, 구례 '영실봉' 갈치요리 남도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덕분에 갈치나 조기 같은 생선은 많이 먹고 자랐다. 대신에 돼지고기는 1년에 한 두번, 마을에 잔치가 있거나 아주 특별한 날에만 먹을 수 있었고. 아궁이 잔불에 노릇노릇하게 구워 먹었던 군산 먹갈치 맛은, 아마도 죽어서도 보기 힘들 것이다. 세상이 변했다고, 음식 맛까지 변할 필요는 없는데 말이다. 구례에는 맛집이 많다. 소문난 집만 해도 손가락 열 개가 모자란다. 지리산과 섬진강이 있어 옛부터 먹을거리가 풍성했을 것이다. 한 달 전에 우연히 이 집 앞을 지나다 자리가 없어 나오는 손님들을 보고 "이 집은 무조건 맛있는 집이다."고 단정하고 들어갔지만 자리가 없어 맛을 보지 못했다. 어제, 다시 찾았다. 메뉴가 단순하다. '꾸고 지지고', 갈치구이와 갈치 조림이란 얘기다. 머리.. 2009. 3. 17.
안녕~ 복수초 골짜기는 곡선이다. 좌로 우로 서너 번 꺾어지고 나서야 골짜기의 끝이 보인다. 끝이 보일때 쯤 넓은 분지를 이룬 마을이 있다. 바람은 적고, 일조량은 많다. 아침 일찍 해가 들어오고, 하루 종일 머문다. 복수초는 이런 땅 북사면에서 자란다. 그동안 만난 복수초가 다 그랬다. 한낮의 뜨거운 햇살보다 짧은 시간이지만, 하루 중 아침해가 가장 강하다고 한다. 복수초는 그런 아침해를 가장 좋아한다. 고개를 돌려가며 아침해를 온몸으로 받는다. 하루 중 가장 중요한 시간이다. 모든 에너지가 보충되는. 하나같이 동쪽으로 고개를 돌린 모습을 볼 수 있다. 참 기특하다. 키가 큰 녀석은 꽃도 크고 대궁도 굵다. 햇빛을 많이 받아서 말이다. 그에 반해 키가 작은 녀석들은 꼰지발을 세워도 부족하다. 그래서. 느리게 자란다... 2009. 3. 17.
3월의 여왕 '얼레지꽃'을 만나다. 3월은 봄의 시작이고. 꽃의 계절입니다. 섬진강 자락 매화와 산수유꽃을 시작으로 이 땅은 꽃천지가 됩니다. 키가 큰 나무꽃에 비해 사람들의 관심을 덜 받는 꽃이 있습니다. 바로. 얼레지입니다. 얼레지는 땅꽃입니다. 얼었던 땅 속에서 뿌리를 내린 얼레지는 3월에 들어서면서 그 화려한 자태를 드러냅니다. 얼레지는? 백합과의 다년생초로 숲속 나뭇그늘에서 주로 자랍니다. 나무에 잎이 나오기 전에 꽃이 피었다가 잎이 나올 무렵에 열매를 맺고 죽기 때문에 봄을 알리는 꽃으로 알려져입니다. 꽃말은 '바람난 여인'이랍니다. 오매불발 기다리던 얼레지를 올들어 처음으로 만났습니다. 치렁치렁한 치맛자락을 펄럭이며 산중 깊숙한 바위 틈에서 얼굴을 드러낸 얼레지의 자태는. 그 이름 만큼이나 화려했습니다. 반가운 여인이여...... 2009. 3. 16.
기차로 떠나는 봄꽃여행 - 전북 완주 대아수목원&화암사 3월 초 때이른 봄맞이에 나서는 여행객들은 남도행 기차를 탄다. 상춘객들은 봄의 전령사로 잘 알려진 매화꽃으로 꽃물결을 이루는 섬진강으로, 혹은 봄꽃의 여왕 벚꽃을 보기 위해 진해나 지리산, 혹은 쌍계사로 향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산수유나 매화보다 빨리 봄을 알리는 꽃이 있다. 그것은 바로 애기손톱만한 크기의 복수초, 노루귀, 얼레지 등 우리네 들녘을 감싸고 있는 들꽃들이다. 들꽃 씨앗들은 겨우내 땅 속에 깊이 숨을 죽이다가, 아직 얼음이 남아 있는 차가운 대지에서 작지만 강한 싹을 틔워 나름의 빛깔을 뽐낸다. 전북 대아수목원에서 만난 이들의 강한 생명력에 자연스레 경외감을 표할 수 밖에 없다. 지금 전라선 열차에 몸을 싣고 봄 맞으러 떠나자. 전주 시내에서 만경강의 본류인 고산천을 따라 상류로 거슬러 .. 2009. 3. 14.
봄이 오는 소리, 들리나요? 자연의 소리에 귀 귀울여 보세요. 새소리, 물소리, 또 땅이 숨쉬는 소리까지... 봄이 가까이 왔음을 느낄 수 있답니다. 물 흐르는 소리도 계절에 따라 차이가 납니다. 봄은 급하지 않으면서, 그렇다고 너무 느리지도 않지만 소리는 뚜렷합니다. 여름은, 뒤도 안 돌아보고 꽁지 내빼는 소리지요. 자연은 눈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소리로 듣습니다. 찬찬히 귀 귀울여 듣다보면 계절의 변화와 밤과 낮이 교차하는 소리가 느껴집니다. 개구리는 개울물 흐르는 소리에 겨울잠에서 깨어난다고 합니다. 만물이 생동하는 봄의 기운은 얼어 붙었던 땅까지도 흔들어 깨웁니다. 마늘밭에도 봄이 왔습니다. 꼰지발을 세우고 솟구치는 기운이 느껴집니다. 지난 주말, 그곳에 가봤더니 오매불망 고대하던 얼레지도 빼꼼히 얼굴을 내밀었습니다. 이번 .. 2009. 3.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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