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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대극 지난 3월 20일에 전북 완주 인근에서 우연히 만났던 붉은대극 꽃이 피었다. 딱 보름만이다. 빨간 막대기를 꼿아 놓은 듯한 새순이 인상적이었던 기억에 다시 찾아보았다. 붉은대극 새순 -> http://www.nulsan.net/1506 겉을 둘러싸고 있던 붉은 잎을 하나씩 벗어내며 연한 녹색의 꽃이 핀다. 붉은색이 강렬했던 새순은 더 연하게 변했다. 뿌리를 약재로 쓴다고 한다. 그래서 요즘은 찾아보기 힘들다. 다 캐가서 말이다. 아주 옛날에는 어땠을까. 옛 사람들은 무차별적인 채취는 하지 않았다. 딱 필요한 만큼만 채취해 썼다. 산나물도 마찬가지다. 떼거지로 몰려다니면서 싹쓸이 해버리는 요즘과는 달랐다. 저 붉은대극도 언제 수난을 당할지 모른다. 어느날 갑자기 싹 사라져 버릴지도 모른다. 약초든 꽃이든 .. 2012. 4. 7.
애기괭이눈 고양이 눈을 닮았다해서 괭이눈이라 부르는 녀석들. "고양이가 햇살 좋은 날 눈을 지그시 감고있는 모습과 같다." "작은 꽃송이와 안쪽에 있는 작은 수술의 모양이 마치 어둠 속에서 빛을 발하는 고양이의 눈을 닮았다." 등 괭이눈의 유래에 대한 설은 많지만, 분면한 것은 고양이 눈과 관련 있는 것 같다. 괭이눈은 애기괭이눈, 흰털괭이눈, 누른괭이눈, 선괭이눈, 금괭이눈, 가지괭이눈, 산괭이눈 등 종류도 무지 많다. 그중 애기괭이눈은 아주 작다. 촉촉한 계곡가 이끼가 붙은 바위에 자란다. 적상산 중턱 계곡에 막 피기 시작했다. 직접보면 더작다. 적상산 계곡의 봄은 멀었다. 애기괭이눈을 시작으로 너도바람꽃, 꿩의바람꽃, 중의무릇, 괭이밥, 피나물이 피어나는 이 계곡은 눌산 전용 놀이터다. 2012. 4. 7.
야옹이는 일광욕 중 창문을 활짝 열고 아침햇살을 온몸으로 받는 맛, 산골에 사는 특권이죠. 야옹이도 느낄 권리가 있습니다.^^ 창문을 열었더니 냉큼 들어옵니다. 눈치도 안보고, 허락도 없이. 들어오자마자 저러고 앉아 있네요. 등이 따뜻한가 봅니다. 슬슬 눈치 한번 보고는 맘껏 늘어집니다. 아~ 여기가 천국이구나~하는, 그런 표정으로. 빛과 그림자. 사진을 안 찍을 수 없는 아침빛입니다. 누구나 즐길 권리가 있단다. 사랑방이니까. 자라! 난 청소한다.^^ 2012. 4. 6.
지리산에 흙집 짓고 된장 만드는 총각 구정제 [산이 좋아 산에 사네] 지리산에 흙집 짓고 된장 만드는 총각, 구정제 우수가 지나면서 추위가 한풀 꺾이었다. 스마트폰 하나면 언제 어디서든 실시간으로 날씨 검색이 가능한 시대에 살고 있지만, 농사를 짓거나 산골에 사는 사람들은 여전히 절기에 의존하며 산다. 어쩜 그렇게 딱딱 들어 맞는지... 절기는 옛 사람들에게 있어 스마트폰이요, 일년 농사의 지표가 되는 셈이다. 꽁꽁 얼어 있던 계곡에서는 물소리가 요란하고, 앙상한 나뭇가지에서는 새순이 돋고 있다. 콘크리트 바닥처럼 딱딱하게 얼었던 땅 속에서는 웅성거리는 생명의 소리가 느껴진다. 만화가 출신 총각이 지리산으로 간 까닭은? 필자는 이맘때가 되면 어김없이 지리산으로 향한다. 지리산은 섬진강을 끼고 있어 봄이 가장 빨리 오는 곳 중 하나이다. 매화와 산수.. 2012. 4. 6.
노루귀 어제, 무주에서 노루귀를 처음 만났습니다. 덕유산이나 적상산 자락에서 왠만한 야생화는 다 봤는데, 이 노루귀는 어디 숨었는지 당최 보기 힘들었거든요. 이름없는 작은 골짜기, 이제 그곳을 노루귀골이라 부르겠습니다. 오래전 사람이 살았던 골짜기 전체에 넓게 분포되어 있습니다. 대부분 청노루귀입니다. 분홍 노루귀는 지고 있네요. 작고 앙증맞은 꽃입니다. 사진찍기 좋게 고목에 이끼가 붙어 있습니다. 아무도 다녀가지 않은 원시의 숲에서 이런 노루귀를 만난다는 것은 행운입니다. 대부분 소문난 군락지들이라 밟고 꺾인 야생화들을 만나는 일은 고통이거든요. 늘 하는 얘기지만, 이런 야생화들은 만나는데 의미가 있습니다. 낙엽더미 속에 숨은 녀석들을 찾아다니는 재미 말입니다. 좋은 사진보다는, 보고 느낍니다. 매마른 대지에.. 2012. 4. 6.
얼레지 얼레지를 처음 만났던 그날도 바람이 불었다. 여인의 치맛자락같은 꽃잎은 골짜기를 온통 보랏빛으로 물들렸다. 그곳이 바로 '천상의 화원' 곰배령이다. 하늘 아래 세상은 아니었다. 그래서 천상의 화원이라 이름 붙였다. 그렇게 얼레지를 처음 만난게 20여 년 전의 일이다. 얼레지는 바람을 만나야 제맛이다. 가는 대궁은 여지없이 흔들린다. 무더기로 피어나는 얼레지는 바람과 함께 춤을 춘다. 파인더로 보는 것보다, 눈으로 먼저 봐야한다. 눈으로 보고 가슴으로 느껴야 얼레지를 알 수 있다. '바람난 여인'이라는 얼레지의 꽃말은, 그래서 붙여진게 아닐까. 바람 만난 얼레지. 우연의 일치일까. 바람이 심한 이 계절에 피는 꽃들은 대부분 바람과 연관이 있다. 얼레지의 꽃말이 '바람난 여인'이고, 너도바람꽃, 꿩의바람꽃,.. 2012. 4.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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