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눌산1606

오지 중의 오지 강원도 인제 아침가리골, 눈길 13시간을 걷다. 우리 땅의 속살, 무인지경 아침가리골 20km 눈길 트레킹 구룡덕봉에서 새해 첫 해를 만나고 아침가리골로 향한다. 오지 중의 오지요, 삼둔사가리의 중심인 아침가리골은 오지여행 매니아들의 고향 같은 곳이다. 눌산 또한 이곳을 드나든지 20년이 넘었다. 아침가리골을 처음 만나고 첫눈에 반했다. 그리고 오지여행가가 되었다. 아침가리골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여전히 전기도 전화도 없다. 사철 마르지 않는 청정옥수가 흘러 넘친다. 안타까운 것은 이곳을 찾는 이들의 수준이 변했다. 즉, 예의가 없어졌다는 얘기다. 자연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 말이다. 구룡덕봉 삼거리에서 구룡덕봉에 올라 새해 첫 해를 만나고, 다시 구룡덕봉 삼거리에서 아침가리골을 지나 방동약수가 있는 방동리까지 20여km 를 걸었다. 아침 5.. 2014. 1. 6.
[강원도 인제] 2014년 1월 1일 구룡덕봉 일출 여전히 강원도가 좋다. 때때로 떠오르는 그리운 얼굴처럼, 난 강원도를 떠올린다. 강원도가 좋았고, 그래서 그곳에서 살았던 적이 있다. 오래 전 일이지만, 나에게는 훈장 같은 것이다. 무주에 살게 되면서부터는 먼 길이 되었지만, 이따금 찾는 강원도가, 그냥 좋다. 지난 12월 31일부터 1월 5일까지 강원도 여행을 했다. EBS '좋은 학교 만들기' 프로그램 촬영이 목적이었지만, 나에게는 여행이었다. 무주에서 대전으로, 대전에서 KTX를 타고 광명역으로, 부천에서 일행과 합류해서 홍천으로. 총 1500km를 달린 긴 여정이었다. 2013년 12월 31일, 밤 11시가 다 되서야 홍천 자운리에 도착했다. 오랜 친구의 집에서 두 시간을 자고, 새벽 4시에 집을 나선다. 목적지는 방태산 구룡덕봉. 애초에 목적지.. 2014. 1. 6.
[섬진강 도보여행 -5] 화개장터에서 광양 망덕포구까지 4박 5일 일정의 마지막 날이다. 아침부터 눈발이 날린다. 바람은 매섭다. 오늘은 화개에서 하동포구를 지나 광양 망덕포구까지 가는, 더 넓은 강을 따라 가는 길이다. 생각만해도 무시무시한 강바람과 마주보며 걸어야 한다. 화개 '일리지 게스트하우스'를 출발한다. 끝 날 것 같지 않던 강의 끝이 코 앞이다. 모두가 지친 기색이 영력하지만, 그래도 끝이라는 희망이 보인다. 힘이 난다. 넓은 강은 그만큼의 바람을 안고 흐른다. 시작부터 바람과의 싸움이다. 악양 땅이 한 눈에 내려다 보이는 고소산성에 잠시 올랐다. 산도 강도 들도 넓다. 더 넓은 강을 만나러, 다시 걷는다. 하동포구까지 가는 이 구간이 가장 난코스라 할 수 있다. 도로 폭이 좁아 갓길이 거의 없다. 대신 최근 도로 옆으로 나무데크를 이용한 자전거.. 2013. 12. 25.
야옹이와 다롱이의 겨울나기 이제는 산골생활에 이력이 붙을 만도 한데 다롱이는 여전히 도시 고양이 티를 벗어나지 못했다. 추위를 얼마나 타는지 여전히 벽난로를 끼고 산다. 그에 반해 야옹이는 야생에 가깝다. 저 혼자 스스로 문을 열고 드나드는 다롱이에 비해 야옹이는 문을 열어 들어오라고 사정해야 잠깐 들어와 앉아 있는 정도. 아침인사 하는 야옹이 소리가 요란하다. 눈맞춤이라도 해줘야 그친다. 야옹이가 방에 들어 왔다. 그것도 잠시, 나갈 생각부터 한다. 그에 반해 다롱이는 벽난로를 피기 전부터 들어와 앉아 있다. 아침부터 꾸벅꾸벅 졸면서. 2013. 12. 20.
간밤에 내린 눈. 밤새 눈이 내렸다. 그동안 내린 눈이 다 녹아 밋밋한 겨울풍경이었는데, 보기에는 좋다. 눈 치울 일 생각하면.... 오늘은 안 치운다. 그대로 두고 녹기를 기다려 볼란다. "게으른 사람이 흙집 짓는다."라는 말이 있다. 흙집은 적당히 쌓고, 마른 다음 다시 쌓고를 반복하는 작업이다. 부지런하면 욕심을 부려 적당한 양보다 더 쌓게 된다. 결국, 마르기 전에 쌓은 흙이 무너진다는 얘기다. 산골 생활도 비슷하다. 부지런 한 사람보다 게으른 사람이 더 잘 적응하고 잘 산다. 긴 겨울 버틸 수 있는 '게으름'이 필요한데, 부지런한 사람은 산골의 고요를 견디지 못한다. 2013. 12. 20.
[섬진강 도보여행 -4] 곡성기차마을에서 화개장터까지 4일 째 아침은 내 고향 압록에서 맞는다. 압록은 보성강과 섬진강이 만나는 두물머리로 폐교 된 옛 압록국민학교 자리에 오토캠핑장이 조성되어 있다. 늦은 저녁에 도착해서 주변을 돌아 볼 여유도 없이 잤다. 아침도 마찬가지다. 일정에 맞추다 보니 햇반으로 간단하게 요기를 하고 출발한다. 강 건너가 압록마을이고, 오토캠핑장이 보인다. 지금의 캠핑장은 압록국민학교가 있던 자리다. 눌산이 다녔던 학교다. 압록에서는 보성강과 섬진강이 만난다. 마주 보이는 강이 보성강, 오른쪽이 섬진강이다. 모닝커피 한잔 마시고 출발한다. 어제에 이어, 곡성 메타세콰이어 길부터 걷는다. 소문 난 길은 아니지만, 담양의 메카세콰이어 길 못지 않다. 남쪽이지만, 아침 기온이 영하로 뚝 떨어졌다. 이날 아침 무주 기온은 영하 10도였다... 2013. 12. 19.
[섬진강 도보여행 -3] 옥정호에서 곡성기차마을까지 3일 째, 아빠도, 아들도, 취재진도 별 말이 없다. 그만큼 지쳐간다는 얘기다. 추위와 바람, 온 몸에 전해져 오는 고통 속에서도 묵묵히 가던 길을 갈 수 밖에 없다. 새벽부터 눈보라가 매섭게 몰아 친다. 국사봉에서 옥정호 일출을 만나는 것으로 3일 째 일정을 시작한다. 일기예보는 9시 쯤부터 눈비 소식이 있었다. 하지만 숙소를 나서자 매서운 눈보라가 몰아 친다. 그림은 좋겠지만, '걷는 자'에게는 고통이다. 7시 30분을 훌쩍 넘긴 시간이지만 해는 보이지 않는다. 눈보라 속에 일출을 기대한다는 것 자체가 무리다. 하지만 눈 내린 옥정호의 아름다운 풍경을 만났다. 누구도 시키지 않았지만, 기현이는 눈사람을 만들고 있었다. 아빠와 함께, 처음으로 눈사람을 만들었다. 아마도 기현이가 해보고 싶었던 일 중 하.. 2013. 12. 16.
다롱이는 누워서 잔다. 일주일만에 집에 왔더니 다롱이 녀석은 살이 더 쪘다. 어제 온 손님이 보자마자 "새끼 가졌어요?" 라고 물어 본다. 다롱아~ 숫컷이 새끼 가졌냐는 소리 들으면 되겠냐?? 벽난로를 피워 놨더니 종일 소파에서 잔다. 먹고, 자고, 또 먹고, 자고... 소파에서 뒹굴다가 누워서 잔다. 자는 모습이 가히 예술이다. 나 찍어요? 응. 2013. 12. 14.
[섬진강 도보여행 -2] 진안 방화마을에서 임실 옥정호까지 도보여행 이틀 째 날이 밝았다. 기상시간은 6시. 몸은 무겁지만, 빡빡한 일정때문에 부지런히 움직여야 한다. 방화마을 어르신들의 세심한 배려 덕분에 따뜻하게 잘 수 있었다. 어제 비에 젖은 몸도, 옷도 어느 정도 말랐다. 다시, 출발이다. 따뜻한 밤을 보낼 수 있었던 방화마을회관. 출발 5분 전이다. 고요한 마을이다. 연로한 어르신들이 대부분으로 멀리 백운산과 마이산이 바라 보이는, 섬진강 변에 위치해있다. 마을을 한 바퀴 돌아보다 콩타작하는 어르신의 일손을 도와 드렸다. 따뜻한 커피 한잔을 얻어 마시고 길을 나선다. 지랄 같았던 첫날 날씨에 비해 화창하다. 하지만 뚝 떨어진 기온 덕분에 춥다. 바람까지 불어 험난한 하루를 예고한다. 방화마을 옆에 있는 계남마을의 '사진전시관 계남정미소'에 들렀지만 겨울.. 2013. 12.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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