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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루와~' 재밌는 문구로 유혹하는 벽화마을 전라북도 무주군 부남면 도소마을 멀리서 바라보면 마치 등불을 켜 놓은 듯, 대낮인데도 주변이 환하다. 밭도랑에 목련나무 한 그루가 가던 길을 멈추게 한다. 목련꽃 아래에서는 노부부가 밭을 갈고 있다. 자연스럽게 이 목련꽃에 이끌려 마을 안길로 접어들었다. 며칠 전 지나는 길에 이 목련나무에 꽃망울이 맺힌 것을 봤었는데, 불과 이틀 사이에 활짝 피었다. 올 봄은 꽃이 피고 지는 것이 예년하고는 많이 다르다. 시기도 빠르고, 꽃이 피고 지는 순서도 다르다. 뒤죽박죽이다. 대신 꽃봉오리가 풍성하다. 마을 안으로 들어서자 재밌는 문구가 새겨진 벽화가 그려져 있다. 인근 중학교 학생들이 그린 모양이다. 노인들이 많은 시골마을에 어울리지 않은 글귀들이지만, 신선하다. 환한색의 벽화들이 마을을 밝고 화사하게 만들었다.. 2016. 4. 12.
강마을, 복사꽃 일장춘몽(一場春夢)이라! 한바탕 봄날의 꿈을 꿨다. 만리장성을 열두 번도 더 쌓았다. 봄날의 꿈은, 강물 위를 떠다니는 봄 햇살 같은 것. 흩날리는 벚꽃 잎이 아스라이 멀어져 간다. 피고, 지고, 또 피고, 지고를 반복하던 봄꽃이 떠나간다. 덩달아 봄날의 꿈도 스러진다. 금강이다. 흘러가는 강물 따라 사람의 마을도 흐른다. 벚꽃 잎이 흩날리더니, 이내 복사꽃이 만발했다. 저 멀리 산 깊은 골짜기에는 산벚꽃이 꽃불을 켰다. 2016. 4. 12.
'환상의 꽃길' 금강 마실길, 잠두마을 옛길 봄꽃 피는 속도에 탄력이 붙었다. 새순이 돋고 꽃이 피어나는 속도로만 치자면 우사인 볼트 못지않다. 며칠 새 완연한 봄빛이 물든 잠두마을 옛길을 올 들어 두 번째 걸었다. 오메! 환장하것네. 소리가 절로 나온다. 금강은 지금 온통 연둣빛이다. 연분홍 개복숭아꽃이 강변 쪽을 이미 물들였다. 산자락으로는 조팝꽃이 흐드러지게 가지를 늘어뜨리고 있고, 가장 늦은 벚꽃도 당장이라도 꽃망울을 터트릴 기세다. 문제는 꽃이 피고 지는 순서다. 예전에는 이 잠두마을 옛길에 벚꽃과 개복숭아나무꽃, 조팝꽃이 거의 동시에 피었다. 그래서 ‘환상적인 꽃길’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그런데 요즘은 각자 따로 논다. 하나가 질 때면 또 다른 하나가 피는 것이다. 다른 곳에 비해 벚꽃이 늦게 피는 지역이라 어떤 때는 꽃과 잎이 동시에 .. 2016. 4. 11.
연둣빛 산길을 걷다! 산과 강, 들녘에는 새 생명이 움트는 소리들로 요란합니다. 얼었던 땅이 녹아 흐릅니다. 계곡의 물은 철철 넘쳐흐르고, 여기저기에서 모여든 물은 강으로 하나가 됩니다. 몸집을 불린 강물은 제 갈길 유유히 흘러갑니다. 덩달아 들녘의 농부들은 손놀림이 바빠졌습니다. 마을마다 통통거리는 경운기 소리가 봄이 왔음을 알립니다. 산에서 내려오는 어르신들 망태 속에는 고사리가 한 가득입니다. 강길 걷다 산길로 접어들었습니다. 숲 사이사이 빼꼼한 틈이라도 보이면 어김없이 진달래가 피어 있습니다. 나무가 베어진 숲은 온통 연분홍 진달래 밭입니다. 더불어 나무에서는 새순이 돋아나고 있습니다. 연두! 이 봄, 가장 아름다운 색이 아닐까요. 늦은 오후 햇살이 눈부십니다. 간간히 불어오는 바람 덕분에 걷기에는 그만입니다. 텅 빈.. 2016. 4. 9.
무주벚꽃, 무주 반딧불장터에서 서면마을 가는 길 무주 벚꽃명소 두 번째입니다. 이즈음이라면, 대한민국 땅은 온통 벚꽃 천지가 됩니다. 내노라하는 벚꽃명소를 제외하고라도 산과 강, 도시와 농촌에는 자랑하고픈 벚꽃길 하나쯤은 있으니까요. 물론 각자의 특징이 있습니다. 또한 사람마다 취향에 따라 좋아하는 곳들이 따로 있습니다. 벚꽃 철이면 트로트 음악소리 요란하게 들리는 축제장도 있겠고, 소문나지 않은 고요한 곳도 있겠지요. 제가 알기로 무주 벚꽃명소들은 그리 요란하지 않습니다. 대부분 지역 주민들만이 찾는 곳들이고, 여행자들이 일부러 오지는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지금 소개하는 무주 반딧불장터에서 서면마을(무주읍 대차리) 가는 길은 외지인은 절대 몰라서도 못 오는 곳입니다. 무주 읍내를 가로지르는 남대천입니다. 곧, 이 길의 끝인 서면마을에서 금강과 .. 2016. 4. 8.
무주 벚꽃, 한풍루 간밤에 돌풍과 함께 폭우가 내렸습니다. 봄바람에 흔들리던 풀꽃과 나무들이 하룻밤 사이 몰라보게 달라졌습니다.새순이 돋고, 생기가 돕니다. 비 개인 후하면 벚꽃길이죠. 꽃비가 내린, 벚꽃이 흩날리는 꽃길을 걷는 일은, 이 봄 가장 멋진 경험이니까요. 무주에도 벚꽃 명소가 여럿 있습니다.이미 소문 난 무주구천동 벚꽃길이 있고,무주 사람들만 간다는,읍내 한풍루 벚꽃이 있습니다.한풍루를 비롯한 읍내지역은 오늘 현재 90% 이상 개화했습니다.이번 주말까지는 볼만할 것 같습니다. 무주 시외버스터미널 건너편 언덕 위에 자리한 한풍루는전주 한벽당, 남원 광한루와 함께 호남 3대 누각 중 하나라고 합니다.넓은 잔디밭이 있어 따뜻한 봄날 도시락 들고 가면 한나절 행복한 시간이 되겠지요. 한풍루 옆에는 최북미술관과 김환태 .. 2016. 4. 7.
비 개인 후 간밤에 내린 폭우에, 바람에, 그래도 무탈했구나. 살구꽃이 흐른다. 수선화가 떠난 자리에 튤립이 피었다. 단풍나무에 새순이 돋고 목단 이파리도 무성해졌다. 잔디는 하루아침에 초록 옷으로 갈아입었어. 기특하게도 잘 자란다. 그래서, 비 온다고 짜증내면 안 되는 거야! 2016. 4. 7.
[전남 곡성] 하심(下心)으로 안내하는 숲길 끝에, 태안사 섬진강, 보성강 건너, 숲길이 끝나는 곳에, 동리산 태안사, 동백꽃 산사의 숲길은 마음을 씻어 주는 길입니다. 절집은 숲길이 끝나는 곳이 있습니다. 태안사는 2km에 이르는 울창한 숲길이 제대로 남아 있는 절집 중 하나입니다. 기생오라비 같은 포장도로가 아닌, 먼저 폴폴 나는 흙길입니다. 매표소를 지나 조태일 시문학관, 능파각, 일주문에 이르는 이 길에는 모두 네 개의 다리가 놓여 있습니다. 먼저 속세의 미련을 버리지 못했으면 돌아오라는 귀래교(歸來橋), 마음부터 씻고 들어오라는 정심교(淨心橋), 세속의 모든 번뇌를 씻고 지혜를 얻어 가라는 반야교(般若橋), 도를 이루기 전엔 속세로 돌아오지 않는다는 해탈교(解脫橋)까지. 모퉁이 한 굽이 돌때 마다 몸과 마음은 정화가 됩니다. 걸어서 가야하는 이유가 있습.. 2016. 4. 6.
섬진강과 보성강을 따라가는 곡성 벚꽃길 곡성 기차마을 종점 가정역에서 압록마을-보성강 줄기 따라 태안사 입구까지 불과 일주일 전 태백에서 눈을 만났다. 그것도 발목까지 빠지는, 완전한 겨울풍경을. 그런데 일주일 뒤 섬진강에서 꽃비 날리는 벚꽃길을 걸었다. 벚꽃구경은 따가운 햇살에 땀흘리며 걷는 것보다 꽃비 날리는, 비오는 날이 오히려 좋다는 것은 느껴본 사람만이 안다. 섬진강 상류 곡성 벚꽃길은 곡성기차마을 종점이 있는 가정마을에서 시작된다. 17번 국도 건너편 산자락을 휘감아 도는 이 길은 섬진강을 사이에 두고 17번 국도와 나란히 구례구역까지 이어진다. 어디에 내놔도 빠지지 않는 아름다운 길이지만, 화개 십리벚꽃길이나 구례 섬진강 벚꽃길의 명성에 밀려, 덕분에 한갓지다. 인파에 떠밀려 정신없는 것 보다 느긋하게 즐길 수 있다. 가정역에서 .. 2016. 4.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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