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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주 이야기

덕유산 ‘어사길’ 걷고, 국내 유일 ‘식물보전센터’ 탐방

by 눌산 2022. 7.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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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유산 국립공원 자연환경해설사와 함께 어사길걷고, 국내 유일 식물보전센터탐방

구천동 관광단지가 있는 덕유마을 주민들이 지난 63일과 4일 이틀 간 축제를 열었다. ‘국립공원과 함께하는 구천동 덕유리 마을로 가는 축제라는 이름의 행사는 처음부터 끝까지 마을 주민들이 준비하고 진행한 순수 민간 축제다. 두 가지 프로그램으로 진행한 행사를 통해 마을을 방문한 관광객들은 덕유산 자연환경해설사의 해설을 들으며 어사길을 걷고, 일반인들은 갈 수 없는 국립공원 연구원 소속의 식물보전센터를 찾아 멸종 위기에 놓인 자생 식물들을 보존, 증식시키는 현장을 탐방할 수 있었다.

덕유산 국립공원 김경식 자연환경해설사의 설명을 듣고 있는 참가자들

이번 축제를 기획한 덕유마을 주민인 김승태 축제 사무국장은 코로나로 침체된 지역 경제를 활성화시키는 게 첫번째 목적이다. 앞서 진행된 마을 경관 사업을 통해 마을 골목길에 꽃을 심었고, 이번 축제는 관광객들과 함께 덕유산의 소중한 자원을 탐방하며 지역의 가치를 널리 알리는 차원에서의 행사다라면서 예상보다 많은 관광객들이 프로그램에 참여해 행사를 준비한 마을 주민들의 입장에서 힘은 들지만 보람이 크다고 전했다.

마을 주민들의 행사에 덕유산국립공원에서는 드라마를 통해 인기를 얻으며 품절사태까지 빚은 전지현 곰돌이 인형야생동물 보호 종()’SNS 인증샷 이벤트 상품으로 제공하고 인력을 지원했다. 덕유산 국립공원 강성민 행정과장은 주민들이 축제를 연다는 소식을 듣고 보탬이 되고 싶은 마음에 행사 지원과 관련해 여러 차례 논의를 했다. 덕유산 울타리 안에 사는 한 가족이라는 생각에 지원을 하게 됐다라면서 이번 축제가 코로나로 침체된 지역 경제가 살아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마을 축제를 준비하고 진행한 덕유마을 주민들과 덕유산국립공원사무소 이부영 씨

 

해설이 있어 유익했던 어사길 걷기

사전 예약을 통해 회당 10명씩 하루에 2회 진행하는 어사길 탐방은 덕유산 국립공원 소속 김경식 자연환경해설사가 동행했다. 기자는 어사길을 여러 번 걸었지만 해설을 들으면서 걷는 어사길은 색다른 느낌이었다. 평소라면 그냥 지나쳤을 나무와 풀과 꽃, 작은 곤충 하나도 놓치지 않고 유심히 관찰하며 자연의 신비를 경험할 수 있게 된 소중한 시간이었다.

기자가 동행한 오전 10시 탐방시간에는 모두 일곱 명이 참여했다. 축제 종합안내소가 있는 다목적광장을 출발해 어사길로 들어서면서부터 김경식 해설사의 해설이 시작되었다.

어사길

이 나무는 비목나무인데요. 나뭇잎 향기를 맡아보세요. 향기가 진하죠? 대부분의 나무들은 애벌레가 천적이랍니다. 애벌레의 주식이 나뭇잎이니까요. 나뭇잎은 자신들의 적인 애벌레들로부터 보호하기 위해서 냄새를 풍긴답니다. 애벌레에게 나뭇잎이 맛이 없게 느끼게 하기 위해서죠. 시간이 흐르면서 내성이 생기기도 하지만 어느 정도는 자신을 보호할 수 있답니다.”

김경식 해설사가 건넨 비목나무 잎은 향기가 아주 진했다. 허브향이랄까. 향이 좋은 비목나무 잎과 꽃은 차로도 마신다고 한다. 이른 봄 흔히 만날 수 있는 생강나무 꽃 역시 비목나무처럼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향을 풍기지만 사람에게는 향기로운 꽃차의 재료가 되기도 한다.

한 발자국 걸을 때마다 김경식 해설사의 해설이 이어졌다.

초봄에 피는 애기똥풀은 아시죠? 애기똥풀은 줄기를 자르면 노란 애기똥 같은 유액이 흘러 애기똥풀이라 불리죠. 이것을 보세요. 붉은 유액이 흐르죠? 그래서 이름도 피나물이랍니다.”

해설사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참가자들은 다들 놀라운 표정들이었다. 무심코 지나치던 것들에 그런 오묘한 의미가 숨겨져 있었다니! 전주에서 가족과 함께 참여한 한 참가자는 우연히 왔다가 행사가 있어 참여했는데, 기대 이상이었다, 가족끼리만 걸었으면 그저 평범했을 숲과 길이 해설 덕에 재미와 의미가 있는 배움터가 되었다.”라며 감회를 전했다.

식물보전센터 강근혜 연구원과 탐방객들

 

식물보전센터에서 만난 멸종 위기 식물들

오후에는 국립공원 연구원 소속의 식물보전센터를 탐방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평소라면 갈 수 없는 곳이라는 얘기를 들었던 만큼 가장 기대가 컸던 곳이다. 멸종 위기에 놓인 한국 의 자생식물을 중심으로 증식과 보존을 하는 현장은 신비로움 그 자체였다.

소순구 식물보전센터 센터장은 사라져버릴지도 모를 멸종 위기 식물을 증식하고 보존하는 기관이다. 조직배양을 통해 대량 증식을 하고, 한지형과 난지형, 그리고 구상나무 2만 개체를 증식하고 있는 아고산대 온실 등 3개의 온실이 있다라며 센터에서 하는 일과 시설에 대해 소개했다.

식물보전센터 소순구 센터장이 탐방객에게 구상나무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소순구 센터장과 강근혜 연구원의 안내로 아무데서나 볼 수 없는 귀한 한국 고유종을 만날 수 있었다. 멸종 위기종 1급과 2급인 풍란과 석곡, 지네발란, 대청부채 등이 그것이다. 특히 매일 정확한 시간대에 꽃을 피운다는 대청부채는 멸종위기 2급으로 충남 태안 해안에 자생하는데, 신기하게도 오후 4시에 개화하고, 저녁 10시면 꽃잎을 다물어버린다고 한다. 강근혜 연구원은 연구 결과, 벌이 찾아오는 시간대에 개화하는 것을 확인 했다라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아고산대 온실에서는 구상나무가 대량 증식 중이었다. 채 한 뼘이 안돼 보이는 크기가 5년생이라는 말에 언제 사라질지 모를 한국 고유종에 대한 소중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것을 새삼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끝으로 소순구 센터장은 희귀식물을 보호하고 연구하는 유일한 기관이 덕유산에 있다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한다면서 허브식물 식재 체험을 끝으로 탐방 행사를 마무리했다.

구상나무

[알고 가면 좋은 tip]

해설사와 함께 하는 덕유산 국립공원 탐방은 홈페이지를 통해 예약하면 누구나 참여가 가능하다. 어사길과 향적봉 두 개 코스로 10시와 2시 하루 두 차례 진행한다. 소요시간은 약 1시간 30. 문의 전화 063-322-3473(덕유산국립공원 탐방안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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