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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꽃

멕시코 모자 꼭 닮은 '얼레지'

by 눌산 2011. 3.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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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는 이제 얼레지철입니다. 복수초, 너도바람꽃, 노루귀가 떠난 숲에 연보랏빛 얼레지가 활짝 피었습니다. 다른 봄꽃에 비해 키가 크다보니 군락지는 온통 연보랏빛입니다. '밭'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가득합니다. 여린 바람에도 사정없이 흔들리는 가는 대궁은 완연한 봄이 왔음을 알립니다.

'바람난 여인'이라는 꽃말을 가진 얼레지 한번 만나보시죠. 얼레지 꽃밭에 가보면 왜 '바람난 여인'이라 불리는지 조금은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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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낮에는 이 모양입니다. 영락없는 멕시코 모자를 닮았죠? 해가 지면 서서히 꽃잎을 다물어 버립니다. 그리고 아침해를 받으면 다시 꽃잎을 활짝 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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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도 몇번 씩 꽃 모양이 달라집니다. 바람이라도 부는 날이면 가는 대궁은 여지없이 흔들립니다. 사진에 담기에는 영 안 좋은 상황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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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카메라와 함께 하지만 이런 봄꽃은 눈으로 보는 맛이 최고입니다. 카메라부터 들이대는 것 보다 천천히 눈으로 즐긴 다음 사진으로 담으면 느낌은 배가 됩니다. 꽃의 모양이나 특성을 이해해야 된다는 얘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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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이미 소문난 얼레지 군락지입니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다녀갔더군요. 봐서는 안 될 꼴도 보고, 무식한 사진가들의 몰지각한 행태도 만났습니다. 사진을 찍는 건지 그림을 그리는 건지 낙엽을 다 긁어 내고는 그것도 모자라 땅까지 파해치고 사진을 찍더군요. 왜 사진을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집에 있는 화분의 꽃을 찍는게 낫지 말입니다. 야생화는 있는 그대로일때가 가장 아름답습니다. 낙엽에 덮히고, 바람에 흔들리는 모습 그대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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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욕심입니다. 괜찮은 사진 한장 건지겠다고 말입니다. 참 궁금합니다. 그렇게 찍은 사진 뭐에 쓸까요. 전시회를 할 건지 아니면 공모전에 출품이라도 할려는지... 꽃이 아직 피지 않은 얼레지를 캐간 흔적도 보이더군요. 하나 알려드리죠. 얼레지 뿌리는 무지 깁니다. 그래서 절대 캐가기 힘듭니다. 당연히 장소를 옮기면 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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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지지 않습니까. 눈으로 보면 더 멋집니다. 나 혼자 즐기겠다고 캐가는 사람이나, 뭔 작품을 찍겠다고 땅바닥을 박박 긁는 사람이나, 단 한번 만이라도 느긋하게 눈으로 감상해 본적이 있는 지 묻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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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은 있는 그대로일때가 가장 아름답습니다. 그 자연 속에 자라는 야생화 또한 그렇지요. 누구나 즐길 권리가 있습니다. 다음 사람을 위해 흔적을 남기지 않는 마음가짐이 중요하겠지요. 

쓸데없이 말이 길어졌습니다. 죄송합니다. 얼레지 한테는 미안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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