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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트레킹25

영남의 최북단 마구령 아래 오지마을 남대리 늦은 밤 마구령을 넘었다. 마구령은 영주 부석사 뒤를 타고 넘는 고갯길이다. 십승지 중 하나인 충청북도 단양 의풍리와 김삿갓 묘가 있는 강원도 영월 노루목, 그리고 경상북도 영주 땅 남대리가 접한 삼도의 경계지역으로 태백과 소백 양백지간에 걸친 영남의 최북단 고갯길이다. 한때는 오지트레킹 명소로 알려진 곳이지만 지금은 대부분 포장이 되었다. 하지만 경사가 워낙 급해 초행길이라면 만만치 않은 고개다. 더구나 태풍이 훑고 지나간 뒤라 부러진 나뭇가지가 어지럽게 널려있다. 위험하다는 생각보다는 10년 만에 찾는 감회가 더 크다. 곰배령 아래 살던 지인이 남대리에 집을 지었다는 소식을 듣고 찾았다. 비 예보가 있었다. 아니다 다를까 보슬보슬 비가 내린다. 기온이 상승하면서 안개가 피어 오른다. 심야의 몽환적인 .. 2012. 9. 12.
전쟁도, 더위도 피해 간 오지마을 '달둔' 조선시대 예언서인 정감록(鄭鑑錄)에는 라 하여 일곱 군데의 피난지소를 기록하고 있다. 난을 피하고 화를 면할 수 있는 곳이란 뜻으로, 전하는 말에 의하면 피난굴이 있어 잠시 난을 피했다 정착했다는데서 유래된 곳들이다. 이제 그러한 피난 굴은 찾을 수 없고 세 곳의 ‘삼(三)둔’과 네 곳의 ‘사(四)가리’만이 남아 있다. 삼둔은 강원도 홍천군 내면의 살둔, 월둔, 달둔이고, 사가리는 인제군 기린면의 아침가리, 명지가리, 연가리, 적가리로 예로부터 인정하는 오지 속의 오지들이다. 이러한 피난지소들이 홍천군 내면과 인제군 기린면에 집중된 이유는 다름 아닌 지형지세에서 찾을 수가 있다. 방태산(1,435.6m) 구룡덕봉(1,388.4m) 응복산(1,155.6m) 가칠봉(1,240.4m) 등 대부분 1천m가 넘는.. 2012. 8. 3.
그곳에 가면 산다! 살둔마을 강원도 홍천군 내면 내린천 상류에 살둔, 또는 생둔(生屯)이라 불리는 마을이 있다. '그곳에 가면 살 수 있다', 또는 '사람이 살만한 땅'이라는 의미의 지명이다. 세 군데의 '둔'자가 들어가는 마을과 네 군데의 '가리'자가 들어가는 마을을 삼둔사가리라고 하는데, 이 땅 마지막 오지로 불리던 곳들이다. 살둔과 달둔, 월둔이 삼둔이고, 사가리는 아침가리, 연가리, 적가리, 명지가리를 일컫는 말이다. 오지라 불리던 대부분의 마을이 이런저런 이유로 세상 밖으로 나오면서 옛 모습은 사라졌다. 사람이 살지 않은 땅은 잡초만 무성하고 흔적 조차 찾기 힘들지만, 살둔은 여전히 피안의 땅으로 도시인들에게 새로운 피난지가 되고 있다. 조상들이 난과 가난을 피해 피난을 했다면, 이 시대 사람들에게는 휴식과 재충전을 위한 .. 2012. 7. 26.
[강원도 인제] 계곡트레킹 일번지, 인제 아침가리 계곡트레킹이 알려진 것은 15년 전 쯤 된 것 같다. 인제 아침가리를 찾는 오지여행자들에 의해. 등산화를 그대로 신고 물을 건너고, 적당한 곳에서 텐트를 치거나 비박을 하는 계곡트레킹은, 요즘처럼 무더운 여름날 제격이다. 단, 비가오면 수량이 급격히 불어나 위험하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아침가리는 계곡트레킹 명소로 이미 소문이 나 있다. 오지마을 아침가리와 함께 때묻지 앉은 자연을 만날 수 곳이다. 아침가리 일대는 최근 휴식년제를 실시하고 있어 차량은 절대 출입금지다. 걸어서 산 하나를 넘고, 마을에서 부터 계곡을 따라 내려오는 것은 가능하다. 지난 주 며칠을 아침가리 일대에서 보냈다. 덕분에 오랜만에 아침가리 계곡에 발을 담궈 볼 수 있었다. 온 나라가 열대야와 후텁지근한 날씨 속에서도 아침가리는 .. 2012. 7. 24.
[걷기 좋은 길] 무주 벌한마을 옛길 무주구천동 계곡에서 오지의 대명사 무진장(무주 진안 장수)에서도 가장 오지에 속하는 무주 벌한(伐寒)마을에 이르는 십리 골짜기는 여전히 때묻지 않은 풍광을 자랑합니다. 그렇지만 북쪽을 향해 있는 골짜기는 사람이 살기에는 그리 좋아 보이지는 않습니다. 여기서 바로 우리 조상들의 지혜를 엿 볼 수 있는데요, 바로 마을을 감싸고 있는 사선암(四仙巖)과 거칠봉(居七峰)의 의미를 알고나면 무릎을 탁 치고 말 것입니다. 사선암의 네 신선과 거칠봉의 일곱 신선이 마을을 감싸고 있어(마을에서 만난 주민은 보호해주고 있다고 표현했습니다) 북향이지만, 다른 골짜기에 비해 오히려 더 따뜻하다고 합니다. 최근 벌한마을 옛길이 열렸습니다. 그렇다고 닫혀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자동차가 다닐 수 있는 길이 뚫리면서 잊혀진 길이었으.. 2012. 6. 4.
무주 오지마을 '벌한마을'의 봄 오지의 대명사 무진장(무주 진안 장수)에서도 가장 오지에 속하는 무주 벌한마을에도 봄이 왔습니다. 무주구천동계곡에서 마을에 이르는 십리 골짜기는 여전히 때묻지 않은 풍광을 자랑합니다. 그렇지만 북쪽을 향해 있는 골짜기는 사람이 살기에는 그리 좋아 보이지는 않습니다. 여기서 바로 우리 조상들의 지혜를 엿 볼 수 있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마을을 감싸고 있는 사선암(四仙巖)과 거칠봉(居七峰)의 의미를 안다면 무릎을 탁 치고 말 것입니다. 사선암의 네 신선과 거칠봉의 일곱 신선이 마을을 감싸고 있어(마을에서 만난 주민은 보호해주고 있다고 표현했습니다) 북향이지만, 다른 골짜기에 비해 오히려 더 따뜻하다고 합니다. 실제로 그렇습니다. 비교적 봄이 늦은 무주지만, 벌한마을에는 진달래가 만발했습니다. 눌산이 사는 .. 2012. 4. 16.
오지마을 찾아가는 길 오늘 아침은 갑자기 기온이 뚝!입니다. 보일러를 틀고 한낮에도 긴팔 옷을 입어야 할 만큼요. 이런 간절기에는 그리움이 더 커집니다. 생각나는 사람도 많고 가고 싶은 곳도 많아 집니다. 산골에 살면서 생긴 습관 같습니다. 휴가철이 끝나고 여기저기 좋은 사람들을 만나고 있습니다. 눌산이 직접 찾아가기도 하고 앉아서 만나기도 합니다. 어제는 정선 산골에 사는 홍반장 부부도 다녀갔고, 며칠 전에는 산꼭대기에 홀로 사시는 할머니를 뵙고 왔습니다. 할머니가 사시는 산꼭대기까지 갈려면 걸어가야 합니다. 아랫동네 차를 세우고 말입니다. 하늘이 참 맑죠? 호두나무와 가죽나무, 감나무 뒤로 파란하늘이 보입니다. 아랫동네에 있는 빈 집인데 참 맘에 듭니다. 이런 집 수리해서 살면 얼마나 좋을까요. 눌산의 꿈입니다. 오두막의.. 2011. 9. 9.
봉화 오지마을, 강 건너 외딴집 오지여행가로 살면서, 이 땅에도 오지가 있느냐는 질문을 가장 많이 받습니다. 오지의 기준이 어디 있느냐에 달린 문제입니다. 문화적, 지리적으로 열악한 환경인 곳을 오지라 할 수 있겠지요. 자동차로는 갈 수 없는, 걸어서 밖에 갈 수 없는 곳이라든가 산꼭대기나, 여기 소개하는 강 건너 마을 같은 경우입니다. 또는 전기나 전화가 없는 곳도 해당이 되겠지요. 이곳은 경상북도 봉화 낙동강변 마을입니다. 어엿한 마을이름도 있지만 원주민은 한 가구입니다. 나머지 두 가구가 더 있지만 비어 있을때가 더 많습니다. 낙동강을 뒤로 하고 산을 오릅니다. 강 건너 마을로 주민은 배로 건너 다닙니다. 또 다른 길은 산을 넘는 방법입니다. 길은 묵은 지 오래되었지만 뚜렷한 옛길이 남아 있습니다. 낮은 산을 하나 넘으면 사람의 .. 2010. 11. 15.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 곰배령 가는 길 눌산은 주저없이 '그곳'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이라고 말합니다. 이 땅 최고의 원시림과 온갖 풀꽃이 피어나는 야생화의 보고, 사철 마르지 않는 청정옥수가 철철 넘쳐 흐르는 곳. '천상의 화원'으로 소문 난 곰배령 가는 길입니다. 더 정확히는 강선마을 가는 길입니다. 강선마을 가는 길은 '설피밭'이 들목입니다. 오지여행 마니아라면 다들 '마음의 고향'이라 일컫는 오지의 대명사 강원도 인제군 기린면 진동리입니다. 눈이 많이 내리는 지역 특성상 설피없이는 못산다 해서 마을 이름도 '설피밭'입니다. 설피밭은 해발 700m 고지대입니다. 느낄 수 없을 만큼 완만한 오르막을 올라 온 셈입니다. 강선마을은 해발 800m지만 역시 오르막을 느낄 수 없는 완만한 길이 이어집니다. 초여름 녹음이 우거진 숲길은 눈.. 2010. 6.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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