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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중일기183

펜션 주인의 여름 지난 글들을 보니 '펜션 주인의 여름'이란 제목의 글이 여럿 있다. 벌써 여섯 번째 여름이다. 펜션 주인으로 말이다. 딱 두 해만 하자고 시작한 일이었는데, 사람 일은 모른다는 말이 딱 맞다. 여름 한달은 매일 청소를 하고 빨래를 하는 반복되는 일상이지만, 아침마다 산책을 한다. 모두가 잠든 시간에 동네 한바퀴 도는 일은, 내가 이 자리에 있는 이유이기도 하니까. 오늘 아침 산책에도 다롱이가 따라 나선다. 아마 다롱이도 나와 같은생각을 하고 있지 않을까. 그래? 너도 산골 고양이 잖아~ 거대한 절벽을 두룬 적상산 아래 나의 집이 있다. 언제나 같은 사진을 찍고 있지만, 참 괜찮은 풍경이다. 일기예보에 오늘도 비가 온단다. 잿빛 하늘이 싫지만은 않다. 그동안 가뭄에 가까울 정도로 비가 오지 않았던 무주는,.. 2013. 7. 31.
다롱아 산책가자~ 개도 아닌 녀석이, 언제나 졸졸 따라 다닌다. "다롱아~ 산책가자~"하고 부르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 따라 나온다. 오직 먹고 자는 것에만 관심이 많은 녀석이지만, 때론 좋은 친구가 된다. 다롱이는 요즘 처마 밑에서 잔다. 낮잠도, 밤잠도. 비 때문인 것도 같고, 이 집을 지키기 위해 멀리 보기 위한 의지인 것도 같다. 아, 또 하나 이유는, 요즘 아이들 손님이 많아 귀찮아서 그런 것 같기도 하다. 아무튼, 다롱이랑 산책 간다~ 잠이 덜 깼나? 느리다. 언제나 조심스러운 발걸음. 겁이 많은 녀석이다. 연못 개구리 구경하는 중. 앗! 다람쥐 발견~~ 현재는 조심스럽게 주시 중. 살금살금... 놓쳤다.ㅋㅋ 바스락 거리는 소리에도 놀랄 만큼 겁이 많은 녀석이지만, 함께하면 든든하다. 그나저나 야옹이 얼굴보기 .. 2013. 7. 30.
무주에도 연꽃이 이상한 여름이다. 장마 중이라는게 맞나 싶다. 무주는 가뭄이 우려 될 만큼 그동안 비가 안 내렸다. 윗동네에 폭우가 내릴때도 무주는 화창했다. 오늘 시원하게 내렸다. 많은 비는 아니지만, 계곡이 살아났다. 물소리가 들린다. 새로 이사 온 뒷집 오리들도 신났다. 무주 읍내에도 연꽃 방죽이 있다. 넓지는 않지만 산책 삼아 한바퀴 돌만 하다. 맛있게도 생겼다. 소시지 아니다. 부들이라는 녀석이다. 2013. 7. 23.
옆집 도라지, 양귀비, 호박꽃 무주는 내일이면 장마가 끝이란다. 지난 주에 좀 내린 것 빼고는 비 다운 비가 오지 않았다. 겨우 계곡에 쌓인 물때 청소 정도. 요즘은 일기예보가 비교적 잘 맞는다. 하지만 무주에 살면서 느끼는 것은 있는 그대로 믿기 보다는, 전주와 대전 같은 인근 지역 예보를 분석 할 필요가 있다. 무주가 자리한 위치를 보면 중부와 남부, 중부 내륙에 걸쳐 있기 때문이다. 그것도 예보하는 최저 강수량이 내린다. 이번 장마기간 내내 그랬고, 늘 그랬다. 지난해 가을 이사 온 아랫집에 도라지 꽃이 피었다. 한창 꽃이 좋더니 이제는 서서히 지고 있다. 아랫집 아주머니가 심었는데, 내가 보고 즐긴다. 사진을 좀 아는 녀석이구나. 제 때 딱 앉아 준다. 역시 아랫집 양귀비 무심코 지나치는 호박꽃도 꽃이다. 이것은 우리집 비비추.. 2013. 7. 14.
야옹이가 돌아왔다. 녀석. 시계를 차고 다니나? 저녁나절이면 어김없이 나타난다. 하루에 한번. 늘 같은 시간에 나타난 녀석은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곤 다시 나간다. 야옹~하고 말이다. 종일 어디서 뭘하고 다니는지 궁금하다. 얼굴에는 상처 투성이다. 그래도 고맙다. 하루에 한번이지만, 꼬박꼬박 들어와 주는 것만 해도 어디야. 다롱이는 하루종일 이러고 논다. 아니 이러고 잔다. 덥구나. 나도 덥다. 푹푹 찌는 더위에 개망초도 고개를 푹 숙였다. 소나기라도 내렸으면 좋으련만. 그래도 여긴 무주다. 해발 500m 산골이란 얘기다. 해가지면 선선한 바람이 불어 온다. 열대야가 없는 것만 해도 어딘가. 2013. 7. 11.
준수 닮은 다롱이 눌산은 '아빠 어디가?" 팬이다. 집에 TV는 없지만, 담당 작가와 장소 섭외 때문에 알게 되면서 인터넷을 통해 거의 빠짐없이 보고 있다. 처음은 매력덩어리 후한테 홀딱 반했고, 지금은 은근히 멋진, 준수 팬이 되었다. 준수가 좋은 이유라면, 하나 더 있다. 다롱이가 준수를 닮았단 말이야. 성격 좋고, 왠만해서는 삐치지도 않고, 엉뚱하다. 또 있다. 생선이라도 주면 밥그릇까지 박박 긁어서 먹는다. 방문을 마음대로 열고 다니는 녀석, 하지만 닫을 줄을 몰라 맨날 혼난다. 언젠가는 문 닫고 다니는 날이 올거다. 다롱아~ 그렇지? 하, 이 녀석 잠자는 모습 좀 보게. 언제나 삐딱이다. 앉는 것도, 걷는 것도, 뛰는 것도, 잠자는 모습도, 다 삐딱이다. 낮에도 자고, 밤에도 잔다. 야옹이 엉아가 없어서 그렇지?.. 2013. 6. 8.
우리는 '식구' 같은 밥그릇을 쓰고, 같은 곳을 바라보는, 야옹이와 다롱이는 식구다. 다롱이는 따라쟁이다. 야옹이 뒤를 언제나 졸졸 따라 다닌다. 그것도 이 집 안에서만. 집을 벗어나면, 먼 산 바라보듯, 아쉬움의 눈빛으로 그저 바라보기만 한다. 그리고는 간절한 눈빛으로 기다린다. 또 있다. 사냥을 못한다. 나름, 무진 애를 쓰는 모습이 보이지만, 나방 하나도 제대로 못 잡는다. 그런 다롱이를 야옹이는 자식 처럼 이뻐한다. 아무리 심한 장난을 쳐도 다 받아 주면서 말이다.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두 녀석이지만, 둘은 가족이다. 함께 밥을 먹는 '식구'다. 2013. 6. 6.
다롱아~ 뭐해? 녀석, 참 호기심도 많다. 어제는 종일 비가와서 꼼짝 못하고 있다가 비가 그치자 아침부터 졸졸 따라 다닌다. 신기한 것도 많고, 참견 할 것도 많다. 녀석은 아직도 애긴 줄 안다. 1년 전, 이맘때 이 집에 올때와 별반 달라진게 없어. 뭐지? 꼼짝 않고 뭔가를 바라보고 있다. 벌? 너 그러다 벌에 쏘인다. 작년인가, 야옹이 엉아처럼. 야옹이가 날아다니는 벌을 건드려 쏘인 적이 있었다. 눈이 퉁퉁 부었었지. 비가 그쳤다. 예보와는 달리 많아야 2~30mm 정도 내렸다. 그래도 단비다. 꽃가루가 쌓여 지저분했는데, 말끔히 청소가 됐다. 난생 처음 내 손으로 심은 꽃이다. 작약. 비에, 꽃이 활짝 피었다. 뒤란 당산나무는 초록이 더 짙어 졌다. 이번 주말부터 무주 반딧불축제가 열린다. 비 개인 후 반딧불이가 .. 2013. 5. 28.
문 좀 열어 주세요~ 숫컷인데도 새끼 가졌냐고 물어 볼 정도로 뱃살이 축 쳐져 있던 녀석이, 이젠 살이 빠져 날씬해졌다. 털이 너무 빠져 방에 못 들어오게 했더니 난리도 아니다. 간절한 눈빛으로 "문 좀 열어주세요~"하는 표정이다. 말도 한다. 그렇게. 믿거나 말거나. 혼자서 문을 열고 들어오는 것은 물론이고, 방법창을 열다 안 열리면 뜯어 버린다. 그런데 문을 열 줄은 아는데, 닫을 줄은 모른다. 조만간 그러하지 않을까. 나는 다롱이를 믿는다. 내가 졌다. 의자 밑 핑크색 방석이 다롱이 자리다. 좋냐? 니가 좋으면 나도 좋다. 2013. 5.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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