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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마다 열리는 무주 장터에서 만난 풍경
무주에는 네 군데의 재래시장이 있습니다. 5일 마다 장이 서는 반딧불 장터(무주장), 삼도봉 장터(설천장), 덕유산 장터(안성장), 대덕산 장터(무풍장)이 그곳입니다. 요즘 눌산은 이 무주의 재래시장을 취재하고 있습니다. 무주군에서 재래시장만 모아 책자를 발행하는데, 이 작업에 눌산이 가담하고 있습니다.
며칠 째 물건을 파는 사람과 사는 사람이 뒤섞인 장터에서 놀다 보니 별의 별 풍경을 다 만납니다. 오늘은 '브래지어 채워주는 경찰관'을 만났습니다. 속옷 파는 아주머니의 걸죽한 입담과 길 가던 사람들을 한바탕 웃게 만는 '특종'입니다.^^
'대체 이게 무슨 시추에이션' 이냐구요? 상황은 이렇습니다. 장터 풍경을 스케치 하고 있는데, 속옷 파는 가게 아주머니가 "나도 좀 찍어 줘" 하십니다. 이왕이면 속옷 입고 멋지게 말입니다. "잠깐만 기다려 봐~" 하더니 지나가는 경찰관의 도움을 요청합니다.
"이봐요~ 경찰관 아저씨~"
"부라자 좀 채워줘봐요~"
주저없이 "그럽시다"하는 경찰관. 잘 안되는지 한참 걸립니다. 어색하긴 해도 진지한 모습이 믿음직스럽습니다.^^
원래 이 복장으로 장사를 한답니다. 그래야 잘 팔린다나요.
속옷을 고르는 어르신. 저 트렁크 팬티는 세 장에 만 이천 원입니다. 싼거죠? 눌산은 저거 세 장 사다가 잠옷으로 입고 잡니다.^^
어르신이 흥정을 합니다.
"만 원에 줘~"
"빤스 세 장을 어디가서 이 가격에 사요~"
"그럼 내 천 원 더 주지."
"아따~ 이 할배, 나 죽기 전에 천 원 더 갖다 줘요.ㅎㅎ"
마냥 웃는 아주머니 모습이 멋지십니다.
8년 째 장터마다 다니면서 속옷을 파는 아주머니십니다. 성격 무지 좋으시더군요. 요즘은 경기가 좋지 않아 예전만 못하지만, "나만 어려운 거 아녀~" 하십니다.
많이 파세요~~~~
물건을 흥정하는 것도, 브래지어 채워주는 경찰관도, 이런 오일장에서나 만날 수 있는 풍경들이죠. 옛 모습 사라진 장터지만, 사람은 여전합니다. 현대식으로 바뀐 장터 풍경은 맘에 안들지만, 분위기는 사람이 만드는 것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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