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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중일기640

비 개인 후, 적상산 비 다음은 안개가 내립니다. 산자락을 휘감아 흐르는 산안개가 그윽합니다. 제 모습 감추 듯이 안개 뒤로 금강이 흐르고, 적상산이 오롯이 서 있습니다. 비단 강, 금강(錦江)입니다. 비 개인 후 만날 수 있는 풍경이지요. 금강의 최상류는 장수-진안-무주입니다. 전국이 물폭탄에 난리라지만 금강은 고요합니다. 상류에 많은 비가 내리지 않았다는 얘기지요. 금강으로 스며드는 적상천입니다. [언제나 봄날] 아래 적상 면소재지를 흐르는 하천입니다. 어느정도 물이 빠진 말끔한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뒤로는 적상산입니다. 안개가 산허리를 가로질러 흘러갑니다. 다른 장소에서 바라 본 적상산입니다. 산안개가 빠르게 흘러갑니다. 무주 땅 어디에서 건 적상산이 보입니다. 무주의 중심에 적상산이 서 있고, 그 주변으로 사람의 마.. 2009. 7. 17.
고요..., 그리고 침잠(沈潛)의 시간 고요..., 그리고 침잠(沈潛)의 시간 장맛비가 잠시 소강 상태라죠. 하늘은 회색빛입니다. 적상산은 얼굴을 보였다 감췄다를 반복하고 있고요. 하늘도 잠시 쉬나봅니다. 무지막지하게 내리던 소낙비에 지칠만도 하겠지요. '언제나 봄날'은 지난 주말의 부산함을 뒤로하고 다시 고요가 찾아왔습니다. 긴 침잠(沈潛)의 시간입니다. 아침나절 잠시 한줄기 햇살이 비추더니 어느새 회색빛입니다. 오락가락하는 안개에 가린 적상산이 신비스럽기만 합니다. 코스모스 뒤로도 회색빛, 성질급한 녀석은 꽃을 피웠습니다. 계곡 물소리가 요란합니다. [언제나 봄날]에서는 듣기 힘든 물소리죠. 자주 듣다보면 질립니다. 하지만 가끔, 아주 가끔 듣다보면 음악이 따로 없습니다. 너무 밭에 도라지. 부지런한 식당아저씨네 도라지밭입니다. 이제 막 .. 2009. 7. 13.
제 모습 드러낸 적상산계곡 예로부터 무주는 자연재해가 없기로 소문난 곳입니다. 복받은 동네죠. 이번 장마에도 큰 피해는 없었습니다. 사실, 자연재해라고 하는 것들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인재에 가깝습니다. 사람의 손길이 닿은 곳에서 산이 무너지고, 다리가 끊어지는 일이 생기지 가만 있는 산은 절대 무너지지 않거든요. 책임에서 벗어나고 싶은 사람들이 만들어낸 단어가 바로 '자연재해'가 아닌가 합니다. 당신의 자리입니다. 앉으시지요...^^ 제가 살고 있는 마을이지만, 참 좋은 곳입니다. 마을 입구에 이런 근사한 숲이 있으니 말입니다. 무주는 산과 계곡이 아름답기로 소문 난 곳이지만, [언제나 봄날]이 있는 적상산 서창마을은 바로 '작은 무주'라 할 수 있는 곳입니다. 520년 된 당산나무가 마을의 중심이고, 큰 어른입니다. 중심이 있.. 2009. 7. 13.
아침의 주인은 안개입니다. 안개에 휩싸인 [언제나 봄날]의 아침 적상산 자락의 아침은 안개로 시작합니다. 요즘 같은 우기에는 더욱 짙은 안개로 가득하지요. 몽환적인 분위기랄까요, 한 치 앞도 내다보기 힘든 우리네 인생을 닮았습니다. 그렇지만, 아침은 서서히 열립니다. 역시 막막한 인생길에 희망이 보이듯이 말입니다. '일찍 일어나는 새가 벌레를 잡는다'는 말이 있습니다. 하지만 말입니다. 새는 다 일찍 일어납니다.^^ [언제나 봄날]의 아침은 안개로 시작합니다. 요즘 같은 우기라면 더욱 그렇지요. 아마도 여름 내내 그럴겁니다. 하지만 '부지런한 새'가 되지 않으면 몽환적인 분위기의 '안개 아침'을 만날 수 없습니다. 5시 30분부터 7시까지가 가장 보기 좋고, 늦어도 8시를 넘기지 않으니까요. 이 시간이면 마을 어르신들은 대부분 밭.. 2009. 7. 5.
풀과의 전쟁 제목이 좀 자극적이죠. 시골살이 해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비 온 후 하루가 다르게 자라나는 풀과의 싸움을 아실 겁니다. 뽑아도 뽑아도 뒤돌아 보면 또 그만큼 자라나 있으니까요. 그도 그럴것이 지난 나흘 간 긴 여행을 하면서 집을 비웠으니 풀들이라고 열 안 받겠습니까. 다 주인 잘 못 만난 탓이지요. 어젠 종일 마당의 풀을 뽑았습니다. 텃밭 정리도 좀 하고... 하루는 더 부산을 떨어야 그런데로 볼 만 하겠지요. 이제부턴 전쟁입니다. 풀과의 전쟁! 생각 할수록 참 쌩뚱맞은 녀석입니다. 마당 한구석에 홀로 핀 배짱도 그렇고, 후~ 불면 쓰러질 것 같은 가녀린 모습으로 단풍까지 들었으니 말입니다. 뒤란 당산나무 씨가 날려 자란 생명입니다. 마당 한가운데가 아닌 데크 아래 자리를 잡았으니 댕강 뽑이진 않겠지요.. 2009. 7. 4.
이곳은 '언제나 꽃밭'입니다. '언제나 봄날'은 언제나 꽃밭입니다. 긴 여행을 했습니다. 무주를 떠나 정선-동강-덕산기(1박)-구절리-송천-암반덕이-용평-대관령 넘어 양양(2박)-속초-다시 강릉-수원(3박)-서울-그리고 무주까지, 3박4일 간의 일정이었습니다. 정선은 보고 싶은 사람들과 먹고 싶은 황기족발때문에 갔고, 구절리 송천과 암반덕이는 그리운 퐁경들이 있어 갔습니다. 나머지는 모두 취재 때문이었고요. 구절리 송천은 한강의 최상류로 뗏목의 출발지였던 곳입니다. 암반덕이는 해발 1천 미터가 넘는 산꼭대기에 거대한 감자밭이 장관이지요. 아쉬운 것은 송천 구간이 모두 포장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트레킹 코스로 최고였던 곳인데.... 암반덕이는 요즘 배추농사를 주로 합니다. 감자는 일부에 지나지 않고요. 아, 남쪽은 햇감자가 벌써 나왔는.. 2009. 6. 25.
궂은비와 효자비 한달 만에 내린 비에, 축쳐져있던 개망초가 어깨를 활짝 폈습니다. 메말랐던 계곡에는 졸졸 흐르는 물소리가 가득하고요. 이장님이 오시더니 연신 "딱 좋아, 딱 좋아." 하십니다. 적당히 내렸다는 얘깁니다. 농사 짓는 분들에게는 더없이 소중한 비니까요. 주말여행을 떠난 분들에게는 궂은비지만, 농사짓는 분들에게는 효자비인 셈입니다. 맨먼지만 날리던 마당이 촉촉합니다. 빗물은 스스로 물길을 만들며 낮은 곳으로 흘러갑니다. 비만 오면 긴장을 하게 됩니다. 배수로 막힌데는 없는지, 어디 물이라도 새는데는 없는지 확인, 또 확인합니다. 물도 제대로 주지 못했는데, 잘 자라주었습니다. 가운데 기린초는 지리산 자락에 사는 육남매 가족이 '언제나 봄날'을 방문하면서 선물로 가져온 겁니다. 비에, 환하게 웃고 있지요? 당산.. 2009. 6. 21.
펜션에서 열린 작은운동회 펜션을 하다보면 참 많은 손님들을 만납니다. 불특정다수가 찾게 되는 펜션의 특성상 그럴 수 밖에 없죠. 의도적이긴 하지만 조용히 쉬기 좋은 집 분위기를 만들려고 노력합니다. 다행이도 그런 분들이 주로 오시죠. 가족, 연인, 또는 혼자서. 조용한 분위기라고 해서 떠들면 안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아이들이 오면 "맘껏 떠들어도 되"라고 말하기도 하죠. 이런 산골에서까지 떠들면 안된다고 하면, 그것은 아이이기를 포기하란 말 밖에 안되니까요. 또 하루종일 떠드는 것도 아니니, 다른 손님들도 아마 이해해주시리라 믿으니까요. 펜션 언제나 봄날에 오는 어린이들은 맘껏 떠들어도 됩니다.^^ 지난 주말에 아이들을 포함한 여섯 가족이 한 팀으로 왔습니다. 무주가 전국에서 중간지점이기 때문에 무주를 모임의 장소로 선택했다고.. 2009. 6. 17.
신선놀음에 도끼자루 썩는 줄 모르네 펜션을 하다보면 참 다양한 사람들을 만납니다. 여행 목적은 다 비슷하지만 즐기는 방법에 있어서는 많이 다르죠. 아무것도 안하고 빈둥거리다 가는 분도 있고, 1박2일 동안 무주의 주요 명소를 모두 둘러보는 분도 있습니다. 무지 부지런해야 가능한 일이죠. 여행은 목적과 동행한 사람에 따라 달라 질 수 있습니다. 혼자라면 두 말 할 필요도 없죠. 각자의 성격이겠지만 가급적이면 이동거리를 줄이는 여행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피로도가 덜하겠지요. 먹고, 자고, 가끔은 책도 좀 보고.... 이런 여행 어떨까요? 도끼자루는 새로하면 되잖아요.^^ 언제나 봄날 뒤란에 커다란 당산나무가 있습니다. 가장 인기가 많은 곳이죠. 누구나 한번쯤 다녀가는... 책을 보시나요? 아님.... 한 사람은 책을 보고, 또 한 .. 2009. 6.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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