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들꽃39 '바람난 여인' 얼레지와 바람난 남자 바람난 남자가 있습니다. '바람난 여인'이 있으니 바람난 남자가 있을 수 밖에요. 그 주인공은 얼레지입니다. 제 고향 섬진강에 얼레지가 막 꽃을 피우기 시작했습니다. 무릎팍이 다 까지도록 뒹굴며, 한나절 잘 놀고 왔습니다. 얼레지의 꽃말은 '바람난 여인'입니다. 누가 붙였는지 기가막힌 꽃말이 아닐 수 없습니다. 봄에, 얼었던 땅이 막 녹기 시작하는 새봄에, 가장 먼저 꽃을 피우는 녀석이니. 그것도 어여쁜 여인이니. 바람 안나고 배길 남자가 있을까요. 사이 좋은 자매군요. 이른 봄에 피는 땅꽃 중에 얼레지 만큼 화려한 꽃이 있을까요. 복수초나 노루귀, 바람꽃 따위는 아주 작습니다. 색감 또한 단색이고요. 하지만 저 얼레지는 분홍, 연보라, 흰색 등 색깔도 다양합니다. 치렁치렁한 치맛자락을 휘날리며 곱고 화.. 2009. 3. 17. 안녕~ 복수초 골짜기는 곡선이다. 좌로 우로 서너 번 꺾어지고 나서야 골짜기의 끝이 보인다. 끝이 보일때 쯤 넓은 분지를 이룬 마을이 있다. 바람은 적고, 일조량은 많다. 아침 일찍 해가 들어오고, 하루 종일 머문다. 복수초는 이런 땅 북사면에서 자란다. 그동안 만난 복수초가 다 그랬다. 한낮의 뜨거운 햇살보다 짧은 시간이지만, 하루 중 아침해가 가장 강하다고 한다. 복수초는 그런 아침해를 가장 좋아한다. 고개를 돌려가며 아침해를 온몸으로 받는다. 하루 중 가장 중요한 시간이다. 모든 에너지가 보충되는. 하나같이 동쪽으로 고개를 돌린 모습을 볼 수 있다. 참 기특하다. 키가 큰 녀석은 꽃도 크고 대궁도 굵다. 햇빛을 많이 받아서 말이다. 그에 반해 키가 작은 녀석들은 꼰지발을 세워도 부족하다. 그래서. 느리게 자란다... 2009. 3. 17. 3월의 여왕 '얼레지꽃'을 만나다. 3월은 봄의 시작이고. 꽃의 계절입니다. 섬진강 자락 매화와 산수유꽃을 시작으로 이 땅은 꽃천지가 됩니다. 키가 큰 나무꽃에 비해 사람들의 관심을 덜 받는 꽃이 있습니다. 바로. 얼레지입니다. 얼레지는 땅꽃입니다. 얼었던 땅 속에서 뿌리를 내린 얼레지는 3월에 들어서면서 그 화려한 자태를 드러냅니다. 얼레지는? 백합과의 다년생초로 숲속 나뭇그늘에서 주로 자랍니다. 나무에 잎이 나오기 전에 꽃이 피었다가 잎이 나올 무렵에 열매를 맺고 죽기 때문에 봄을 알리는 꽃으로 알려져입니다. 꽃말은 '바람난 여인'이랍니다. 오매불발 기다리던 얼레지를 올들어 처음으로 만났습니다. 치렁치렁한 치맛자락을 펄럭이며 산중 깊숙한 바위 틈에서 얼굴을 드러낸 얼레지의 자태는. 그 이름 만큼이나 화려했습니다. 반가운 여인이여...... 2009. 3. 16. 기차로 떠나는 봄꽃여행 - 전북 완주 대아수목원&화암사 3월 초 때이른 봄맞이에 나서는 여행객들은 남도행 기차를 탄다. 상춘객들은 봄의 전령사로 잘 알려진 매화꽃으로 꽃물결을 이루는 섬진강으로, 혹은 봄꽃의 여왕 벚꽃을 보기 위해 진해나 지리산, 혹은 쌍계사로 향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산수유나 매화보다 빨리 봄을 알리는 꽃이 있다. 그것은 바로 애기손톱만한 크기의 복수초, 노루귀, 얼레지 등 우리네 들녘을 감싸고 있는 들꽃들이다. 들꽃 씨앗들은 겨우내 땅 속에 깊이 숨을 죽이다가, 아직 얼음이 남아 있는 차가운 대지에서 작지만 강한 싹을 틔워 나름의 빛깔을 뽐낸다. 전북 대아수목원에서 만난 이들의 강한 생명력에 자연스레 경외감을 표할 수 밖에 없다. 지금 전라선 열차에 몸을 싣고 봄 맞으러 떠나자. 전주 시내에서 만경강의 본류인 고산천을 따라 상류로 거슬러 .. 2009. 3. 14. 봄이 오는 소리, 들리나요? 자연의 소리에 귀 귀울여 보세요. 새소리, 물소리, 또 땅이 숨쉬는 소리까지... 봄이 가까이 왔음을 느낄 수 있답니다. 물 흐르는 소리도 계절에 따라 차이가 납니다. 봄은 급하지 않으면서, 그렇다고 너무 느리지도 않지만 소리는 뚜렷합니다. 여름은, 뒤도 안 돌아보고 꽁지 내빼는 소리지요. 자연은 눈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소리로 듣습니다. 찬찬히 귀 귀울여 듣다보면 계절의 변화와 밤과 낮이 교차하는 소리가 느껴집니다. 개구리는 개울물 흐르는 소리에 겨울잠에서 깨어난다고 합니다. 만물이 생동하는 봄의 기운은 얼어 붙었던 땅까지도 흔들어 깨웁니다. 마늘밭에도 봄이 왔습니다. 꼰지발을 세우고 솟구치는 기운이 느껴집니다. 지난 주말, 그곳에 가봤더니 오매불망 고대하던 얼레지도 빼꼼히 얼굴을 내밀었습니다. 이번 .. 2009. 3. 12. 원없이 만난 복수초, 그녀의 한결같은 모습이 좋다. 서울에서 해피아름드리 님과 시앙라이 님이 달려왔습니다. 복수초, 노루귀를 만나기 위해서죠. 갑자기 뚜쟁이가 된 기분입니다. 소개팅을 시켜주기로 약속했거든요.^^ 봄 여름 가을 겨울 중에 어느 계절이 가장 좋냐고 묻는다면. 전 봄입니다. 이유는. 바로 저 녀석들을 만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 일요일, 무주의 아침 기온이 영하 7도였습니다. 얼마나 추웠던지 꽃봉우리에 서리꽃이 피었습니다. 털목도리에 솜이불까지 겹겹이 두루고 있는 모습이 안스럽군요. 해피아름드리 님입니다. 파트너 맘에 드나요?^^ 햇살을 받고는 저리도 환하게 웃는군요. 뽀얀 몸매가 다 드러납니다... 복수초는 이달말까지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이 적기입니다. 시간이 흐를 수록 키도 더 크고, 털 목도리는 치렁치렁한 치마처럼 무성해집니.. 2009. 3. 12. 우연히 만난 복수초 군락 자동차로 고갯길을 오르다 볼 일이 급했습니다. 급히 도로 변에 차를 세우고 골짜기 안으로 몇 발자국 걸어들어가 볼 일을 봤습니다. 그런데. 저 멀리 황금단추가 반짝이는게 눈에 들어옵니다. 머릿속으로 복수초가 스쳐지나갔습니다. 설마... 설마 복수초가 이런 도로 변에 있을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그 황금단추는 복수초였습니다. 몇해 전 이렇게 우연히 만나게 된 복수초 군락지를 어제 찾았습니다. 예상대로 50%는 개화를 했더군요. 적설량 5cm 정도의 눈이 내린 다음날이라 설중 복수초를 기대했습니다. 하지만 눈 한방울 남지 않고 다 녹아버렸더군요. 아쉽지만. 눈 녹은 물에 촉촉히 젖어 힘있게 솟구치는 복수초의 대궁을 보았습니다. 내가 운이 좋는건가.... 생각해봅니다. 볼 일보러 갔다가 이런 복수초 군락.. 2009. 3. 5. 노루귀의 S라인 몸매 한번 보시죠 한줌 햇살이 아쉬운 지난 일요일 오후 노루귀를 만나러 갔습니다. 한낮에만 활짝 피웠다가 오후가 되면 꽃잎을 오무려 버리기 때문에 노루귀 촬영은 오전 시간이 좋습니다. 가는 허리가 얼마나 여린지 후~ 불면 그냥 쓰러질 것 갔습니다. 노루귀는 꽃이 지고 난 후 돋아 나는 이파리가 노루의 귀를 닮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입니다. 이 정도면 S라인이라고 할 수 있겠죠?^^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 였습니다. 그냥 한 두 개체 피지 않았을까 했는데. 여기저기 꽃을 피운 녀석들이 많습니다. 그동안 날씨가 포근했나 봅니다. 저 곳에도 어제 눈이 내렸을텐데. 아마도 입을 꼭 다물고 한 동안 침잠의 시간을 갖겠지요. 가녀린 허리를 가졌지만. 강해보이지 않나요? 추운 겨울을 이겨내고 피어난 모습이 당당해 보입니다. 지난해 같은 .. 2009. 3. 4. 얼레지 꼬리를 밟다. 얼레지는 지금 꽃을 피우기 위한 마지막 단계로 안간힘을 쓰는 중입니다. 겨우내 얼었던 땅에서 뿌리를 내리고 이맘때면 새순이 돋아납니다. 아직 이르다는 것을 알면서 혹 흔적이라도 만날 수 있을까 하는 마음에 얼레지네 집을 찾았습니다. 당연히 꽃은 피지 않았지만. 얼레지 꼬리는 밟고 왔습니다.^^ 얼레지의 꽃말은 '바람난 여인'입니다. 20여 년 전 남설악 점봉산에서 얼레지를 처음 본 후 꽃말이 왜 '바람난 여인'일까 궁금했습니다. 고고한 자태와 다소곳한 몸가짐, 때론 화려한 자태를 뽐내기도 하는 모습은 영락없는 왕비의 포스를 닮았는데 말입니다. 바로 이런 모습이죠. 아. 이 녀석은 지난해 담은 사진입니다. 20여 년 전 처음으로 만났던 얼레지 군락이 떠오릅니다. 드넓은 산자락에 쫙 깔린 얼레지 밭이었습니다.. 2009. 3. 3. 이전 1 2 3 4 5 다음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