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눌산의 뜬금없는 여행1257

[경상남도 하동] 평사리에, 봄 아침은 겨울, 한낮은 봄이다. 볕이 다르고 바람이 다르다. 평사리에 다녀왔다. 취재차 간 김에 흙냄새를 맞고 왔다. 파릇한 보리 새싹이 돋고, 매실나무에 꽃망울이 맺혔다. 악양평야 한가운데 부부 소나무. 언제인가 부터 사진작가들에 의해 그렇게 불린다. 저 소나무 주변에 3월 말부터4월 초 쯤이면 붉은 융단이 깔린다. 자운영 꽃이다. 대개는 평사리를 지나 최참판댁으로 바로 향한다. 하지만 악양평야의 진면목을 보기 위해서는 한산사에 올라야 한다. 오랜만에 갔더니 전망대도 생겼다. 비가 그치면서 산안개가 춤을 춘다. 산마을 풍경이 정겹다. 매화꽃이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남도 한번 다녀온 것만으로도 충전이 된다. 이즈음의 남도는 비타민이다. 2013. 2. 24.
다롱이는 앉아서 잔다. 다롱이는 태어날때부터 꼬리가 기형이다. 그렇다고 걸음걸이가 불편한 건 아니다. 주특기가 나무타기라 할 수 있을 정도로 나무를 잘 탄다. 단지, 잠자는 버릇이 독특하다. 소파에 앉아서 자고, 벌러덩 누워서 잔다. 벽난로를 끼고 사는 녀석 때문에 오늘도 난 장작을 팬다. 다롱아~ 눈 온다~ 간만에 내리는 눈이다. 쌓이면, 치우면 되는 일. 반갑다. 2013. 2. 22.
광대나물 참 기특한 녀석들이다. 어찌 그리도 잘 알고 때 맞춰 피는지 모르겠다. 광대나물 얘기다. 이른 봄 논두렁 밭두렁 주변에 많이 핀다. 워낙 작고 앙증맞은 녀석이라 땅바닥에 바짝 엎드려야 보인다. 눌산도 기특하다. 이 작은 녀석을 잘도 찾아낸다. 운전하면서도 말이다. 물론 이쯤에 피었겠거니 하는 맘으로 찾는다. 만약 이 녀석들이 한여름에 피었다면 누구의 관심도, 사랑도 받지 못했겠지. 아니, 초록에 묻혀 보이지도 않았을게다. 매사는 때와 장소가 있는 법이라는 말이 딱 맞다. 코딱지풀, 보개초, 진주연, 접골초란 이름도 갖고 있다. 꽃잎이 위 아래로 갈라진 모습이 귀여운 토끼를 닮은 것 같기도 하고, 두 손을 오무렸다 폈다 춤을 추는 것 같기도 하다. 광대의 옷 중에 목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장식(천으로 된 .. 2013. 2. 17.
사진작가 최민식을 애도하며 부끄러운 얘기지만, 사진생활 20년이 넘었다. 손가락에 쥐가 나도록 찍었다. 왜? 무엇을? 찍는가는 중요한게 아니었다. 가슴으로 담을 수 없는 것들을 담아 낸다는 것, 그 이유 하나였다. 디지털카메라가 보급되면서 사진은, 일종의 습관이 되버렸다. 습관처럼 찍고, 보고, 지우고를 반복하면서 말이다. 비싼 필름 쓰지 않아도 되고, 즉시 확인 가능한 디지털의 세계는 경이로웠다. 하지만 언제나 가슴 한구석이 허허로웠던 것은, 비단 나 혼자 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느리고 불편했지만, 필름카메라를 쓰던 그 시절을 그리워하면서 말이다. 그럴때마다 떠오르는 사람이 있었다. 이름 석자만으로도 가슴이 두근거리는, 한국 다큐멘터리 사진 1세대 사진작가 최민식 선생이다. '사람만이 희망'이라는 휴머니즘의 외길을 걸어온 사진작.. 2013. 2. 13.
3시간 달려가 만난 '복수초' 보고 싶은 사람도 아니고, 흔하디 흔한 야생화 하나 만나기 위해 3시간을 달렸습니다. 미친짓인가요? 한달 후라면 몰라도 지금 야생화를 만난다는 것은 행운입니다. 특히 복과 장수의 상징 복수초와의 만남은 영광이죠. '그곳'에 도착 할 무렵 비는 이내 눈으로 바뀝니다. 설마 남쪽 끝에서 설중 복수초를 만나는 건 아니겠지. 기대 반 설렘 반으로 '그곳'으로 향합니다. 숲속은 안개로 자욱합니다. 왠지 불안합니다. 하지만, 이런 느낌있죠. 눈을 감았다 딱 떴을때 선물 상자가 앞에 놓여 있는, 그런 느낌 말입니다. 저 녀석을 만났을때, 바로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이른 봄 야생화 포스팅을 할때면 표현이 좀 과해집니다. 한마디로로 뻥이 좀 세지죠. 그건, 언 땅이 채 녹기도 전에 피어나는 저 여린 생명에 대한, 일종의.. 2013. 2. 13.
새해 첫 야생화, '변산바람꽃'을 만났다. 새벽 5시. 무작정 남쪽으로 달렸다. 긴 겨울 끝자락에 꼭 한번씩 찾아오는 병때문이다. 너무도 잘 아는 병이다. 부더러운 바람을 만나면 잦아드는 증세니 불치병은 아니다. 남쪽을 택한 것은 이맘때면 피어나는 야생화를 만난 요량이었다. 새벽녁 잠이 깨어 문득 떠오르는 녀석들, 바로 복수초와 변산바람꽃이 갑자기 보고 싶었다. 이 녀석들을 만날 때가 된 것이다. 다행이도 먼 길 달려왔다고 활짝 웃으며 기다리고 있다. 간간히 내리는 비를 맞으면서도 당당하게 피어 있다. 새해 첫 야생화, 변산바람꽃을 만났다. 복수초와 함께 가장 먼저 피는 꽃이다. 수많은 바람꽃 중에서도 가장 먼저 핀다. 변산에서 처음 발견되어 변산바람꽃이란 이름이 붙었다. 변산에도 있고, 남쪽으로 내려가면 더 많이 만날 수 있다. 미나리아재비과의.. 2013. 2. 12.
벽난로를 사랑하는 다롱이 다롱이는 벽난로를 너무너무 사랑한다. 잠시라도 틈만 있으면 벽난로 앞에 앉아 뒹군다. 그리고 잔다. 아침에 일어나면 가장 먼저 벽난로를 피우는데, 녀석은 이미 벽난로 앞에 앉아 있다. 불 피우기를 기다리면서. 고양이의 자존심인 수염도 태워 먹었다. 벽난로에 얼굴 비비다가. 알다가도 모를 놈이야~ 아침에 벽난로 불을 안 피우면, 그래도 저러고 앉아 있다. 안 피울 수가 없다. 눌산은 다롱이를 위해 장작을 팬다. 2013. 2. 6.
春雪 눈 구경 참 오랜만이다. 지난 신정 연휴때 줄줄이 폭설이 내리더니, 한동안 뜸했었다. 그때 내린 눈이 한달 이상 쌓여 있었으니, 춥긴 추웠나 보다. 어젯밤에는 밤새 눈이 내렸다. 소리없이 내린 눈이 10cm는 되겠다. 봄은 멀었지만, 입춘이 지났으니 춘설이다. 물기 가득한 습설이라 나뭇가지마다 소복히 쌓였다. 복수초가 피었단다. 매화도 피었고, 보길도에는 동백이 한창이란다. 여기저기서 봄 소식이 들여 온다. 봄이 오고 있다. 2013. 2. 6.
곤도라 타고 오르는 덕유산 눈꽃여행 눈꽃여행하면 덕유산이다. 우리나라에서 네 번째로 높은 산이지만, 가장 편안하게 오를 수 있는 산이기도 하다. 이유는 바로, 곤도라 때문. 무주리조트에서 곤도라를 타면 25분 만에 해발 1,520 미터 설천봉에 오른다. 전혀 걷기 않고도 가장 아름다운 눈꽃을 만난다. 정상인 향적봉까지는 걸어서 약 20분 내외. 산 아래와는 전혀 다른 천상의 풍경이 기다린다. 무주는 여전히 설국이다. [tip] 무주리조트 內 곤도라 승차장에서 출발한다. 요금은 어른 기준 편도 8,000원 왕복 12,000원. 겨울철 운행시간은 평일 10시, 주말 9시 30분 부터 운행. 무주리조트 063-322-9000 http://www.mdysresort.com/ 설천봉에서 향적봉까지는 걸어서 20분 정도, 짧은 거리라고 무시하면 안된.. 2013. 1.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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