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전체 글보기2285 이 봄, 최고의 호사! 너도바람꽃, 꿩의바람꽃, 중의무릇을 만나다. 삽질하다 뜬금없이 카메라를 들었다. 봄이 그리웠다. 작은 흔적이라도 만날 수 있을까, 부푼 기대를 갖고 산을 오른다. 이른 봄 가장 먼저 핀다는 너도바람꽃을 만나러 가는 길이다. 첫 봄, 첫 야생화를 만나러 가는 길은 언제나 설렌다. 첫사랑 여인이라도 만나러 가는 기분이랄까. 만나면 좋고, 그렇다고 만나지 못해도 서운하지는 않다. 잠시지만, 행복하잖아. 먼 산, 스키장 슬로프에서는 잔설이 빙하처럼 녹아 흐른다. 겨울이 떠나고 빠르게 봄이 올라오는 중이다. 산중의 봄은 메마른 낙엽 더미 속에서 가장 먼저 만날 수 있다. 자, 이제 보물 찾기를 시작해볼까. 예리한 눈빛으로 맨땅 위를 스캔하듯 흝는다. 이른 봄 피는 야생화들은 워낙 작아서 유심히 살피지 않으면 보이지 않는다. 실수로라도 밟을 수 있고 코앞에 .. 2016. 3. 17. 은행나무 아래서 태어난 '은행이' '은행이'의 고향은 시골 중학교 은행나무 아래다. 은행이를 처음 발견한 아이들이 은행이라는 이름을 붙여줬다. 은행나무 이파리가 노랗게 물들었던 지난가을 태어난 은행이는 어느 날 혼자가 되었다. 태어나자마자 어미는 사라졌고, 여섯 형제 중 은행이를 제외한 다섯 형제는 차례로 죽었다. 학교 아이들에 의해 처음 발견된 은행이를 아이들과 선생님들이 우유와 영양제를 먹여가며 보살피다 우리 집으로 오게 되었다. 다행히도 은행이는 아이들과 선생님의 정성으로 어느 정도 건강한 상태가 되었고, 두려움과 낯선 환경에 대한 거부감으로 사람의 손길조차도 피하던 녀석은 우리 집에서 며칠 머무는 동안 안정을 되찾게 되었다. 처음 우리 집에 올 때는 야생에 가까웠다. 예민하고 앙칼지고. 사람에 대한 아픈 기억이 있는지, 경계도 심.. 2016. 3. 3. 겨울과 봄의 밀당 봄볕에 몸 말리고 마음 말려 놨더니,비에, 눈에, 매서운 바람에, 눈보라까지.다시 온 세상이 꽁꽁 얼어붙었다.대충 좀 하지, 밀당 치고는 좀 심하다. 2016. 2. 29. [전남 장흥] 2번 국도 따라가는 남도 봄마중 멀리 보이는 덕유산 능선에 잔설이 서서히 녹기 시작했다. 그렇다고 하루아침에 봄기운을 기대한다는 것은 무리다. 대개는 4월까지 눈이 쌓여 있어 산촌의 봄은 멀고도 험하다. 볕 좋은 날이면 몸이 먼저 반응을 한다. 자연스레 집 밖으로 내몬다는 얘기다. 어디를 갈까 단 1초도 고민할 이유가 없다. 긴 겨울의 끝자락에 갈 곳이라고는 남도 땅 말고 또 어디가 있겠는가. 순천에서 2번 국도를 탔다. 고속도로가 목포까지 시원스럽게 뚫렸다는 얘기를 익히 들었지만, 봄마중 나온 여행자에게는 한시가 급한 게 아니라 눈에 담을 풍경 하나가 그리운 법이다. 남는 건 시간 밖에 없으니 굳이 고속도로를 탈 이유가 없다. 국도도 빠르다는 생각에 고흥 어디쯤인가에서 좁고 굽은 길로 들어선다. 아니나 다를까 고질병인 안구건조증이 순.. 2016. 2. 28. 새해 첫 복수초 3시간을 달렸다. 같은 남도 땅에서 3시간이면 먼거리다. 이맘때면 들려오는 복수초 소식을 들으러 간다. 복수초는 왕복 6시간을 운전하는 수고쯤은 감수해야 하는 귀한 봄 손님이다. 목적지는 남도 끝자락에 아스라이 달라붙은 섬마을이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매서운 봄바람이 몰아친다. 바닷가로 내려서는 것을 포기하고 숲으로 들어선다. 순간, 거짓말처럼 바람은 멈추고, 고요가 흐른다. 가녀린 꽃대를 드러 낸 복수초가 환영의 미소를 짓는다. 어느 누가 이 미소에 반하지 않으랴. 땅바닥에 바짝 엎드려 새해 첫 복수초를 영접한다. 반갑다. 고맙다. 복수초(福壽草)란 이름은 복과 장수를 상징하는 의미로 꽃말은 '영원한 사랑'. 2016. 2. 28. 눌산의 뜬금없는 여행, 토크 & 트레킹, 금산여관 게스트하우스 순창 금산여관 게스트하우스에서 강연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한국의 오지와, 길에서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 트레킹, 자연과 지역주민을 생각하는 여행이라는 주제였습니다. 넓은 강당이 아닌, 77년 된 한옥 공간이 주는 편안함과 가까이 마주보고 앉아 느끼는 서로의 숨소리가 저에게는 색다른 경험이었습니다.토요일 아침에는 함께 섬진강을 찾았습니다. 이날 만은 저도 여행가가 아닌 여행자가 되어 뒤를 따릅니다. 아침 안개가 자욱한 강을 따라 두어 시간 걸으면서 자연의 소중함과 서정적인 풍경 가득한 섬진강 강마을도 만났습니다. 짧아야 아쉬운 법입니다. 먼 길 달려와 함께 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또 뵙겠습니다. 2015. 12. 6. 첫눈 때아닌 폭설에, 우두둑, 나뭇가지 부러지는 소리가 요란하다. 물기 가득한 습설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부러지는 설해목들이다. 이런 습설은, 설해목은 3월쯤에나 볼 수 있는데, 첫눈에 이런 경우는 참 드물다. 남쪽에는 여전히 떠나지 못한 가을이 맴돌고 있는데, 하루아침에 겨울로 순간이동 한 느낌이다. 도톰한 자켓 입어주고, 히터 빵빵하게 틀고, 첫눈 만나러 간다. 2015. 12. 1. [충북 영동] 영동 반야사, 가을 가을 반야사. 열흘 전 쯤 다녀왔다. 가을 끝자락, 아니 겨울 초입이지. 남도 끝으로 한참은 내려가야 남은 가을 한조각이라도 만날 수 있으려나. 가을이 떠나자마자, 첫눈 눈 소식이 들려온다. 자꾸 창밖을 바라본다. 혹시 가는 비가 눈이 되어 내리지 않나 해서 말이다. 2015. 11. 25. [경북 김천] 가을, 직지사 눌산입니다. 게으른 1년을 보냈습니다. 주인 없는 빈 집 꾸준히 찾아주셔서 고맙습니다. 안부 글 주신 분들께는 답변도 못 드렸네요. 죄송하다는 말씀드립니다. 이따금, 남의 집 담장을 기웃거리듯 이 집을 다녀갔습니다. 집 비우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민망하고 쑥스러워서 내 집을, 내 집 마냥 드나들지 못 했습니다. 집주인이 밖으로 나도니 찾아오는 손님맞이야, 말하면 뭐 하겠습니까. 그동안 싸늘히 식은 빈 집에 다시 군불을 지피렵니다. 따스한 온기 가득한 집으로. 늘산의 뜬금없는 여행, 이제 집 주인 역할 충실히 하겠습니다. 가을, 직지사 다녀왔습니다. 2015. 11. 25. 이전 1 ··· 49 50 51 52 53 54 55 ··· 254 다음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