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728x90
반응형
생명력 한동안 벌들이 몰려들더니 잠잠해졌다. 꽃가루가 날려 어수선했고, 이젠 아카시아 향기가 방안까지 스며든다. 봄의 흔적들이 떠나는 중이다. 좀 부지런해보자 했던 올봄 역시 게으름의 시간이었던 것 같다. 생강꽃차하고 산초잎차 좀 만들어봤고, 금강 오지마을 방우리까지 가서 따왔던 아카시아꽃차는 실패한 것 같다. 맛이 영 아니다. 고사리는 딱 먹을만큼만 말렸다. 움직이면 다 먹을거리라고 하던 상조마을 행운님 말씀처럼 산골생활은 하기 나름인 것이다. 좀 더 부지런했더라면 다래순이랑 이팝나물 좀 말려 뒀으면 했는데, 이미 여름이 가까이 와 버렸다. 봄은 또 온다. 게으른자의 여유아니겠는가. 마당을 콘크리트로 덮은 후 작은 틈에서 풀이 자랐다. 처음에는 민들레하고 씀바귀만 보이더니 해가 갈 수록 같은 자리에서 올라오는.. 2012. 5. 18.
솜나물 야생화를 좋아한다. 사진에 담는 맛도 좋지만, 바라보는 느낌이 더 좋다. 키가 크고 화려한 꽃보다 이른봄 피는 작은 풀꽃이 더 좋다. 사실 이즈음에 피는 꽃들은 다 화려하다. 신록이 우거지고 그늘지는 숲에서는 키가 커야한다. 초록 속에 돋보이기 위해서는 더 화려하지 않으면 눈에 띄지 않는다. 5월의 야생화들이 키가 크고 화려한 것은 제각각의 자태를 뽑내기 위한 것이다. 유일사 오르는 길에서 만난 솜나물이다. 햇볕을 좋아하는 녀석이라 숲에서 벗어나 피었다. 나도 좀 봐달라는 듯이 말이다. 잎과 줄기에 뽀송한 솜털을 가지고 있어 솜나물이라 불린다. 꽃잎까지 솜털로 치장한 솜다리와 구별된다. 워낙 화려한 꽃이 많아 그런지 눈길 받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더 눈길이 간다. 다음백과사전 / 국화과(菊花科 Aste.. 2012. 5. 16.
야옹이의 기상시간은 오후 5시 야옹이의 활동시간은 오후 5시부터 다음날 새벽까지. 시간하나는 칼같이 지킨다. 하루종일 자는 녀석이라 불러도 대답 안한다. 통조림이나 꺼내면 몰라도 제 집에서 나오지도 않는다. 그러다 더우면 그늘로 이동, 다시 잔다. 그러던 녀석이 오후 5시만 되면 어김없이 일어나 부산을 떤다. 산책을 따라 나서는 시간도 바로 이 시간 이후다. 눈도 말똥말똥, 배고프다고 밥달란다. 주인의 동선을 일거수일투족 따라 다닌다. 마당에서 간만에 꽃사진 좀 찍고 있었더니 졸졸 따라 다니면서 참견을 한다. 기다려주고, 그러다 다시 졸졸~ 사람보다 낫다. 자세하나는 예술이다. 보는 사람마다 암컷이냐고 묻는 이유다. 2012. 5. 16.
쥐오줌풀 이름은 좀 거시기 하지만, 그래도 꽃이다. 사람도 선입견 때문에 관계를 망치는 일이 있듯, 이런 풀꽃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오줌이 들어간 이름때문에 먼저 불쾌함을 느낄지 모르지만, 눈으로 보는 맛은 괜찮다. 뿌리에서 쥐오줌과 비슷한 독특한 냄새 때문에 붙은 이름이다. 쥐오줌풀이 있으니, 열매가 까맣고 동글동글해서 붙여진 이름인 '쥐똥나무'도 있다. 따지고보면 쥐는 사람과 가장 가까이 살고 있는 동물 아닌가. 쥐오줌 말고도 노루오줌, 여우오줌이란 꽃이름도 있다. 노루오줌 역시 뿌리에서 나는 냄새때문에 붙은 이름이고, 여우오줌은 꽃에서 풍기는 여우 오줌 냄새가 쥐를 떨게 한다해서 붙은 이름. 옛사람들에게는 쥐나 노루, 여우 모두 가까이 접하며 살았던 동물들이다. 요즘처럼 적이 나닌, 상생의 관계였을지도 모른.. 2012. 5. 16.
[걷기 좋은 길] 한강 발원지 검룡소 꿈 속에서라도 걷고 싶은 길, 한강의 발원지 검룡소(儉龍沼) 가는 길이다. 산안개 자욱한 숲길에서 오래된 필름 한통이 파노라마처럼 스쳐 지나간다. 안개비 내리는 아침 길 나서기를 망서렸지만, 참 잘 왔다는 생각을 했다. 볕 좋은 날이었더라면 그 감응이 덜 했을테니까 말이다. 창죽동 검룡소 주차장에서 이런 숲길로 1.3km 걸어 오르면 검룡소가 나온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숲길이라 해도 손색이 없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긴 두 강, 서해로 흘러가는 한강과 남해로 흘러가는 낙동강의 발원지가 있는 태백은 '강들의 고향'이다. 또한 동해로 흘러가는 오십천의 발원지도 태백에 있다. 514km를 흐르는 한강의 원천 검룡소다. 원천은 고목나무샘과 물구녕석간수, 제당굼샘 등에서 각각 지하로 1~2km쯤 흘러 내려와 .. 2012. 5. 16.
당개지치 꽃말은 '축배' 수줍은 듯 고개 숙인 보랏빛 당개지치를 안개비가 내리는 태백산 깊은 숲에서 만났다. 그늘지고 습한 곳에서 자라는 지치과의 여러해살이풀로 당꽃마리(唐-), 송곳나물, 산가자(山茄子), 지장나물 등으로도 불린다. 당개지치에서 ‘당(唐)’은 원산지가 중국이라는 뜻이고, ‘지치’는 우리가 말하는 약초를 의미한다. 꽃말은 '축배'. 술잔으로 쓰기에는 너무 곱다. 물기 가득 머금은 보랏빛이 선명하다. 보통의 풀꽃들이 축 쳐지는데 반해, 당개지치는 젖어서 더 당당해진다. 당개지치를 지장나물이라고 불리는 이유는 꽃이 마치 지장보살이 들고 있는 보석구슬과 닮아서라고. 적상산에도 이 당개지치가 많다. 국립공원 식물연구원 말에 의하면 당개지치는 원래는 적상산에 없는 식물이라고 한다. 산정호수 공사를 하면서 심었을 것으로 추.. 2012. 5. 15.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