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펜션 언제나 봄날173 가을을 닮은 도시, 밀양 음식에도 궁합이 있듯 계절에 어울리는 도시가 있다. 밀양은 가을에 어울리는 도시다. 밀양은 그때도 가을이었고. 지금도 가을이다. 영남루에서 내려다 본 밀양강 딱 이맘때였다. 무척 추운날이었다. 입술이 다 부르틀 정도로 강바람이 매서웠다. 난 그때 밀양강을 거슬러 오르고 있었다. 낙동강과 밀양강이 만나는 삼랑진에서 부터 주저앉고 싶을 만큼 힘들었지만 밀양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싶었다. 날은 어두워지고 몸은 지쳤다. 그때 주유소 트럭 한 대가 서더니 날 밀양역에 내려주었다. 그렇게 만난 밀양의 밤은 스산했다. 빈 들판에 홀로 내동댕이 쳐진 느낌이랄까. 쏘주 반병에 곧바로 고꾸라지고 말았다. 밀양강에서 만난 KTX. 느린 강과 빠르게 달리는 기차 내가 기억하는 밀양의 가을은 추웠지만. 밀양 만큼 가을에 어울리는.. 2008. 11. 6. 절절히 그리운 사람은 19번 국도를 타라. 19번 국도 타고 강원도 횡성 서석에서 충주 목계나루까지 여행을 참 많이도 했다. 오죽했으면 여행이 업이 됐을까. 사람들은 내게 묻는다. 여행을 왜 하느냐고. 그럴때 마다 난 그리워서 한다고 했다. 좀 근사한 말을 해주길 바랬겠지만. 난 그 이상의 이유를 찾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걸었고. 때론 차를 타고 국도를 달렸다. 좀 더 한적한 곳을 찾아 지방도로나 산길을 찾아 떠나기도 했다. 4차선으로 뻥 뚫린 요즘의 국도는 재미가 없다. 빽이 없어, 인물이 없어서 인지 몰라도 아직 넓혀지지 않은 국도를 보면 반갑다. 그리고 고맙다. 아직 살아 있어서. 사는게 힘드냐. 그럼 떠나. 다가오는 친구에게 해주는 말이다. 어디가 좋아. 그냥 아무데나. 그냥 국도 같은데 말이야. 아. 19번 국도 좋다. 거기 가바. 녀.. 2008. 11. 5. 진동리 단상 추적추적 가을비가 내립니다. 매서운 북서풍을 온 몸으로 받아야 하는 낙엽은 이미 겁을 먹고 낙화를 시작했습니다. 이파리 하나 없는 맨 몸으로 긴 겨울을 나겠지요. 환경이 만든 그들만의 살아 가는 방법으로 말입니다. 진동리는 한때 오지마을의 대명사로 불러던 곳입니다. 딱, 한때였지요. 지축을 흔들며 굴삭기가 몰려들어 왔고, 연이어 사람들이 꾸역꾸역 모여들기 시작했습니다. 산골 오지마을에는 유럽식, 아니 국적도 모르는 거창한 건물들이 줄지어 들어섰고, 관광버스가 줄을 이었습니다. 그곳에 가면 '천상의 화원' 있다는데. 기가막히게 멋진 숨겨진 비경이 널려 있다는데 그럴 수 밖에요. 단풍 명소를 소개하는 신문 잡지의 글을 보면 적상산이 많이 소개됩니다. 등산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한번 쯤 다녀가는 곳이지요. 그.. 2008. 10. 23. 남도 끝자락에서 만난 은빛 억새평원, 장흥 천관산 해발 723m의 천관산은 지리산, 월출산, 내장산, 내변산과 함께 호남의 5대 명산으로 손꼽히는 억새가 아름다운 산입니다. 천풍, 지제, 불두 등의 다른 이름도 갖고 있어 불교와 인연이 많은 산으로 89 암자가 있었다고 전해지며 곳곳에 암자 터가 남아 있습니다. 갓바위, 북바위 등 기묘한 바위 봉우리가 이색적입니다. 점점이 떠 있는 다도해의 섬들이 시원스럽게 바라보이는 조망이 좋고, 연대봉-환희대 능선에서 만나는 억새평원은 천관산 산행의 백미라 할 수 있습니다. 산행은 관산읍에서 10분 거리에 있는 장천재에서 주로 시작합니다. 길은 한적합니다. 좀 일러서 인지 산행객도 별로 없어 앞서거니 뒷서거니 줄을 설 필요가 없습니다. 앞사람 엉덩이에 가린 시야에 짜증 낼 일 없어 좋습니다. 천관산을 오르는 길은 여.. 2008. 10. 22. 무인지경 20리 길, 아침가리 가을 오지여행 마니아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 있습니다. 그곳은 강원도 인제군 기린면에 있는 '아침가리'라는 곳입니다. 한자로는 조경동(朝耕洞). 풀어 쓰면 아침가리가 되는데, 높은 산봉우리들에 가려 아침 한나절에만 잠깐 나오는 햇살에 밭을 간다 하여 붙여진 지명입니다. 산세가 험하고 좁아 한나절이면 밭을 다 갈 수 있다는 뜻도 되겠지요. 아무튼 골짜기 길이는 겁나게 길고, 변변한 농토 하나 없는 좁아 터진 골짜기란 얘깁니다. 오죽하면 앞산 뒷산에 빨래줄을 걸고, 손바닥으로 하늘이 가려진다고 했을까요. 마을에는 문닫은 지 오래된 코딱지만한 분교가 하나 있고, 민가가 두어 채 있습니다. 모두 한 남자 씩, 두 남자가 삽니다. 마을 주민이래야 이 두 남자가 전부지요. 두 남자 모두 원주민은 아닙니다. 사연이야.. 2008. 10. 18. 서천 갈대밭, 그리고 공주 영평사 구절초 가을을 만끽하고 있습니다. 몸서리치도록 힘들게 했던 가을인데 말입니다. 피하지 말고 부딛치라는 말이 있죠. 뭐, 상황은 다르지만. 가을도 이젠 만만해진거죠. 어제는 기름 8만원 어치를 넣고, 550km를 탔더니 바닥입니다. 목적지는 수원이었는데, 전국일주를 한 셈이죠. 무주를 출발해 전주-군산-서천-부여-공주-조치원-천안까지 국도를 탔고, 고속도로로 수원을 다녀왔으니까요. 오랜만에 서천의 영화 'JSA' 촬영지인 신성리 갈대밭을 갔더니,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공사중이랍니다. 멀리서 밖에 볼 수 없는 상황에다 공사 자재가 널부러져 엉망이더군요. 갈대밭을 쑥대밭으로 만들 요량인지.... 설마 또 거창한 구조물에다, 갈대보다 더 많은 시설물이 들어서지나 않을지 걱정입니다. '건설의 나라'라는 명성에 걸맞게 말.. 2008. 10. 14. 가을밤 수놓을 '마당불 축제' 이달 25-26일 무주도예원서 열려... 도자기 체험-공연 등 다양한 행사 2008년 10월 12일 (일) 22:33:24 최상석 시민기자 ozikorea@hanmail.net ▲ 지난해 열린 제8회 마당불축제. 창작도예가 그산 나유운채(51)의 작업실은 무주 덕유산의 대표적 골짜기 칠연계곡 입구 공정리 작은 폐교다. 향적봉에서 남덕유로 향하는 넓은 어깨가 잠시 쉬어가는 곳, 동업령과 삿갓재가 눈높이를 마주하고 선 주변 산세가 아름다운 곳이다. 그래서일까, 그의 작품은 산을 닮았다. 매년 10월 마지막 주 토요일 밤 그의 작업실이 자리한 옛 공정 초등학교 운동장에서는 거대한 마당불이 타오른다. 바로 ‘마당불 축제’. 벌써 9회째를 맞는 올 행사는 이달 25일 오후 1시부터 무박 2일로 펼쳐진다. 5톤 트.. 2008. 10. 13. 절정에 달한 옥정호 구절초, 지금가면 딱 좋습니다. 가을 꽃의 상징은 국화입니다. 그 중 구절초는 산과 들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향이 그윽한 꽃입니다. 섬진강 상류 옥정호 '구절초 테마공원'에 가시면 절정에 달한 구절초 세상을 만날 수 있습니다. 가을철 산행을 하다보면 산등성이나 양지바른 산기슭에 흔히 구절초 무리를 만날 수 있습니다. 쑥부쟁이, 개미취와 함께 가을에 만날 수 있는 대표적인 들국화입니다. 국화과의 꽃들은 향이 좋습니다. 숲길 한가운데서 은은하게 퍼지는 가을향이 가던 발길을 멈추게 합니다. 옥정호 구절초 테마공원은 소나무숲 한가운데 있습니다. 이른 아침 안개에 쌓인 순백의 구절초는 신비롭기까지 합니다. 소나무 숲을 한바퀴 돌아 나가는 산책로가 잘 조성되어 있습니다. 혼자 온 사람이 거의 없군요. 그냥 지나치기에는 너무 아쉬운 향기로운 숲입.. 2008. 10. 11. 소망을 담는 축제, 2008 진주 남강 유등축제 2008 진주 남강 유등축제를 다녀왔습니다. 전국의 수많은 축제 중에 돈 버는 축제는 '유등축제'가 유일하지 않을까 합니다. 축제의 나라라 해도 과언이 아닌 이 땅 대부분의 축제는 돈을 쓰는 축제죠. 지자체의 피나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전형적인 예산 낭비 사업 중 하나로 자리 잡은게 바로 '축제'니까요. 대부분의 축제가 낮에 이루어 진다면 유등축제는 밤에 진가를 발휘합니다. 한낮에 가셨다면 좀 밋밋함을 느끼셨을 겁니다. 가운데 소망의 다리를 중심으로 남강에 뜬 각양각색의 유등이 어둠을 기다립니다. 행사장에 비치 된 등 배치도를 보면서 관람하면 더 재밋습니다. 한반도 호랑이등, 이사부 장군등, 십이지신등, 달마시안등과 덴마크의 인어공주상등 등 국내와 해외 작품 74점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서서히 내리는 어둠.. 2008. 10. 7. 이전 1 ··· 12 13 14 15 16 17 18 ··· 20 다음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