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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오지114

졸업생 네 명의 산골분교 졸업식 경상북도 봉화 낙동강 최상류 마을 분천분교 졸업식이 있었습니다. 졸업생은 네 명입니다. 한 가족으로 6년을 함께한 아이들은 사이좋게 똑같이 같은 중학교에 입학하게 됩니다. 오붓한 한 가족이 따로 없습니다. 도시라면 감히 상상할 수 없는 산골마을 아이들만의 특권이라면 특권이겠지요. 눌산이 봉화 가는 날은 비가 내렸습니다. 졸업식이 있기 하루 전 날입니다. 하지만 다음날 폭설이 내렸습니다. 종일 내리고도 모자라 다음날, 그 다음날까지 내린 눈은 40cm에 달했습니다. 아침부터 부지런히 준비했지만 눈 쌓인 강변길을 빠져나가는 길은 작전을 방불케 했습니다. 봄 눈은 습설입니다. 물기 머금은 촉촉한 습설은 무지 미끄럽습니다. 천하무적 세렉스도 엉금엉금 기어서 굴러갑니다. 분천분교 네 명의 졸업생 중에서도 민선이는.. 2010. 2. 16.
산 넘고 물 건너 찾아 간 합강마을 강마을하면 먼저 여유로움이 느껴집니다. 느리게 흐르는 강변에 풀을 뜯고 있는 소와 그 뒤를 졸졸 따르는 송아지 한 마리, 그리고 모락모락 피어나는 굴뚝 연기는 왠지 더 포근해 보입니다. 아마도 이런 풍경이라면 섬진강 변 강마을이 제격입니다. 그에 반해 낙동강은 좀 분위기가 다릅니다. 추위에 꽁꽁 얼어 붙은 강은 처절해 보이기까지 합니다. 산을 넘고 물을 건너야 만날 수 있는 '합강'은 낙동강 최상류 지역에 있습니다. 낙동강과 재산천이 만나는 합수머리로 강마을의 여유로움보다는 첩첩산중 분위기에 더 가까운 곳입니다. 합강의 들목 삼동치 전망대에 서면 속이 뻥 뚫리고도 남을 시원한 전망이 펼쳐집니다. 협착한 골짜기를 휘감아 돌아나가는 낙동강입니다. 저 아래 하류가 청량산이고 상류는 태백방향입니다. 낙동강 1천.. 2010. 2. 8.
산에 사는 사람들 우리나라 처럼 산지가 많은 경우도 드물다고 합니다. 덕분에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골골이 들어 선 사람의 마을이 하나 둘 사라지면서 그 자리를 대신해 펜션이나 별장이 들어섭니다. 가끔은 자연이 좋아 찾아든 사람들이 살기도 하고요. 사람들은 왜 산을 찾을까요? 운동삼아 등산을 하고, 은퇴 후 노후를 산에서 보내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산은 휴식의 공간이자, 삶의 마지막 종착지인 셈입니다. 동해바다가 지척인 경상북도 포항에도 그런 마을이 있습니다. 산꼭대기 넓은 분지는 오래전 부터 마을이 형성된 곳입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원주민은 떠나고 지금은 세 가구만이 살고 있습니다. 임진왜란 당시 피난민들에 의해 형성 된 이 마을에는 20여 년 전 정착한 노부부와 사진의 산장, 그리고.. 2010. 1. 30.
혼자서 통나무집 짓는 할아버지 일흔이 넘은 어르신이 혼자서 통나무집을 짓고 계십니다. 감히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지만 눌산 눈으로 직접 봤으니 사실입니다. 지난 2년 간 약 2천 8백 개의 통나무를 쌓아 올린 어르신의 집은 아직 미완성입니다. 혼자서 들기도 힘든 통나무를 직접 쌓아 올렸다는게 믿기질 않습니다. 차곡차곡 쌓아 올린 나무는 이미 어르신과 한몸이 된 듯 했습니다. 죽은 나무지만 한겨울 온기가 느껴지는, 생명이 숨쉬고 있었습니다. 요즘 눌산은 오지여행을 하고 있습니다. 이 땅의 오지는 이미 사라지고 있지만 아직 남아 있는 사람의 마을들입니다. 사람과 자연이 어울린 생명이 숨쉬는 땅 말입니다. 하필 가장 춥다는 날만 골라 다닙니다. 복이 터진 셈이지요. 유난히도 추운 골짜기 깊숙한 곳이지만 그곳에는 사람이 있어 온기가 흐릅니.. 2010. 1. 29.
이색마을, 절벽 위에 사람의 마을이 있다 걷기도 힘든 산꼭대기 절벽 위에 마을이 있습니다. 낙동강이 흐르고 산안개가 너울거리는 눈 앞에 펼쳐지는 장관에 입이 다물어 지질 않습니다. 하지만 멋지다.는 말보다, 이 땅은 참 넓구나.란 생각이 먼저 듭니다. 눌산은 이런 오지마을을 찾을때 마다 하는 생각이 있습니다. 우리 땅의 주인은 평생을 그곳에서 살아 온 사람들이라고. 어느 누구도 마음데로 할 수 없다라는 것입니다. 종일 비가 내리는 날이었습니다. 그 많던 눈이 다 녹아흐를 만큼 포근한 날이었습니다. 하지만 보기에는 멀쩡해도 응달진 곳은 아직 빙판입니다. 덕분에 차로 갈 수 있는 길까지 걸어서 갔습니다. 산꼭대기 절벽 위에는 마을이 있습니다. 여러가구가 삽니다. 마을과 마을, 집과 집은 이런 오솔길로 이어집니다. 여기가 우리 땅 맞아? 그렇습니다... 2010. 1. 22.
정선 단풍나무골에서 만난 사람들 사람 좋아 여행을 시작했고 그 사람으로 인해 자연을 보는 눈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눌산은 언제나 사람 중심 여행을 합니다. 울산바위를 보기 위해 설악산을 가는게 아니라 그 울산바위 아래 사는 이들을 만나기 위해 간다는 얘기지요. 골 깊은 고장 정선에는 눌산이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이 삽니다. 아마도 다 만나고 올려면 일주일은 눌러 앉아 있어야 할 만큼요. 그래서 소리소문없이 몰래 다녀왔습니다.^^ 정선 오대천에서 20리 길을 들어가면 43년 전 귀순한 이 선생님 부부의 오두막이 있습니다. 선생님 부부는 있는 그대로 비춰지기를 원했습니다. 그래서 많이 조심스럽습니다. 단지 이 땅에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이런 삶도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었습니다. 빌딩 숲에서 아웅다웅 살아가는 사람들이 더 불쌍하다는 생각을.. 2010. 1. 15.
강원도 산골에서 맛 본 개마고원식 강냉이죽 강원도 심심산골에 나뭇꾼과 선녀가 삽니다. 개마고원이 고향으로 43년 전 귀순한 이선생님 부부입니다. 눌산이 존경하는 분들입니다. 폭설 속에 찾아간 오두막에서 이선생님이 손수 강냉이죽을 끓여주셨습니다. 아무나 안해주는데, 상석이가 왔으니 맛보게 해주시겠다면서요. 고마운 말씀이고, 죄송스러운 마음이었습니다. 선생님이 끓여주신 강냉이죽은 개마고원식으로 허기와 추위를 견디게 하는 음식입니다. 먹을게 궁하던 시절 선생님의 고향에서는 최고의 음식이었다고 합니다. 이선생님의 오두막 가는 길은 그야말로 고행의 길입니다. 특히 폭설이 내린 후라 오가는 길에 고생 좀 했습니다. 왕복 16km의 눈길을 말입니다. 강냉이죽 끓일 준비를 하십니다. 가장 먼저 아궁이에 장작을 더 밀어 넣고. 삶은 옥수수를 준비했습니다. 개마고.. 2010. 1. 14.
54년 만에 전깃불 들어 온 오지마을 대한민국 땅에 전기없는 마을이 있을까요? 실제로 있답니다. 첨단에 첨단을 달리는 이 시대에 호롱불과 촛불을 켜고 살아오신 할머니가 계십니다. 강원도 인제 OOO 마을에 홀로 사시는 할머니는 시집와 54년을 그렇게 사셨습니다. 오지여행을 하면서 알게된 할머니댁에 전기가 들어왔으면 좋겠단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방송과 신문 잡지에 소개하면 도움이 될까도 했습니다. 늦었지만. 많이 늦었지만. 할머니댁에 전기가 들어왔습니다. 폭설 내린 날 전기 들어온지 3일 된 할머니댁을 다녀왔습니다. 할머니댁은 해발 800미터 산꼭대기입니다. 설악산 대청봉과 오대산을 마주하고 있습니다. 허리를 90도로 숙여야 할 만큼 경사가 급한 길을 1시간 가량 걸어가야 합니다. 할머니댁은 너댓 번 찾았습니다. 갈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경.. 2010. 1. 11.
강원도 폭설의 현장 속으로 서울에 25cm의 눈폭탄이 쏟아지던 날 눌산은 강원도로 달렸습니다. 그리고 그 눈속에 갇혀 닷새를 지냈습니다. 허벅지까지 빠지는 눈길을 걸었고 앞을 분간하기 힘들만큼 쏟아지는 눈을 바라봤습니다. 영하 30도 추위에 몸은 꽁꽁 얼어버렸습니다. 눈만 보면 환장하는 눌산이지만 설경보다 더 아름다운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인제지역에 30cm 폭설이 쏟아진 날 44번 국도입니다. 체인도 없이 달리다 홍천에서 겨우 체인을 구했습니다. 맨땅이 사라진 눈길을 달리는 기분은 경험해보지 않은 분들은 모르실겁니다. 차랭 통행까지 뜸해 불안과 흥분의 연속이었습니다. 인제에서 31번 국도를 따라 내린천으로 접어듭니다. 눈은 점점 더 쌓여만 갑니다. 이곳은 인제 OOO 마을 입구입니다. 요즘 잘 나가는 방송 '1박2일'에 두 번이.. 2010. 1.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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