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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강 단상(斷想) 초등학교를 섬진강에서 다녔습니다. 순자강(섬진강)과 보성강이 만나는 두물머리가 제 고향입니다. 두 강이 만나 섬진강이란 이름으로 하나가 됩니다. 섬진강의 본류인 순자강은 '순하디 순한' 강이란 뜻입니다. 섬진강 중류 쯤 되는 곳으로 제 고향을 기점으로 강다운 면모를 갖추며 강폭이 넓어집니다. 상류로는 바위가 많지만 이곳부터 하동포구까지는 백사장이 많습니다. 익히 알려진 하동포구 80리 길은 19번 국도가 지나고 이곳은 17번 국도가 지납니다. 이쯤되면 어딘지 아시리라 믿습니다. 17번과 19번 국도는 섬진강을 대표하는 길입니다. 매화마을과 쌍계사 십리벚꽃길, 그 유명한 화개장터가 있는 19번 국도는 이맘때면 꼬리에 꼬리를 문 자동차의 행렬로 몸살을 앓습니다. 그에 반해 17번 국도는 한발짝 물러선 변방과.. 2008. 4. 25.
화개동천(花開洞天)에는 꽃물이 흐른다. 쌍계사의 전신인 옥천사(玉泉寺)의 창건 설화에서 유래한 '화개'란 지명은 겨울에도 칡꽃이 만발해 생겨난 지명이다. 거기에 하늘과 잇닿은 신선이 사는 '동천'이 더했으니 지리산의 전설적인 유토피아, 즉 난리를 피하고, 굶어 죽지 않으며, 무병장수 할 수 있다는 이상향의 의미로 '화개동천'은 '사철 꽃이 피는 이상향'이란 뜻이 되겠다. 20여 년 살았던 저 윗동네를 떠나 이곳 지리산 자락으로 내려 온 건 고향이라는 이유보다는 순전히 추워서 였습니다. 산이 좋아 산중에서 살았지만. 어느 순간 '따뜻한 남쪽나라'가 그리웠습니다. 몽실몽실 봄 안개가 섬진강에 피어오르면 긴 겨울의 끝자락에 찾아오는 몸서리치는 그리움도 단박에 날려버릴 만큼 포근했습니다. 매화꽃이 낙화를 시작하면 섬진강에는 벚꽃이 만발합니다. 19번.. 2008. 4. 25.
강천산 맨발 트레킹 보송보송한 맨흙을 밟는 기분이 상쾌하다. 거추장스러운 옷 훌훌 벗어던진 느낌이랄까. 그리움에 몸부림치는 도시인들이 즐겨찾는 여행지 중 하나가 '오지'라면. 굴레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를 갈구하는 인간 본연의 습성이리라. 아쉬운데로 신발만이라도 벗어 던져버리자. 그리고 걷자. 맨발이 된 느낌은 기대 이상이다. 강천산의 상징 병풍폭포. 죄를 지은 사람도 이 폭포 밑을 지나게 되면 깨끗해 진다는 전설이 전해져 내려옵니다. 봄마중 나온 여인들의 뒤를 따라 강천사로 향합니다. 기암괴석으로 둘러 싸인 강천사 계곡은 사철 푸르답니다. 동물농장 앞으로는 메타세콰이어 길이 이어집니다. 메타세콰이어 길 하면 담양의 그 곳을 먼저 떠올리지만. 담양에서 순창으로 향하는 24번 국도나 순창읍내에서 강천산 가는 길목에도 그림같은 .. 2008. 4. 25.
불일암 가는 길 너무나 유명한 길이죠. 십리 화개 벚꽃길입니다. 십리, 아니 백리쯤 된다해도 좋을 길입니다. 꽃길이 끝나면 오롯한 숲길이 기다립니다. 불일암과 불일폭포 가는 길입니다. 2007.4 화개동천입니다. 협곡 양안으로는 차밭이 펼쳐집니다. 불일암을 가기 위해서는, 보통의 사람들은 쌍계사를 통해 오릅니다. 오늘은 입장료를 내지 않아도 되는 또 다른 길을 만나보겠습니다. 바로 국사암 길입니다. 쌍계사 입구를 지나쳐 1킬로 쯤 가다보면 국사암 이정표가 보입니다. 국사암에 주차 한 후 바로 저 노송이 우거진 숲으로 들면 쌍계사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나 불일암과 불일폭포로 이어집니다. 불일평전이라고 하죠. 오두막 산장이 있습니다. 산꾼들의 휴게소죠. 추적추적 내리는 비가 딱 어울리는 분위깁니다. 매화향은 더 진합니다. 불.. 2008. 4. 25.
봄에 취하고 화개 막걸리 한잔에 취하다. 거 참 독하네. 딱 한잔했는데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른다. 진달래 꽃 화전 안주 삼아 화개 막걸리 한잔에 세상이 다 내 것으로 보이네. 보슬보슬 내리는 봄비를 피해 산방 처마 밑으로 드니 꽃불이 산중을 훤히 밝힌다. 황토 흙을 바르고 산죽으로 지붕을 인 봉명산방. 집 구경 삼아 들어 간 산장지기 처소가 소박하다. 토담에 구들방, 조촐한 세간이 산중 오두막을 연상케 한다. 막걸리 한잔만……. 했더니 한 병 통째로 내주며 돈은 안 받습니다. 한다. 공짜라……. 분명 막걸리 한잔에 천 원 한다는 문구가 밖에 걸려 있드만. 사람보고 돈 받나……. 아무튼, 한잔 마셨다. 주인은 저 위 암자 스님 이삿짐 나르느라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주인 없는 빈방에 하나 둘 객들로 들어찬다. 서울서 온 이쁜 처녀 보살 둘이서 화전.. 2008. 4. 25.
장흥 토요시장에서 봄을 만나다. 봄을 실감할 수 있는 곳 중의 하나가 장터입니다. 특히 시골 장터에는 봄향기 가득한 먹을거리가 가득합니다. 봄나드리 길에 들르기 좋은 장터 한 곳 소개합니다. 전라남도 장흥의 토요시장은 관광객 유치를 위한 상설시장으로 2일과 7일 서는 오일장과는 조금 다른 분위기입니다. 우선은 도시 사람들 입맛에 맛는 꺼리들이 널렸습니다. 그렇다보니 장터를 어슬렁 거리는 사람들 대부분이 도회지 냄새가 납니다. 그렇다고 도시풍은 절대 아닙니다. 장꾼보다는 시골 할머니들의 좌판 위주로 장이 선다는 것입니다. 재밋는 것은 정찰제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할머니들의 덤으로 얹어 주는 인심에 따라 약간의 가격차이가 납니다. 말만 잘하면 덤으로 얻는게 더 많습니다. 장흥 읍내를 가로지르는 탐진강입니다. 탐진강을 가로막은 장흥댐이 들어.. 2008. 4. 25.
보길도에 가면 삼겹살과 전복을 바꿔 먹을 수 있다. 사람마다 여행의 의미는 다릅니다. 휴식과 재충전, 또는 새로운 세계에 대한 동경 등. 저 같은 경우는 특별한 이유가 없습니다. 그냥. 갑니다. 이번 보길도 여행도 그렇습니다. 보길도 여행이 한결 수월해졌습니다. 보길도와 마주 선 노화도와의 사이에 다리가 생겼기 때문입니다. 그동안은 해남 땅끝이나 완도에서 보길도 행 배를 타야 했습니다. 지금은 노화도를 경유해 다리를 건너 보길도로 들어가면 됩니다. 배타는 시간은 줄었지만 전체적인 시간은 비슷합니다. 중요한 것은 배삯이 저렴해졌다는 것이죠. 땅끝-노화도. 차량 14,000원(운전자 포함), 승객 4,900원. 노화도에서 꽃상여를 만났습니다. 예전에는 호상이라면 잔칫집 분위기였죠. 만장을 든 아이들은 길게 줄을 섰습니다. 달라진 것은 만장이 한 두개 밖에 없.. 2008. 4. 25.
지난 여름, 춘천 소설 봄봄, 동백꽃의 작가 김유정 문학촌입니다. 이곳 춘천 태생의 김유정이 만난 동백은 남도의 동백과는 다릅니다. 이른 봄 노랗게 피어나는 생강나무를 강원도에서는 동백, 또는 개동백, 동박꽃이라 부르니까요. 실제 있었던 웃지 못할 일화 하나 소개합니다. 모 스포츠 신문기자가 정선으로 취재를 갔습니다. 그곳에서 만난 어르신이 "봄이면 온 산에 동백이 지천으로 피어나" 했답니다. 기자는 그 동백이 그 동백인 줄 알고 그대로 기사를 썼는데, 그냥 동백이 피어난다고 만 썼으면 될 일을 온산을 동백꽃이 붉게 물들인다.라고 써버린 겁니다. 이 어이없는 사건은 인터넷 문화가 보급되기 전의 일이라 대충 넘어갔지요. 정선 아리랑에도 이 생강나무꽃이 등장합니다. 아우라지 뱃사공아 날 좀 건네주게 싸리골 올 동백이 다 떨어.. 2008. 4. 25.
수타사 / 강원도 홍천 - 지난 여름. 2008. 4.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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