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전체 글보기2285 낙동강에서 만난 가을 어느덧 3년 전의 일입니다. 딱 이맘때였지요. 그때 전 낙동강에 있었습니다. 강물 위를 흐르는 바람을 동무 삼아 홀로 걷고 있었습니다. 바람은 유일한 길동무였지요. 하얗게 서리 내린 이른 아침부터 밥짓는 연기 모락모락 피어 오르는 해질녘까지 강을 따라 걸었습니다. 낙동강을 왜 갔냐구요? 가을을 피해 도망갔습니다. 가을이 무서워서요. 아니 가을을 맞는 제 자신이 두려웠는지도 모릅니다. 그러거 있잖아요. 왠지 사고칠 거 같은 기분 말입니다. 52일 동안 낙동강을 따라 걸었습니다. 태백에서 부산 을숙도까지 장장 천삼백리 길입니다. 이 땅 끝에서 끝까지 걸었던 셈입니다. 10월 1일 태백 황지에서 만난 노란 은행잎을 52일 뒤 부산 을숙도에서도 만났으니 결코 좁은 땅은 아니더군요. 이맘때가 되면 낙동강이 그립습.. 2008. 10. 31. 만추의 적상산 금요일부터 화요일까지 참 바쁜 시간을 보냈습니다. 덕유산 자락에 있는 무주도예원에서 마당불축제가 있었고, 연이어 찾아 온 지인들과 오랜만에 술자리를 했습니다. 언제나 열려 있는 집이다 보니 손님들이 끊이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접대를 해야 한다든가 하는 어려운 손님은 없습니다. 다들 알아서 잘 노는 분들이죠.^^ 이른 아침 적상산 산정호수를 찾았습니다. 전망대 부근 숲은 이미 가을을 보내고 있습니다. 기본이 해발 천미터가 넘는 곳이다 보니 산 아래와는 전혀 다른 풍경입니다. 이른 아침 서걱이는 숲길을 걷는 기분, 상큼하죠. 서리가 내리고 부터 며칠째 아침 분위기는 이미 겨울입니다. 두터운 겨울 옷을 입고, 벽난로를 곁에 끼고 살아야 하니 말입니다. 적상산 전망대입니다. 양수발전소 구조물 중 하나인데, 조망.. 2008. 10. 29. 무주 밤하늘에 마당불 타오르다 2008년 10월 26일 (일) 22:39:01 최상석 시민기자 ozikorea@hanmail.net ▲ 25일 무주 안성면 공정리 무주도예원 운동장에 마당불이 타오르고 있다. 올해로 아홉 번 째를 맞는 무주 마당불축제가 25일 무주 지역 주민과 전국에서 온 관광객 등 5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무주군 안성면 공정리의 무주도예원에서 열렸다. 행사장에서는 도자기 만들기 체험과 작품 전시회가 있었고, 1부의 인도무용과 현대무용, 극단 숨의 연극이 끝난 후 거대한 마당불에 불이 붙자 참석자들은 일제히 환호하며 각자의 소망을 비는 시간을 가졌다. 2부에서는 무주 푸른꿈 고등학교의 보컬 ‘한겨레’와 들 꽃피는 학교의 ‘와일드 플라워’, 싱어송라이터 손지연의 노래, 모두가 하나가 된 풍물 한마당 등 공연이 이어져.. 2008. 10. 28. 한 그루 나무가 주는 행복 인디언들은 나무에게도 영혼이 있다고 믿었습니다. 그들의 나무에 대한 애정은 각별해서 가족이라 할 수 있을 겁니다. 개척자들이 그들의 터전을 황량한 벌판으로 만들때 목숨을 걸고 싸웠던 것도 그런 이유에서죠. 나무 뿐만 아니라 살아 있는 모든 생명체에 대한 시각은 각별했습니다. 자연을 생활의 도구나 수단이 아닌 동반자로 인정했기 때문입니다. 자연의 소중함은 누구나 알지만 그걸 실천하느냐 안하느냐의 차이겠지요. 우리 조상들도 나무를 함부로 베지는 않았습니다. 나무를 신으로 모시고 제사를 지내기도 했으니까요. 마을마다 입구를 지키고 있는 당산나무는 마을의 수호신이었고, 큰 어른이었습니다. 모두가 자연을 터전 삼아 살아가는 사람들의 최소한의 예의가 아닐까 합니다. 오래된 얘기지만 한아름은 되는 소나무를 벤 적이 .. 2008. 10. 24. '펜션 언제나 봄날'의 가을 지난밤 비가 몰고 온 바람이 가을을 만났습니다. 수북히 쌓인 낙엽더미가 기분 좋은 아침을 만들어줍니다. 펜션 언제나 봄날 뒤란에 있는 당산나무입니다. 수령은 520년, 보호수로 지정 된 저희 마을의 보물이지요. 저 너머로 보이는 멋진 건물은 '무주 서창 향토박물관'입니다. 지은 지 8년이나 되었다는데 아직 문을 열지 않고 있습니다. 저 당산나무 아래 평상은 길손들의 쉼터지요. 오다가다 앉아 쉬었다 가는 장소입니다. 아래 글에서 말씀드린 쓰레기 무단방치 장소이기도 합니다. 쓰레기를 평상 밑이나 나무 등걸 뒤에 꼭꼭 숨겨두고 갑니다. 그냥 평상 위에 두면 치우기도 좋잖아요.^^ 지난밤에 바람이 몸시 불더니 낙엽이 많이 떨어졌습니다. 잠들기 전부터 아침에 일찍 일어나 사진을 찍어야지 했는데. 너무 늦게 갔더니.. 2008. 10. 23. 진동리 단상 추적추적 가을비가 내립니다. 매서운 북서풍을 온 몸으로 받아야 하는 낙엽은 이미 겁을 먹고 낙화를 시작했습니다. 이파리 하나 없는 맨 몸으로 긴 겨울을 나겠지요. 환경이 만든 그들만의 살아 가는 방법으로 말입니다. 진동리는 한때 오지마을의 대명사로 불러던 곳입니다. 딱, 한때였지요. 지축을 흔들며 굴삭기가 몰려들어 왔고, 연이어 사람들이 꾸역꾸역 모여들기 시작했습니다. 산골 오지마을에는 유럽식, 아니 국적도 모르는 거창한 건물들이 줄지어 들어섰고, 관광버스가 줄을 이었습니다. 그곳에 가면 '천상의 화원' 있다는데. 기가막히게 멋진 숨겨진 비경이 널려 있다는데 그럴 수 밖에요. 단풍 명소를 소개하는 신문 잡지의 글을 보면 적상산이 많이 소개됩니다. 등산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한번 쯤 다녀가는 곳이지요. 그.. 2008. 10. 23. 남도 끝자락에서 만난 은빛 억새평원, 장흥 천관산 해발 723m의 천관산은 지리산, 월출산, 내장산, 내변산과 함께 호남의 5대 명산으로 손꼽히는 억새가 아름다운 산입니다. 천풍, 지제, 불두 등의 다른 이름도 갖고 있어 불교와 인연이 많은 산으로 89 암자가 있었다고 전해지며 곳곳에 암자 터가 남아 있습니다. 갓바위, 북바위 등 기묘한 바위 봉우리가 이색적입니다. 점점이 떠 있는 다도해의 섬들이 시원스럽게 바라보이는 조망이 좋고, 연대봉-환희대 능선에서 만나는 억새평원은 천관산 산행의 백미라 할 수 있습니다. 산행은 관산읍에서 10분 거리에 있는 장천재에서 주로 시작합니다. 길은 한적합니다. 좀 일러서 인지 산행객도 별로 없어 앞서거니 뒷서거니 줄을 설 필요가 없습니다. 앞사람 엉덩이에 가린 시야에 짜증 낼 일 없어 좋습니다. 천관산을 오르는 길은 여.. 2008. 10. 22. 또 다른 감동, 가을색 순창 강천산에서 만난 가을 어떤 드라마를 보니까 프로포즈를 위해 불꽃놀이를 준비했더군요. 돈 무지 많이 들었을 겁니다.^^ 극장이나 고급식당을 통채로 빌려 프로포즈하는 경우는 드라마에서 가끔 나오죠. 아마도 남자라면 평생 잊지 못할 단 한번의 프로포즈를 위해 갖가지 아이디어를 생각합니다. 모두가 감동을 주기 위함입니다. 평생 그런 마음으로 산다면 아무 문제 없겠지만. 일단 출발은 감동적입니다.^^ 살면서 사람에게 감동 받는 경우가 얼마나 있을까요. 참 안타까운 일이지만, 그리 많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건, 기대가 너무 크다보니 실망도 클 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사람이 사람에게 해 줄 수 있는 감동은 한정되어 있습니다. 또 다른 뭔가를 끊임없이 요구하는,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으니까요. 감동에 목마른 .. 2008. 10. 21. 나무하러 갔다가. 반갑지 않은 뱀 두 마리를 만났습니다.^^ 뱀띠인데도 뱀은 무지 싫습니다. 다른 사람과 함께 있어도 유독 제 눈에만 보입니다. 뱀이가요. 차라리 안보면 좋으련만. 보이면 징그럽고, 소름이 돋습니다. 뱀은 건들지만 않으면 절대 물지 않는다고 합니다. 당연한 일이죠. 가만 있는 사람 물 이유가 없으니까요. 대게는 꼬리를 밟았든가, 뱀이 스스로 위협을 느꼈을때 사람을 물게 됩니다. 다른 동물도 마찬가지지만 절대 뒤통수 치지 않는다는 얘깁니다. 뒤통수 치는 동물이 있습니다. 사람하고 발바리가 그렇습니다.^^ 사람이 뒤통수 치는거야 다 아실테고. 보통의 개들은 정면에서 위협하죠. 하지만 이 발바리란 녀석은 달려와 무는 경우가 있습니다. 작은 크기에 짧은 다리를 가진 너의 약점을 십분 활용한다고 하지만. 뒤통수 치.. 2008. 10. 21. 이전 1 ··· 213 214 215 216 217 218 219 ··· 254 다음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