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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의 최북단 마구령 아래 오지마을 남대리 늦은 밤 마구령을 넘었다. 마구령은 영주 부석사 뒤를 타고 넘는 고갯길이다. 십승지 중 하나인 충청북도 단양 의풍리와 김삿갓 묘가 있는 강원도 영월 노루목, 그리고 경상북도 영주 땅 남대리가 접한 삼도의 경계지역으로 태백과 소백 양백지간에 걸친 영남의 최북단 고갯길이다. 한때는 오지트레킹 명소로 알려진 곳이지만 지금은 대부분 포장이 되었다. 하지만 경사가 워낙 급해 초행길이라면 만만치 않은 고개다. 더구나 태풍이 훑고 지나간 뒤라 부러진 나뭇가지가 어지럽게 널려있다. 위험하다는 생각보다는 10년 만에 찾는 감회가 더 크다. 곰배령 아래 살던 지인이 남대리에 집을 지었다는 소식을 듣고 찾았다. 비 예보가 있었다. 아니다 다를까 보슬보슬 비가 내린다. 기온이 상승하면서 안개가 피어 오른다. 심야의 몽환적인 .. 2012. 9. 12.
삼둔사가리의 여름 조선시대 예언서인 정감록(鄭鑑錄)에는 라 하여 일곱 군데의 피난지소를 기록하고 있다. 난을 피하고 화를 면할 수 있는 곳이란 뜻으로, 전하는 말에 의하면 피난굴이 있어 잠시 난을 피했다 정착했다는데서 유래된 곳들이다. 이제 그러한 피난 굴은 찾을 수 없고 세 곳의 ‘삼(三)둔’과 네 곳의 ‘사(四)가리’만이 남아 있다. 삼둔은 강원도 홍천군 내면의 살둔, 월둔, 달둔이고, 사가리는 인제군 기린면의 아침가리, 명지가리, 연가리, 적가리로 예로부터 인정하는 오지 속의 오지들이다. 이러한 피난지소들이 홍천군 내면과 인제군 기린면에 집중된 이유는 다름 아닌 지형지세에서 찾을 수가 있다. 방태산(1,435.6m) 구룡덕봉(1,388.4m) 응복산(1,155.6m) 가칠봉(1,240.4m) 등 대부분 1천m가 넘는.. 2012. 9. 10.
여름 가고, 가을 온다. 한낮 햇살은 여전히 뜨겁다. 하지만 바람이 다르다. 여름 가고, 가을 왔다. 동네 아저씨들이 남의 집에 와서 뭔가를 열심히 찍고 있다. 아마도 사마귀나 곤충 종류인듯. 저 아저씨들 뭐하는 거지? 그것도 남의 집에서 말이야. 아저씨들 누구쎄요??^^ 녀석들의 어김없는 기상시간은 오후 5시. 잠이 덜 깬 다롱이는 야옹이 자리를 차지하고 앉았고. 자기 자리를 빼앗긴 야옹이 역시 꾸벅꾸벅 졸고 있다. 동네 냥이들과 또 한바탕 했는지 얼굴에는 상처 투성이다. 여름 갔다. 힘내라~ 가을은 역시 수확의 계절이다. 무주총각의 계절이기도 하지. 때이른 잣을 주워다 열심히 까는 중이다. 올 겨울에도 잣죽 실컷 먹을 수 있겠다.^^ 2012. 9. 3.
TV 없는 펜션, 무주 언제나 봄날 펜션이라 하지 않고, 여행자의 집이라 부르고 싶었던 이유는, 말 그대로 휴식의 공간이기를 바라는 마음이었습니다. 홈페이지도 만들지 않았고, 블러그 하나로 운영했던 이유도 그렇습니다. 광고를 통한 운영은 제가 바라는 공간을 만들 수 없다는 생각에서죠. 방마다 놓인 TV를 없애버렸습니다. TV 없는 펜션이라니? 하시는 분들도 계시겠지요. 제가 사실 실험 정신이 좀 강합니다. 15년 전에 유료 여행사이트를 운영한 것도 그렇고, 홈페이지 없는 펜션 운영을 시작한 것도 그렇습니다. 이제는 있는게 기본인 TV도 없앱니다. 하룻밤 TV 안본다고 세상이 바뀌진 않습니다.^^ TV가 없는 대신 머무는 동안 읽을 수 있는 책을 빌려 드립니다. 사랑방 책장에 책을 더 채워 놓겠습니다. 더불어 눈부신 아침과, 한낮의 고요와,.. 2012. 8. 20.
뒤란의 달개비, 닭의장풀 오늘 아침에야 만났다. 뒤란에 가득 피어 있는 달개비를. 7월 초부터 피어 있었을텐데, 인사가 너무 늦었다. 섭섭하디? 미안타. 그때는 보이지 않더라. 두 귀를 쫑긋 세운 모습이 금방이라도 훨훨 날아갈 것 같다. 흔하지만, 그래서 더 곱다. 닭의장풀은 아침 일찍 이슬을 머금고 피었다가 햇살이 뜨거워지기 전에 수정을 마치고 꽃잎을 꼭 다물어 버린다. 그런 이유로 한낮에는 잘 보이지 않는다. 닭의장풀이란 이름은 닭의 머리 모양을 닮아서 붙여진 이름. 달개비, 닭개비 또는 닭의밑씻개라고도 함. 외떡잎식물의 닭의장풀과(―欌―科 Commelinaceae)에 속하는 1년생초. 산과 들에 무성하게 자라고 있다. 줄기는 옆으로 뻗으면서 자라고 마디에서 새로운 뿌리가 나오기도 한다. 잎은 어긋나며 잎자루 밑에 있는 잎집.. 2012. 8. 19.
닮아 간다. 다롱이는 야옹이를, 야옹이는 눌산을. 닮아 간다. 걷고 뛰는 모습에, 산책 길에 나선 걸음걸이까지. 다롱이 얘기다. 하나부터 열까지 야옹이를 닮아 간다. 야옹이는 이미 눌산을 닮아 가고 있었다. 한 식구니까. 야옹이와 다롱이는 하루 종일 저러고 논다. 눌산은 저 녀석들 노는거 보고, 놀고.^^ 2012. 8. 18.
펜션 주인의 여름 지독한 감기로 여름을 나고 있다. 콧물과 기침이 시작된지 2주가 넘었다. 평생 처음 감기 때문에 병원을 두 번이나 찾았고, 술 마시면 절대 안된다는 의사의 권고가 있었는데도, 술 때문에 감기는 더 지독해졌다. 이제, 여름도 떠날 채비를 하고 있다. 감기도 함께... 무주에서 2박3일을 보낸 무늬만학교 아이들의 선물이다. 하필 지독한 감기와 싸울때 찾아 온 친구들이라 많이 미안하다. 별로 신경도 못써줬는데, 귀한 선물까지 남기고 갔다. 네팔 차와 목걸이, 손수 쓴 편지까지. '사람과 자연'을 함께 얘기하며 보낸 그 시간이 아쉽다. 좀 더 많은 얘기를 나눌 수 있었는데 말이다. 함께 걸었다면 더 좋았을걸... 알지? 아저씨 마음^^ 마침 부산 팀들이 뭉쳐 한잔 나눌 수 있었던 한의원 원장님은 문틈에 편지와 .. 2012. 8. 17.
[충청북도 영동] 다시, 촌스러움으로 지난 2004년 부터 시작 된 자계예술촌과 극단 터가 주관하는 산골공연예술잔치가 아홉 번째를 맞이 했다. 해마다 '다시, 촌스러움으로'란 주제로 편쳐지는 산골공연예술잔치는 공연예술 장르 외에도 다양한 전시와 체험 프로그램들이 진행되며, 자계리 마을 부녀회에서 준비한 먹을거리 장터 등 지역주민들과 함께 만드는 산골축제다. 지난 8월 9일부터 11일까지 열렸던 행사에 다녀왔다. 여름이면 정신없는 민박집 주인인지라, 번개처럼~ 자계예술촌은 충북 영동군 용화면 자계리에 있다. 영동군 최고의 오지로 소문 난 곳으로 여전히 교통의 오지이다. 하지만 산골공연예술잔치가 열리면서 문화의 중심이 되었다. 열악한 환경에서도 아홉 번째 행사를 주관한 그들에게 경의를 표한다. 존경하고, 감사한다. 자계예술촌 홈페이지 www.j.. 2012. 8. 15.
비 개인 후, 맑음 더웠다. 올 여름은 유난히 더웠다. 평생 이런 더위는 처음이다. 산골 날씨가 영상 35도를 웃돌았으니 말이다. 가뭄 끝에 단비가 내리더니, 이제 제 날씨를 찾았다. 한낮은 여전히 30도를 오르내린다지만 해가지면 선선한, 산골 날씨다. 언제나 그 자리. 다롱이 녀석이 호시탐탐 노리는 야옹이 자리다. 저 자리에 있을때, 가장 야옹이 답다. 먹구름이 오락가락 하지만 간만에 맑은 하늘빛이다. 뒤란 계곡물 소리가 들린다. 봄부터, 아니 지난 겨울부터 시작된 가뭄은 이제야 끝이 난 것 같다. 여름도 곧 떠나겠지? 그렇지, 야옹아? 2012. 8.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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