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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길105

[충남 금산] 오롯이 나 홀로 걷고 싶은 당신, 금산 보석사로 가시라 절집 본래의 모습보다 숲길이 더 유명한 사찰이 있다. 오대산 월정사나 능가산 내소사 전나무 숲길은 주객이 전도된 느낌을 받을 정도로 명소가 된지 오래이다. 몇 백 미터에 불과한 산사의 이 짧은 숲길들이 여행자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는 이유는 뭘까. 제대로 된 숲길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산사의 고즈넉한 이미지와는 전혀 다른 포장도로와 생뚱맞은 거대한 구조물들은 오히려 여행자들의 외면을 받기 마련이다. 없다 보니 남은 숲길이 귀한 대접을 받을 수 밖에. 보석사 전나무 숲길은 200여 미터에 불과하지만 좁은 진입로에 빽빽이 들어찬 전나무가 인상적이다. 유명 사찰에 비해 조금은 덜 번잡하다. 평일이라면 고요한 산사의 정취를 즐기기에 더 없이 좋다. 보석사 숲길은 봄에는 연둣빛 신록, 가을에는 은행나무 단풍길이.. 2017. 4. 23.
[한겨레신문] 섬진강 상류 따라 산길·강길 봄 산책 [ESC] 여행 전북 순창 섬진강변 강경마을의 야생차밭과 ‘예향천리 마실길’ 도보 여행 섬진강 상류 경치 중 첫손에 꼽히는 ‘장군목‘ 유원지. 요강바위를 비롯해 물살에 파이고 닳은 기묘한 바위들이 이색적이다. 변덕스러운 봄 날씨는 올해도 어김없다. 이른 봄꽃 소식에 들떠 있던 때에 강원 산간에서 눈 소식이 들리더니 전국적으로 세찬 비바람이 연 사흘 몰아쳤다. 비가 그치고 잠시 정신을 차리고 보니 온 세상이 벚꽃 천지다. 물오른 봄날의 풍경을 만나기 위해 섬진강으로 달렸다. 섬진강 상류인 순창이다. 상류는 구례에서 시작해 하동으로 이어지는 섬진강 하류와는 전혀 다른 풍경이 펼쳐진다. 계곡이라기엔 넓고 강이라고 하기엔 폭이 좁은 물줄기다. 주로 암반으로 이루어져 백사장은 찾아보기 힘들다. 섬진강 상류 주변의.. 2017. 4. 17.
따뜻한 봄날 걷고 싶은 길, 여덟 곳 살아 숨 쉬는 모든 생명체는 동면을 한다. 사람도 예외일 수는 없다. 그런 이유로 봄은 생명의 계절이다. 긴 겨울 축적 된 기운을 모아 새순을 돋고, 꽃을 피운다. 사람은, 가슴을 열고, 오감으로 대지의 힘찬 기운을 받아들인다. 문 밖으로 나가고 싶은 욕구가 넘쳐나고, 움츠린 어깨와 굳은 몸에 생기가 돈다. 자연과 가장 가까이 마주하는 방법으로 걷기만큼 좋은 수단이 또 있을까. '걷기'의 의미는 죽자 사자 이를 악물고 걷는 고행의 길과는 다르다. 굳이 거리와 시간에 의미를 부여할 이유도 없다. 보고 싶은 만큼, 걷고 싶은 만큼만 걸으며 자연과 호흡하면 되는 것이다. 오래 묵을수록 좋은 것들이 많다. 길도 그렇다. 사람의 발자국을 먹고 자란 옛길은 발바닥으로 전해져 오는 감촉이 다르다. 길에서 향기가 난다.. 2017. 3. 3.
[강원 양양] 폭설 후, 양양 눈길을 달린다. 심장이 쫄깃쫄깃해지는 긴장감이 좋았다. 백설기 가루를 뿌려 놓은 듯, 눈길은 포근포근하다. 한 시절, 아니 한 평생 눈 속에 살아도 좋을 것 같았다. 바람이 만든 눈 더미를 넘을 수 없어 고립되기 일쑤다. 몇 해를 그렇게 설악산 아래에서 보냈다. 원 없이 눈을 볼 수 있는 곳이라는 이유로. 여전히, 눈길을 달린다. 2017. 2. 6.
사람을 만나고, 자연과 하나되는 트레킹의 매력 금강변 마실길 2코스, 잠두마을에서 서면마을까지 7.2km 요즘 걷기가 대세다. 아니 열풍이라해도 과언이 아니다. 걷기 관련 상품이 봇물을 이루고, 한집 건너 아웃도어 용품 전문점이 들어서 있다. 2층을 올라가는데도 엘리베이터를 타던 사람들까지 걷기에 열광한다. 그 이유가 뭘까. ‘걷기’에는 절차가 필요 없기 때문이다. 배낭 하나 둘러메고 떠나면 그만이니까. 복잡한 요즘 세상에 참 단순하기 그지없는 여가생활 아닌가. 바로 이런 이유로 사람들은 걷기에 열광한다. 등산을 즐기던 이들까지 합세해 이젠 온 나라가 거대한 하나의 길로 연결되었다. 등산보다 ‘걷기’에 더 매력을 느낀다는 이들도 있다. 그렇다면, 등산과 걷기의 차이는 뭘까. 등산은 수직이동이다. 정상을 향해 오르는. 그에 반해 걷기는 산 아랫도리를 .. 2016. 4. 24.
촉촉한 산길 끝에, 나만의 아지트 있다. 비가 그치고, 하늘이 열린다. 산봉우리에 걸린 구름이 골짜기를 타고 흐른다. 촉촉한 산길을 오른다. 이런 날은 임도가 좋다. 7부 능선 위로는 여전히 연둣빛이지만, 그 아래로는 이미 초록빛이다. 이즈음에만 볼 수 있는 산빛이다. 탁 트인 시야와 적당히 넓은 폭은 우선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 안전하다는 의미다. 임도의 매력은 또 있다. 급경사가 없다는 점이다. 적당히 오르락 내리락을 반복하면서 산허리를 휘감아 넘어간다. 좀 더 느리고, 좀 더 여유롭게 걸을 수 있다. 촉촉한 산길이 끝나는 곳, 나만의 아지트다. 멀리 금강이 흐른다. 더 멀리 산 너머에는 구름이 흘러간다. 2016. 4. 22.
금강이 흐르는 무주 앞섬마을 홍도화 가로수길 앞섬마을은 자연부락 명으로 행정상의 지명은 무주읍 내도리다. 앞섬은 뱀처럼 구불구불하다는 뜻의 사행천(蛇行川)인 금강이 휘감아 흐르는 강마을로 다리가 놓이기 전까지는 강과 절벽에 가로막힌 ‘육지 속 섬마을’이었다. 일교차가 크고 일조량이 풍부해 과육이 부드럽고 맛과 향이 강한 것으로 알려진 무주 반딧불복숭아의 주산지인 앞섬마을 일대는 지금 꽃천지다. 복사꽃이 활짝 꽃을 피웠고, 배꽃과 가로수로 심어진 홍도화가 만발했다. 홍도화 가로수길은 앞섬(전도) 다리에서 뒷섬(후도) 다리 입구까지 이어진다. 좌우로는 온통 복숭아 밭이고, 크게 휘돌아 금강이 흐른다. 홍도화 가로수길은 1km 내외로 거리는 짧지만, 붉은 겹꽃이 화려해서 주변의 복사꽃과 배꽃을 압도하는 분위기다. 뒷섬 다리(후도교)를 건너서 강변으로 내.. 2016. 4. 17.
금강에는 꽃물이 흐른다! 금강변 마실길, 잠두마을 옛길 올 들어 세 번째다. 봄이면 꼭 가는 길이다.가지 않으면 몸살이 난다. 그 길은 ‘잠두마을 옛길’이다. 비단(錦) 강(江) 금강에는 꽃물이 흐른다. 강변에는 벚꽃, 조팝꽃, 복사꽃, 살구꽃, 사과꽃이 피었다. 금강이 왜 비단 강이 되었는지, 4월에 그 의문의 해답이 풀린다. 금강은 천리를 흐른다. 장수 뜬봉샘에서 군산만 서해바다까지. 그중 20km 정도가 무주를 지난다. 그 20km 구간이 바로 ‘금강변 마실길’이다. 옛길과 도로를 연결해 만든 걷는 길이다. 벚꽃은 만개했다. 이미 꽃잎이 떨어지는 곳도 있다. 바위 절벽 구간은 기온이 높고, 강변은 낮다. 그런 이유로 꽃이 피고 지는 순서가 다르다. 이 길은 금강변 마실길 20km 구간 중 하나로 '잠두마을 옛길'이다. 반딧불이가 서식하는 지역으로 일명 .. 2016. 4. 14.
'드루와~' 재밌는 문구로 유혹하는 벽화마을 전라북도 무주군 부남면 도소마을 멀리서 바라보면 마치 등불을 켜 놓은 듯, 대낮인데도 주변이 환하다. 밭도랑에 목련나무 한 그루가 가던 길을 멈추게 한다. 목련꽃 아래에서는 노부부가 밭을 갈고 있다. 자연스럽게 이 목련꽃에 이끌려 마을 안길로 접어들었다. 며칠 전 지나는 길에 이 목련나무에 꽃망울이 맺힌 것을 봤었는데, 불과 이틀 사이에 활짝 피었다. 올 봄은 꽃이 피고 지는 것이 예년하고는 많이 다르다. 시기도 빠르고, 꽃이 피고 지는 순서도 다르다. 뒤죽박죽이다. 대신 꽃봉오리가 풍성하다. 마을 안으로 들어서자 재밌는 문구가 새겨진 벽화가 그려져 있다. 인근 중학교 학생들이 그린 모양이다. 노인들이 많은 시골마을에 어울리지 않은 글귀들이지만, 신선하다. 환한색의 벽화들이 마을을 밝고 화사하게 만들었다.. 2016. 4.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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