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읍(小邑)기행
지난해 11월부터 주간지에 ‘소읍(小邑)기행’ 연재를 하고 있습니다. 다음 주 월요일 기사까지 포함하면 그동안 열여덟 지역을 다녀왔습니다. 소읍 기행은 행정단위로 면이나 읍, 소규모 시 단위를 기준으로 합니다. 물론 제 기준입니다. 주요 취재 대상은 유명 관광지보다는 사람과 골목, 오래된 가게입니다. 대도시든, 소도시든, 수박 겉핥기 식으로 보자면, 대한민국 어디를 가든 다 똑같습니다. 벽화골목과 거창한 구조물들, 관광지 음식, 소위 향토음식이란 이름으로 개발된 국적도 없는 음식들, 천편일률적인 지역 축제 프로그램들, 이상하게 개량된 옷을 전통 우리 옷이라고 우기는 상술. 소읍여행을 하면서 안타까운 상황을 많이 만났습니다. 지방 소읍들도 이제는 대도시나 관광도시 흉내를 내려고 합니다. 소도시가, 소읍이 ..
2017. 6. 2.
금성대군과 단종의 한(恨) 많은 고갯길, 고치령을 넘다.
경북 영주, 강원도 영월, 충북 단양 삼도(三道)가 만나는 십승지의 고장, 충북 단양군 영춘면 의풍리에서 영주시 단산면 좌석리까지 십승지 중 한 곳인 의풍리. 의풍 삼거리는 경북 영주와 강원도 영월, 충북 단양이 나뉘는 삼도 접경이다. 삼거리에서 길은 각각의 고장으로 이어진다. 대신 좁고 높고 험한 고갯길이다. 영월 쪽은 김삿갓 묘가 있는 좁고 긴 노루목 골짜기이고, 베들재를 넘으면 단양, 마구령과 고치령을 넘으면 영주 땅이다. 한때는 오지 여행 마니아들의 인기있는 걷기 코스였다. 지금도 여전히 좁은 길이지만, 대부분 포장이 되었고, 고치령의 단양 땅만 비포장길이다. 수없이 걸었던 길인지라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이왕이면 옛 모습을 조금이나마 만날 수 있는 고치령(古峙嶺, 770m)을 넘었다. 의풍 삼..
2017. 5.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