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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중일기183

겨울풍경 어젯밤 무섭게 내리던 눈이 새벽녘에 그쳤나 봅니다. 멋진 설경을 사진에 담을 계획을 세우고 잤는데, 아침부터 요란한 트랙터 소리에 놀라 눈 삽부터 들고 나갔습니다. 작년까지만 해도 동네에서 눈 치우는 사람은 눌산 혼자였거든요. 올해는 트랙터에 다는 제설장비가 생겨 미리 걱정 안해도 됩니다. 하지만 워낙 집이 크다보니 내 집 눈 치우는 일만 해도 만만치 않습니다. 오르내리는 계단과 베란다, 집 주변은 손수 치워야 하니까요. 산골의 겨울은 눈 치우는 일과 나무하는 일이 전부라해도 과언이 아니죠. 일이라기 보다는 생활이고, 또 다른 즐거움입니다. 자, 이제 생필품 사러 나갑니다. 가스, 담배, 쌀.^^ 뒤란에 쌓여 있는 나무만 봐도 배가 부릅니다. 저 정도면 올 겨울은 넉넉하죠. 2012. 1. 4.
눈이 무서운 야옹이 약은 녀석. 눈 밟기가 싫어 눌산 뒤만 졸졸 따라 다닌다. 늘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며 2층을 오르내리던 녀석이. 오늘 아침에는 꼼짝않고 있다 눈 치운 자리만 밟으면서 따라 다닌다. 이쁜 녀석. 발이 시렵구나? 신발이라도 하나 사줄까??^^ 바람을 피해 햇볕만 쫒아다닌다. 따뜻하게 달궈진 벽에 붙어 해바라기하기 좋지. 내려가자~ 눈 묻은 발은 벽난로 앞에 앉아 탈탈 턴다. 猫(묘)한 녀석. 2012. 1. 4.
무주는 지금, 눈! 눈! 눈! 오늘밤은 심상치 않은데요, 사진 찍고 막 들어왔는데 무지막지하게 내립니다. 간만에 고립을 즐기려나 봅니다. 쌀, 김치, 담배, 쏘주만 있으면 한 겨울 난다던 강원도 산골 어르신 말씀이 생각납니다. 눌산도 마찬가지죠. 사진 찍고 올리는 사이 눈은 순식간에 쌓였습니다. 좋습니다. 2012. 1. 3.
야옹이의 하루 일과 자고, 또 자고, 계속 잡니다.^^ 어제 종일 토하더니, 핼쓱해졌습니다. 그래도 얼굴은 여전히 축구공. 늘 찾는 자리가 있지만, 때론 탁자 밑에서 자기도 하고. 여기저기 굴러다니며 잡니다. 종일 말입니다. 08시부터 17시까지 말입니다. 오후 5시가 되면 어김없이 일어나 먼 산을 보고, 동네 마실을 나가지요. 야옹이의 하루 일과였습니다.^^ 2011. 12. 26.
야옹이의 새해 인사 야옹이도 꾸벅꾸벅 졸고 있는. 고요한 밤입니다. 좀 건방져 보여도 이해하세요. 앉아서 인사 드립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야~옹! 2011. 12. 24.
무주에도 눈! 눈! 눈! 딱 1시간 동안 내린 눈입니다. 눈이 언제오나 하늘만 보고 잤는데, 아침에 창문을 여는 순간 감동하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그 감동은 오래가지 못합니다. 눈 치워야 하니까요.^^ 따뜻한 시간보내세요~ 눌산은 또 눈치우러 갑니다~~ 2011. 12. 24.
아침햇살에 야~옹 영하 12도란다. 강추위에 유리창이 꽁꽁 얼었다. 아침햇살에 순식간에 녹아 흐른다. 다행이 바람 한 점 없다. 눈부신 아침해는 영하 12도 쯤 간단히 녹여버린다. 슬그머니 창문을 열더니 언제나 그 자리에 앉는다. 언제나 그 자리다. 눌산 자리. 스르르 잠이 든다. 너만 따뜻한 방에서 자냐? 뭐 대충 그런 표정이다. 그래, 오늘은 거기서 놀아라. 2011. 12. 23.
나목(裸木) 겨울 산을 좋아합니다. 풀 한 포기 없는 민둥산에 오롯이 곧추 선 겨울나목을 좋아합니다. 벌거벗은 겨울 숲이 주는 가장 솔직한 모습이 좋습니다. 벌거벗은 겨울나무가 추워보이지 않는 이유는 뭘까요. 속살을 훤히 다 보여줄 수 있는 여유로움이 묻어납니다. 진정한 자유인의 여유가 느껴집니다. 나무는 서로 버팀목이 되어 줍니다. 서로에게 필요한 그늘을 만들어 주기도 하고. 바람을 막아 잘 자랄 수 있도록 도와주기도 합니다. 숲은 하나의 공동체입니다. 나무는 이파리 하나 없는 앙상한 가지만으로 겨울을 납니다. 더 단단해진 뿌리는 여름을 나기 위한 준비 과정이고요. 겨울에는 수분을 저장합니다. 추운 겨울을 나기 위한 방편이기도 하지만, 가뭄을 대비하기 위한 준비이기도 합니다. 봄이 되면 나무는 스스로 수분을 배출합.. 2011. 12. 16.
눈 내린 아침 포근한 아침입니다. 간밤에 눈이 내렸거든요. 휑한 바람 부는 골짜가보다는 눈 쌓인 골짜기가 더 따뜻한 법이니까요. 쌓인 양은 1cm 내외지만, 이제야 겨울 답습니다. 눈이 오면 뭔가 멋진 일이 일어날 것만 같은 생각이 들거든요. 역시, 아직 철이 덜 든 눌산입니다.^^ 2011. 12.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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