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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중일기640

목소리 우렁찬 '홀딱벗고' 새소리 들어보셨나요? '검은등뻐국이'라는 새가 있습니다. 공부는 하지 않고 게으름만 피우다가 세상을 떠난 스님들이 환생하여 홀딱벗고새가 되었다는 전설이 전해져 옵니다. 얘기는 이렇습니다. 수행하는 스님도 사람인지라 나른한 봄기운을 피해갈 수 없었겠지요. 잠이 쏟아질때 이 검은등뻐국이가 나타나 귀가 따갑도록 울어댑니다. '오~ 오~ 오~ 오~'하고요. 그런데 이 새소리가 스님을 조롱하는 소리로 들린다는 얘깁니다. 아마도 수행이 부족한 스님들에게만 그렇게 들리겠지만요. 이렇게요. "빡빡깎고', '밥만묵도', '잠만자고, '똥만싸고', 때론 '홀딱벗고'라고 들리기도 하겠지요. 바로 이 녀석입니다. 이 순간에도 저 녀석 울음소리는 들리지만 실제로 본적은 없습니다. 밤이고 낮이고, 하루 종일 울어댑니다. 목소리가 얼마나 우렁찬지 온 .. 2009. 5. 7.
연둣빛이 초록으로 변해가는 적상산 연둣빛이 적상산 주릉까지 올라섰습니다. 향로봉 부근 산벚꽃이 꽃을 피웠고, 붉은치마(赤裳) 절벽 위로는 도화(桃花)도 피었습니다. 완연한 봄기운으로 산색은 초록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은 이미 초록입니다. 500미터의 표고차가 나는 적상산 산정과는 딱 일주일의 시간차가 납니다. 눈에 보이는 만큼만 품고 삽니다. 적상산 향로봉에서 안렴대까지의 1,6km 산길과 그 만큼의 하늘을. 비 개인 후 하늘빛이 바다색을 닮았습니다. 딱 적상산 주변만 그렇습니다. 늘 느끼는 점이지만, 아마도 근동에서 가장 높은 산이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봄햇살을 만난 이불이 뽀송뽀송합니다. 산 위의 길, 적상산 주릉입니다. 봄이면 야생화가 가득한 천상의 화원이 되고, 여름이면 걷기 좋은 숲길이 펼쳐집니다. 가을이면 붉은 치마를 두루.. 2009. 5. 4.
소와 경운기, 무엇이 더 빠를까 당연히 경운기겠지, 하시겠지만 틀렸습니다. 정답은 소가 더 빠릅니다. 쟁기질을 얘기하는 것이지만, 맨몸으로 달리기를 한다해도 크게 차이 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송광사 지나 주암댐 부근에서 소가 쟁기질 하는 모습을 만났습니다. 사진을 찍기 위해서였지만, 이려~ 이려~ 소리에 힘차게 질주하는 소를 뒤따르는 어르신이 더 힘들어보입니다. 소의 성큼성큼 큰 발걸음에 쟁기를 잡은 어르신은 거의 뛰는 수준입니다. 보기만 해도 힘이 느껴집니다. 주암댐은 남도 끄트머리지만 송광사와 선암사를 품음 조계산을 위시해서 보성의 천봉산 등 산이 운집해 있습니다. 평지보다 산비탈이 더 많지요. 경사가 심한 비알밭은 경운기도 들어가지 못합니다. 그런 곳은 아직도 저렇게 소에 의존할 수 밖에 없고요. 곳이어 경운기가 논 가는 모습.. 2009. 4. 30.
'언제나 봄날'의 봄 '봄볕에 며느리 내보내고 가을볕에 딸 내보낸다.'는 말이 있습니다. 겨울 동안 상대적으로 약해진 자외선에 적응되어 있던 피부가 봄 자외선에 노출되면서 그만큼 피부에 좋지 않다는 얘기죠. 그래도 전 봄볕이 좋습니다. 젖은 몸 말리기에는 봄볕만한게 없으니까요. 조경용으로 주로 심는 철쭉이나 영산홍은 왠지 싫습니다. 촌스럽게 화장한 여인 같기도 하고, 어울리지 않은 차림새 같아서요. 하지만 올 봄에 만난 저 녀석들은 곱습니다. 아마도 좋아하는 봄햇살 때문이겠지요. 마당에 도예가 나운채 선생의 작품이 몇점 전시되어 있습니다. 저희집에 오신 분들이 이게 뭘까 하시는데, 앞으론 유심히 보세요. 산이 보이고 강이 보입니다.^^ 5월이 다가오지만 아침 저녁으론 벽난로를 피웁니다. 산중이라 기온차가 크거든요. 덕분에 아.. 2009. 4. 29.
유유자적(悠悠自適) 산길 걷다. 지난 토요일, 2층에 두 팀이 묶었습니다. 마침 두 팀 모두 제 블러그를 보고 오신 분들입니다. 그러니 할 얘기도 많죠. 대부분 여행 얘기지만요. 사랑방 티타임으로 시작해 머루주 세 주전자를 비우며 오랜만에 좋은 시간을 가졌습니다. 펜션을 하면서 오시는 분들이 술을 권하면 대부분 못합니다, 죄송합니다, 라고 정중히 사양했는데 가끔은 이렇게 마십니다. 적당히, 딱 좋을 만큼만. 마시는 것도 취하는 것도 다 제 맘이니까요. 그렇다고 사람 봐서 마신다는 얘긴 아닙니다. 사랑방이란 공간이 모이면 마시게 되는 그런 분위기 같습니다. 좋은 사람들과 마시는 술은 약입니다. 일요일 아침 산으로 갑니다. 사는게 별건가요. 유유자적 산길 걷다, 라면으로 한끼 떼우면 되는거죠. 배부르면 장땡이니까요.^^ 2009. 4. 27.
봄비 내린 후 많은 비는 아니었지만 가뭄에 단비였습니다. 온 세상에 촉촉한 기운이 감돕니다. 집 주변에 빙 둘러 심어진 철쭉은 꽃을 활짝 피웠고. 연둣빛에, 붉은 철쭉이 집분위기를 완전 바꾸어 놓았습니다. 아침햇살에 눈이 부십니다. 마을 어르신들은 죄다 밭으로 나가고, 게으른 눌산만 이러고 앉아 있습니다.^^ 저도 밭으로 곧 나갈겁니다. 상추 심으로~ 당산나무도 제법 잎이 우거졌습니다. 이틀새 꽃을 피운 철쭉까지 가세하니 그럴듯한 분위기를 만듭니다. 고사리도 잘 마르겠군요. 참, 며칠 전 다녀온 앞산 고사리 밭에 새벽부터 마을 분들이 올라갑니다. 누구 것이라도 딱 정해지진 않았지만. 서운합니다.^^ 2009. 4. 22.
해발 1천 미터까지 올라 온 봄 무주 적상산 안국사의 봄 봄은 낮은 곳에서 부터 차근차근 위로 올라옵니다. 이젠 해발 1천 미터 적상산에도 봄빛이 완연합니다.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연등이 걸린 안국사 마당에도, 적상산 산정에도. 철쭉꽃이 피기 시작했지만. 적상산 산정의 진달래는 이제 막 꽃을 피웠습니다. 안국사 대웅전 목련도 한창이고요. 이 녀석 이름이 뭘까요? 알려주삼. 적상산에 거대한 군락지가 있습니다. # 종일 저 바람꽃 갖고 씨름했습니다. 여기저기 문의해본 결과 '나도바람꽃'으로 확인됐습니다. 메일로, 문자로 알려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나도바람꽃, 너도바람꽃, 변산바람꽃, 꿩의바람꽃, 홀애비바람꽃, 들바람꽃.... 도데체 바람꽃은 왜이라 많은겨~ 머리 아픕니다....^^ 2009. 4. 20.
고사리 꺾으러 산으로! 요 며칠 무척 더웠습니다. 한낮은 이미 여름이었죠. 산으로 들로 좀 쏘 다녔더니 고운 얼굴은 벌써 벌겋게 타들어가기 시작합니다. 아직은 봄인데 말입니다. 봄꽃 지고 난 자리에 고사리가 숭숭 올라옵니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이 꽃 저 꽃 만나러 다니느라 바빴는데, 이젠 고사리를 시작으로 산나물 만나러 산으로 갑니다. 현호색 진 자리에 피나물이 올라오고, 금낭화가 지천으로 널렸는데도, 꽃은 뒷전이고 고사리가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산중의 봄은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고사리를 시작으로 다래순, 취나물이 우후죽순 올라 올테니까요. 좀 더 있으면 곰취랑 참나물도 만날 수 있겠군요. 펜션 맞은편 산으로 오릅니다. 동편 볕이 잘드는 묵밭은 고사리가 점령했습니다. 얼마전 사전 답사 해 놓은 곳인데, 이미 여러 사람이 다.. 2009. 4. 20.
나도 좀 우아하게 찍고 싶다. DSLR에 대포만한 렌즈 마운트한 근사한 모습에 반해. 사진을 시작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런 분들이라면 한동안 장비병에 몸부림치게 되겠지요. 저야 직업때문에 사진을 하게 됐지만. 장비에 대한 뿜뿌는 여전합니다. 그렇다고 렌즈가 많은 건 절대 아닙니다. 주로 산을 많이 다니다 보니 초간단 조합입니다. 17-40에 200mm 정도. 병은 병일 뿐이니까요. 목수는 절대 연장 탓하지 않습니다. 사진 역시 카메라 좋다고 좋은 사진을 얻는 것은 절대 아니죠. 최고급 바디에 빨간띠 렌즈를 둘러야 작품이 나오는 것 또한 아닙니다. 제 생각은. 발품입니다. 부지런히 다니면서 좋은 포인트 찾아내고. 극성스러울 정도의 정성이 있다면. 최고의 사진을 얻게 되겠지요. 찍고. 보고. 서서 쏴? 찍고. 보고. 찍고. 또 찍고. .. 2009. 4.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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