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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중일기640

이곳은 <언제나 봄날>입니다. 30도를 오르내리는 한여름 날씨지만. 이곳은 입니다. 맞지요? 언제나 봄날.^^ 포항 선류산장(http://www.sunryou.co.kr) 孝山 형님이 刻을 해주신 현판을 올렸습니다. 당호가 중요한게 아니라 그 집 주인의 마음이 중요하겠지요. 이 집을 찾아주시는 분들은 '언제나 봄날'이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마당 한가운데 놓인 평상에 삐죽 튀어나온 녀석이 있었지요. 개망초랍니다. 얼마전 그 녀석을 펜션에 오신 손님이 댕강 잘라버렸습니다. 아마도 주인이 게으르단 생각을 했겠지요. 그런데 똑같은 자리에 또 다른 녀석이 꽃을 피웠습니다. 당연이 그냥 두고 볼랍니다. 게으른 주인 욕을 하든 말든...^^ 제가 늘 앉아 있는 책상에서 바라보면 세상은 반쪽만 보입니다. 허리를 조금 숙이면 적상산 능선이 다 보이.. 2009. 6. 11.
숲에서 보낸 한나절 참나물 뜯으러 적상산으로, 숲에서 보낸 한나절 참 바쁜 한주를 보냈습니다. 월요일과 화요일은 코레일 증도 팸투어를 다녀왔고, 수요일과 목요일에는 종일 이불 빨래를 했습니다. 또 금요일 오후에는 포항으로 달려 하룻밤 자고 토요일 아침 돌아왔습니다. 그 와중에도 두 군데 원고를 보냈으니 무지 바쁘고 알찬 한주가 됐던 셈이죠. 적상산 산정호수에 물이 가득 찼습니다. 산정호수라는 이름에 어울리는 모습입니다. 관광버스는 왜 꼭 뽕짝을 틀까요. 쿵짝~ 쿵짝~ 산자락이 쩌렁쩌렁 울립니다. 힘든 산행 후 고요도 좋을텐데.... 하기사 저도 장거리 운전 중에는 졸음을 참기 위해 가끔 뽕짝을 듣습니다. 따라 부르기도 하고요.^^ 일요일 아침 손님들을 모두 떠나 보내고 뒷산으로 향합니다. 올 마지막이 될 참나물 뜯으러요. .. 2009. 5. 31.
비 개인 후 계곡 물소리가 요란합니다. 거의 1년 만에 들어보는 물소리죠. 순식간에 말끔히 청소 된 느낌입니다. 봄비가 주는 또 하나의 혜택입니다. 아침 새소리가 요란합니다. 동네 새들 죄다 몰려 나왔나 봅니다. 비가 그치면 몰려나오는 새들을 보면 참 신기합니다. 기상청 보다 더 정확한 예보실력이죠.^^ 여름 피서지 중 가장 인기가 많은 곳 중 하나가 바로 계곡입니다. 바다와 함께 공동 1위 쯤 되겠지요. 그것은 계곡이 주는 시원함과 청아한 물소리에서 정화된 느낌을 받기 때문입니다. 내노라하는 시인 묵객들이 누각을 짓고 유유자적하던 곳 또한 계곡이죠. 제 전용 알탕입니다. 알탕 아시죠? 말 그대로 알몸으로 풍덩하는 곳이죠.^^ 펜션 언제나 봄날 바로 뒤에 있습니다. 저희 집에 오시는 분들마다 계곡이 있냐고 물어보시는.. 2009. 5. 22.
봄비는 청소부, 근심걱정까지도 말끔히 씻겨주는 봄비는 청소부, 근심걱정까지도 말끔히 씻겨주는 요즘 일기예보 잘 맞습니다. 지역예보는 거의 시간까지 정확하니까요. 늘 이렇게 칭찬받는 기상청이 되었으면 합니다.^^ 어젠 종일 비가 내렸습니다. 아마도 전국적으로 내린 것 같습니다. 무주 아래 더 남쪽은 꽤 많은 비가 내린 것 같고. 며칠전 비에 이어 가뭄 해갈에도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비에, 적상산이 말끔해졌습니다. 송화가루 가득 머금은 나무들도, 먼지 폴폴 날리던 산길에도 윤기가 흐릅니다. 잠깐 비가 멈춘 사이 적상산이 보입니다. 종일 안보였거든요. 안개에 가려서. 무성해진 잎에서 청년의 기상이 느껴지지 않나요? 뒤란 당산나무는 언제봐도 멋집니다. 적상산에 등산오시는 분들, 제발 저 평상 위에 쓰레기 좀 버리고 가지 마세요~ 일요일이면 쓰레기 치.. 2009. 5. 22.
봄날은 간다. 봄의 흔적들이 하나 둘 떠나고 있습니다. 봄과 여름의 경계는 연둣빛과 초록이 아닌가 합니다. 몇몇 나무들만 빼면 거의 초록 옷을 입었습니다. 분위기만은 여름입니다. 뒤란 당산나무에 앉아 한나절을 보냈습니다. 조금만 움직여도 땀이 나니 저 당산나무는 대단한 유혹이 아닐 수 없습니다. 어느새 건장해진 모습이 보기만 해도 시원합니다. 보호수로 지정되어 있고, 수령은 520년이라고 합니다. 저 평상은 뒷집 어르신을 비롯해 단골이 많습니다. 누군가 앉아 있으면 오다가다 더불어 앉아 쉬어 가는 거지요. 나무 한 그루가 주는 혜택이 참 많습니다. 500년을 한결같이 같은 자리를 지킬 수 있었던 힘 중에는 바로 사람들의 관심도 한 몪 했겠지요. 그러고 보면 눌산은 참 복도 많지요. 저런 대단한 나무를 뒤란에 두고 사니.. 2009. 5. 20.
비오는 날은 '참나물 장떡'이 최고지요. 종일 비가 옵니다. 산에 갈 계획 세웠던 분들에게는 별 좋은 소식 아니겠지만 시골 살이하는 사람에게는 고마운 단비가 아닐 수 없습니다. 뭐 비 좀 온다고 산에 가면 안된다는 법 없죠. 오히려 비 맞고 산행하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블러그 소개글에서 잠깐 언급한 적이 있는데요, 제가 가장 싫어하는 사람이 비온다고 여행 취소하는 사람입니다. 이유는, 비오면 비오는데로 운치있잖아요. 빗소리 안주 삼아 쏘주 한잔도 좋겠고, 오늘 제가 먹은 장떡에 막걸리도 좋겠지요. 비오면 기차를 타는 사람도 봤습니다. 비오는 날 기차 안 타본 사람은 그 맛을 모른다고 하더군요.^^ 꽤 많은 양입니다. 계곡의 묵은 때가 말끔히 씻겨 내려갈 것 같습니다. 안개에 가린 적상산은 어디갔나 종일 코빼기도 안보입니다.^^ 한동안 괴롭히던 .. 2009. 5. 16.
내 나이보다 많은 잡지, 월간 'RAIL로 이어지는 행복 플러스' 창간 만 45주년 맞은 코레일 사보 'RAIL로 이어지는 행복 플러스' 코레일 사보 월간 'RAIL로 이어지는 행복 플러스'가 창간 된지 만 45년되었다고 합니다. 이번 5월호가 500호인데요, 제가 태어나기 1년 전에 창간했으니 제 나이보다 더 많습니다. 코레일 사보는 사내보입니다. 5월호를 받아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보시는바와 같이 '철도'란 제호와 1964년 5월호, 그 아래 창간호란 말까지. 자세히 보니 창간 45주년을 맞은 500호 기념호였습니다. 멋진 아이디어 같습니다. 추억과 역사를 담은. 표지를 넘기니 또 다른 표지가 나옵니다. 제호도 '레일로 이어지는 행복 플러스'. 지난 499호에 실렸던 제 글입니다. 45년 역사와 지령 500호 발행을 함께 기뻐할 일입니다. 1호~500호까지 짚어본 .. 2009. 5. 15.
텃밭에, 마당에 태어난 새생명들 텃밭에, 마당에 태어난 새생명들 작은 텃밭을 꾸몄습니다. 상추, 토마토, 고추, 호박, 가지, 옥수수, 돼지감자를 심었더니 어느새 새싹이 올라오고 고추는 꽃을 피웠습니다. 별 경험이 없어 과연 새싹이 올라올까 걱정했는데, 알아서 잘들 자라는군요. 산골에서 태어났지만 농사는 전혀 모릅니다. 나무를 하고 갈비를 긁으러 다니던 친구들을 따라다닌 기억 밖에요. 산판업을 하셨던 아버지 덕분에 나무 한번 안해보고 자랐습니다. 그러다 20대가 되면서 배운 것 같습니다. 여행하면서요, 일해주고 용돈도 받아가면서 긴 여행을 했으니까요. 무전여행이라고들 하죠. 농사 짓는 법도, 나무하는 법도.... 장작은 전문가 못지 않게 잘 팹니다. 한 방에 쫘~악 갈라지죠. 그런걸 보면 천상 산골에 살아야 될 팔자인 모양입니다. 산에.. 2009. 5. 15.
산나물의 황제가 '곰취'라면 여왕은 '참나물' 곰취와 참나물, 이팝나물 된장국에 황홀한 밥상을 차리다. 산나물의 황제가 '곰취'라면 여왕은 '참나물'입니다. 그것은 향때문입니다. 곰취의 강한 맛과 모양에 비해 참나물은 여리디 여린 은은한 향을 자랑합니다. 우리가 보통 식당에서 먹는 참나물은 대부분 재배이기 때문에 야생과 비교하면 안됩니다. 맛과 향에서 많은 차이가 나거든요. 곰취와 참나물은 느즈막히 납니다. 대부분 고산에서만 자라기 때문이기도 하고, 아무데나 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딱 그자리에서만 납니다. 아랫동네 아저씨 말씀이 아카시아꽃이 다 핀 다음에 뜯으러가면 딱 맞아. 하십니다. 일요일 오후 한가한 틈을 타 산으로 들어갑니다. 적상산 산정호수입니다. 오랜만에 물이 가득 채워져 있군요. 파란 하늘과 산꼭대기 호수, 해발 1천 미터에서 맛보는 상.. 2009. 5.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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