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무주 언제나 봄날802 여름과 가을 사이에 만난 지독한 녀석들 무릅과 무릅사이란 영화가 있었죠. 여름과 가을사이란 제목을 붙이고 보니 그 영화 생각이 납니다. 눌산도 봤습니다. 요즘에 비하면 별 야한 영화도 아니죠.^^ 아마도 호기심을 자극하기 위한 영화제목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여름과 가을 사이에는 어떤 꽃이 필까요. 사람으로 치자면 아마도 지독한 넘들이 아닌가 합니다. 이른 여름부터 꽃을 피웠던 개망초가 그렇고, 무르익은 벌개미취가 흐드러지게 피었습니다. 마당 한귀퉁이에는 여전히 노란 민들레꽃이 계절을 잊은 듯 하고요. 모두가 생명력이 대단한 녀석들이지요. 바람과 안개를 이겨낸 꽃잎은 그리 곱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땟깔 좋은 과일 처럼 거칠지만 부드러움이 느껴집니다. 아침 산책길에 이런 저런 꽃들이 발길을 붙잡습니다. 눌산은 수만평 꽃밭을 소유하고 있는 셈이죠... 2009. 9. 29. 깊어가는 적상산 가을 "100mm는 와야 되는디...." 아랫동네 아저씨 말씀입니다. 땅이 너무 매말라 산에 가봐야 뭐 볼게 없다는 얘깁니다. 송이와 능이버섯이 제철인데, 너무 가물어서요. 대충 3-40mm 정도는 내린 것 같습니다. 많이 부족한 양이지만 도움은 되겠지요. 뒤란 당산나무가 가을옷으로 갈아입기 시작했습니다. 하루가 다르게 붉은 이파리가 바람에 날립니다. 뒤란 가득 쌓일때 쯤이면 가을은 더욱 깊어지겠지요. 가장 먼저 단풍이 드는 나무는 어디서든 흔히 만날 수 있는 벚나무입니다. 옻나무와 붉나무 종류도 성질 급한 녀석들이죠. 벚나무는 참 여러모로 쓰임새가 많은 것 같습니다. 이른 봄 연둣빛도 좋고, 가장 먼저 가을빛을 선사합니다. 벚꽃은 두 말 하면 잔소리지요. 지난밤에 이어 아침에도 벽난로를 피웠습니다. 타닥타닥.. 2009. 9. 28. 무주구천동 일사대, 파회, 수심대 국가지정문화재 명승 지정 무주구천동 일사대(一士臺)와 파회, 수심대(水心臺) 일원이 문화재청에서 지정하는 명승으로 지정됐습니다. 제 1경인 라제통문을 시작으로 33경인 덕유산 주봉 향적봉까지 36km 구간에 자리한 일사대와 파회, 수심대는 37번 국도가 지나는 도로변에 위치해 있어 사람들의 발길이 그리 많지 않던 곳입니다. 한여름 아니면 인적이 드물 정도로 꼭꼭 숨겨진 덕분에 자연그대로 보존된 곳입니다. 명승 제55호로 지정된 무주구천동 일사대(一士臺)는 구천동 33경 중 제6경에 해당하는 곳으로 원당천의 침식작용에 의해 발달된 절벽입니다. 특히 서벽정 서쪽 배의 돗대 모양을 하고 솟아있는 기암의 절경이 빼어난 곳입니다. 고종 때의 학자 연재 송병선이 아름다운 경치에 반해 은거하다 서벽정이라는 정자를 짓고 후진을 양성하던 곳으로.. 2009. 9. 25. 소나무를 쫓아낸 참나무 이야기 소나무 숲에는 다른 종의 나무나 식물이 잘 자라지 못합니다. 특히 산나물이나 꽃은 찾아보기 힘들죠. 소나무 숲에 사는 꽃이라면 춘란이 있습니다. 그동안 눌산이 소나무 숲에서 본 유일한 꽃은 춘란 뿐입니다. 그런 이유로 눌산은 소나무를 싫어합니다. 자기 혼자 잘 먹고 잘 살자고 다른 식물이 자라지 못하게 하니까요. 국립공원 숲길에서 우연히 이런 글을 봤습니다. '소나무를 쫓아낸 참나무'이야기인데요, 순간, 쌤통이다.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햇볕을 좋아하는 소나무가 메마른 땅에서 자리를 잡아 살고 있었는데, 오랜기간 동안 소나무 그늘 밑에서 참나무가 쑥쑥 자라더니 어느새 소나무와 햇빛 다툼을 벌입니다. 참나무의 넓은 잎이 햇빛을 더 많이 차지하게 되자 소나무는 주변에 햇빝 다툼 경쟁자가 없는 산꼭대기나 절.. 2009. 9. 24. 도로표지판 위에 집을 지은 말벌의 생존본능 도로 표지판 뒤의 말벌집. 나 잡아봐라~ 하는 듯 합니다.^^ 지나다니는 자동차 구경이라도 할 모양입니다. 아니, 전혀 신경 안쓰는 눈칩니다. 인간 접근 불가! 기가막힌 위치가 아닐 수 없습니다. 살아남아야 할 이유가 있는거지요...^^ 요즘 벌때문에 피해가 많은 것 같습니다. 말벌에 쏘이면 생명까지 위협하니까요. 까마득한 높이죠. 말벌 가족은 육송정삼거리 표지판 뒤에 집을 짓고 삽니다. 육송정은 태백 황지 물과 청옥산 자락 석천계곡의 물이 만나는 곳입니다. 2009. 9. 24. 걷기 좋은 계절 가을입니다. '봄볕에 며느리 내보내고, 가을볕엔 딸 내보낸다'는 속담이 있습니다. 아무리 며느리를 딸 처럼 여긴다 해도 어쩔수 없는 속내를 드러낸 이 속담은 봄철 자외선이 그만큼 해롭다는 얘깁니다. 눌산은 사계절 중 봄을 가장 좋아합니다. 하지만 가을 만큼 걷기 좋은 계절이 없는 것 같습니다. 바람은 살랑살랑 불어 주지요, 황금빛으로 물든 들녘은 보기만 해도 넉넉합니다. 온 나라가 걷기 열풍입니다. 제주올레길이나 지리산둘레길은 몰려드는 인파로 몸살을 앓을 정도라는군요. 제가 아는 여행클럽 게시판을 보니 마감공지가 뜬 후에도 대기신청자들로 가득합니다. 이유가 뭘까요? 걷기 만큼 좋은 운동이 없으니까요. 널린게 길이고, 두 다리만 있으면 언제든 떠날 수 있으니까요. 자동차를 타고 다니면서는 경험할 수 없는 이 땅의 속살.. 2009. 9. 23. 뼈를 묻은 고개, 백두대간 '빼재' 무주리조트에서 거창으로 넘어가는 37번 국도상의 고개가 빼재입니다. 덕유산(1,614m)과 삼봉산(1,254m)을 잇는 백두대간 상의 고개로 대간종주를 하는 산악인들에게는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동업령을 지나 중봉-향적봉으로 이어지는 덕유산 산행코스로도 많이 이용되는 곳이고요. 빼재의 유래를 살펴보면 삼국시대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이 지역은 신라와 고구려, 백제가 접경을 이루고 있는 전략의 요충지로 수많은 민관군이 이곳에 뼈를 묻어야만 했습니다. 임진왜란 당시에는 왜구와 맞서 싸운 이곳의 토착민들이 산짐승들을 잡아 먹어가며 싸움에 임했고 그 산짐승들의 뼈가 이곳저곳 널리게 됐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도 전해집니다. 즉, 뼈를 묻은 고개라하여 뼈재라 불리던 이곳이 경상도 방언으로 빼재가 되었다는 얘기입니.. 2009. 9. 22. 이 순간 내게 가장 소중한 것들 갖고 싶은 것이 많았습니다. 하고 싶은 일도 많았습니다. 그것이 무엇이든, 무조건 '많이'였습니다. 욕심이라기 보다는 주제넘는 생각이었습니다. 욕심을 버렸냐고요? 아닙니다. 자신을 능력을 알게된 셈입니다. 이 순간 제게 가장 필요한 것들은 책 한 권과 담배, 커피 한 잔입니다. 어젯밤 9시 뉴스를 보니 서울시내 시계거리가 20km였다고 합니다. 적상산 역시 구름 한 점 없는 시린 하늘빛입니다. 캠핑의자에 가장 편한 자세로 앉아 책장을 넘겨보지만, 책보다 눈 앞에 펼쳐진 시린 하늘빛에 눈이 더 갑니다. 꽃사과 비슷하죠? 산사열매입니다. 작년에는 산사주를 담았는데, 맛이 별로라 올해는 말려서 차를 끓여 마실까 합니다. 검색해보니 몸에 무지 좋더군요. 한마디로 만병통치약입니다. 사람마다 자신의 몸에서 가장 소.. 2009. 9. 21. [걷기 좋은 길] 낙동강, 육송정에서 승부역까지 -2(끝) 육송정삼거리에서 승부역까지 도보여행기입니다. 지난 포스팅 -> http://nulsan.net/716 물빛이 참 맑습니다. 속살이 훤히 들여다 보일만큼. 2005년 낙동강 도보여행때도 그랬습니다. 강도 물도 길도 변한게 없습니다. 하지만 눌산은 변했습니다. 타박타박 발자국소리는 우람한 물소리에 스며들어버립니다. 골짜기는 더불어 고요합니다. 석포역에서 승부역까지 걷다보면 철길은 저 만치 따로 갑니다. 굽이가 심해 직선이 없기 때문입니다. 덕분에 간간히 다시 만나는 철길이 반갑습니다. 반사경은 도보여행자들의 좋은 셀카 소재입니다. 삼각대 놓고 찍을 만큼 힘이 남아돌지 않으니까요. 승부마을에 다 왔습니다. 승부역은 잠시 더 가야합니다. 오지마을에 범죄가 있을리 없겠지요.... 마을이 훤히 내려다 보이는 곳에 .. 2009. 9. 18. 이전 1 ··· 66 67 68 69 70 71 72 ··· 90 다음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