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산중일기640 가을비 개인 후 적상산 아! 가을입니다. 몸서리치도록 눌산을 힘들게 했던 가을입니다. 시도 때도 없이 길 위로 내몰았던 가을입니다. 길 위에서 보낸 가을이 몇 해인지 모르겠습니다. 가을이면 길이 그립고, 길 위에 선 내 모습에 그나마 위안을 삼습니다. 그런데 민박집 주인이 되고나선 떠나는게 쉽지가 않습니다. 올 가을도 지난 가을처럼 길 위에 선 눌산을 그리워만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지난밤 천둥번개에 비바람이 대단했죠. 아침에 일어나니 데크 위에 낙엽이 수북합니다. 눌산 눈에는 이것도 하나의 그림입니다. 하지만 지난 가을 이 낙엽을 밟고 미끄러져 넘어질 뻔한 손님이 있었습니다. 그 후부턴 꼬박꼬박 쓸어버립니다. 언제나 고마운 당산나무지만 때로는 눌산을 힘들게하는군요.^^ 범인은 바로 이 당산나무입니다. 밉지않은 건 언제나 그자.. 2009. 10. 17. 50mm로 담은 오후 2시 지난밤 천둥번개를 동반한 대단한 비가 내렸습니다. 잠시지만 무섭게 내리더군요. 덕분에 뒤란에는 낙엽이 나뒹굽니다. 바람은 오락가락하고요. 가을 한낮은 고요보다는 낙엽구르는 소리에 바람소리에 스산한 기운이 감돕니다. 우람한 당산나무도 좀 가벼워 진거 같습니다. 무거운 짐 내려 놓을때가 된것이지요. 어르신댁 감나무에 감이 많이 달렸습니다. 가지가 쳐 질 만큼요. 얼마 안 있으면 홍시도 따 먹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가을은 산 위에서 부터 내려오는 법인데, 우리 마을은 아래부터 시작되는 느낌입니다. 장기 투숙 중인 손님이 깎아 놓은 곶감입니다. 익으면 하나 주실라나...^^ 수확의 계절답게 곳곳에 먹을거리가 널렸습니다. 며칠 전 적상산 등산 중에 보니 다래가 주렁주렁 열렸더군요. 지난해 다래 술을 담궈봤는데.. 2009. 10. 14. 가을, 아침, 햇살, 일요일 눌산의 기상시간은 6시입니다. 물론 알람을 맞춰 놓고 잡니다. 하지만 5분 전에 어김없이 잠에서 깨어납니다. 습관이겠지요. 마을 어르신들도 비슷한 시간에 일어납니다. 특히 요즘은 수확철이라 아침이 분주합니다. 시간을 다투는 도시 생활에 비해 산골의 아침은 여유가 있습니다. 해뜨는 시간에 맞춰 일어나고, 해지는 시간에 맞춰 하루 일과를 마감하니까요. 시간보다는 자연의 순리에 따라 생활하는 셈입니다. 가을 분위기가 좀 나나요? 쓰레기 버리러 가는 길에 만난 아침햇살이 눈부십니다. 그래서 카메라를 들고 나왔습니다. 뒤란의 당산나무에도 가을이 깊어갑니다. 당산나무가 떨군 낙엽은 눌산 몪입니다. 바람따라 날려 온 낙엽 치우는 일 말입니다.^^ 뒤로는 다섯 가구가 삽니다. 적상산성을 기준 서쪽에 위치해 있어 서창마.. 2009. 10. 11. 제철맞은 영동 머루포도 영동은 전국 제일의 포도주산지입니다. 와인공장까지 있어 포도하면 영동을 떠올릴 정도가 되었죠. 지금 영동에서는 제철맞은 MBA(머스켓베리에이) 수확이 한창입니다. 일명 머루포도로 불리는 MBA는 당도(18~22°Bx)가 높은 것이 특징입니다. 금방 딴 머루포도는 단물이 줄줄 흐릅니다. 무주에서 영동은 엎어지면 코 닿을데입니다. 19번 국도를 타고 압치터널을 지나면 영동군 학산면으로 이 일대는 영동 포도의 주산지이기도 합니다. 사진은 19번 국도 압치터널 위를 지나는 압치 고갯마루입니다. 옛길이죠. 압치고개를 넘어서면 온통 비닐하우스 단지입니다. 바로 영동 머루포도 생산지로 제철을 맞아 수확이 한창입니다. 주렁주렁 매달린 포도가 먹음직스럽습니다. 느즈막히 출하되는 머루포도는 기가막힐 정도로 달콤한 맛이 일.. 2009. 10. 10. 한가위 보름달이 주는 의미 둥근 보름달은 예로부터 풍요의 상징입니다. 한 해 농사의 결실에 대해 감사하고 더불어 이웃과 나누는 날이 한가위입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라는 말이 있듯 보름달을 보며 소원을 빌기도 합니다. 그 소원은 아마도, 건강과 가정의 평화가 아닐까 합니다. 적상산 서편에 위치한 서창마을은 달이 늦게 뜹니다. 그래서인지 안렴대 위로 솟아오르는 보름달은 더 커보입니다. 조금 전 상황입니다. 보름달에는 비움과 채움이 공존합니다. 크기의 순환에 따라 밝음과 어둠 또한 함께 합니다. 자연의 오묘한 섭리는 우리 인간에게 전하는 메세지이기도 합니다. 비움과 채움을 반복하는 저 달처럼 사람의 마음도 순환이 가능하다면 참 좋겠습니다. 그 순환이 멈추는 순간, 부풀어 오른 풍선 처럼 일순간 펑하고 터져버릴테니까.. 2009. 10. 2. 여름과 가을 사이에 만난 지독한 녀석들 무릅과 무릅사이란 영화가 있었죠. 여름과 가을사이란 제목을 붙이고 보니 그 영화 생각이 납니다. 눌산도 봤습니다. 요즘에 비하면 별 야한 영화도 아니죠.^^ 아마도 호기심을 자극하기 위한 영화제목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여름과 가을 사이에는 어떤 꽃이 필까요. 사람으로 치자면 아마도 지독한 넘들이 아닌가 합니다. 이른 여름부터 꽃을 피웠던 개망초가 그렇고, 무르익은 벌개미취가 흐드러지게 피었습니다. 마당 한귀퉁이에는 여전히 노란 민들레꽃이 계절을 잊은 듯 하고요. 모두가 생명력이 대단한 녀석들이지요. 바람과 안개를 이겨낸 꽃잎은 그리 곱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땟깔 좋은 과일 처럼 거칠지만 부드러움이 느껴집니다. 아침 산책길에 이런 저런 꽃들이 발길을 붙잡습니다. 눌산은 수만평 꽃밭을 소유하고 있는 셈이죠... 2009. 9. 29. 깊어가는 적상산 가을 "100mm는 와야 되는디...." 아랫동네 아저씨 말씀입니다. 땅이 너무 매말라 산에 가봐야 뭐 볼게 없다는 얘깁니다. 송이와 능이버섯이 제철인데, 너무 가물어서요. 대충 3-40mm 정도는 내린 것 같습니다. 많이 부족한 양이지만 도움은 되겠지요. 뒤란 당산나무가 가을옷으로 갈아입기 시작했습니다. 하루가 다르게 붉은 이파리가 바람에 날립니다. 뒤란 가득 쌓일때 쯤이면 가을은 더욱 깊어지겠지요. 가장 먼저 단풍이 드는 나무는 어디서든 흔히 만날 수 있는 벚나무입니다. 옻나무와 붉나무 종류도 성질 급한 녀석들이죠. 벚나무는 참 여러모로 쓰임새가 많은 것 같습니다. 이른 봄 연둣빛도 좋고, 가장 먼저 가을빛을 선사합니다. 벚꽃은 두 말 하면 잔소리지요. 지난밤에 이어 아침에도 벽난로를 피웠습니다. 타닥타닥.. 2009. 9. 28. 도로표지판 위에 집을 지은 말벌의 생존본능 도로 표지판 뒤의 말벌집. 나 잡아봐라~ 하는 듯 합니다.^^ 지나다니는 자동차 구경이라도 할 모양입니다. 아니, 전혀 신경 안쓰는 눈칩니다. 인간 접근 불가! 기가막힌 위치가 아닐 수 없습니다. 살아남아야 할 이유가 있는거지요...^^ 요즘 벌때문에 피해가 많은 것 같습니다. 말벌에 쏘이면 생명까지 위협하니까요. 까마득한 높이죠. 말벌 가족은 육송정삼거리 표지판 뒤에 집을 짓고 삽니다. 육송정은 태백 황지 물과 청옥산 자락 석천계곡의 물이 만나는 곳입니다. 2009. 9. 24. 걷기 좋은 계절 가을입니다. '봄볕에 며느리 내보내고, 가을볕엔 딸 내보낸다'는 속담이 있습니다. 아무리 며느리를 딸 처럼 여긴다 해도 어쩔수 없는 속내를 드러낸 이 속담은 봄철 자외선이 그만큼 해롭다는 얘깁니다. 눌산은 사계절 중 봄을 가장 좋아합니다. 하지만 가을 만큼 걷기 좋은 계절이 없는 것 같습니다. 바람은 살랑살랑 불어 주지요, 황금빛으로 물든 들녘은 보기만 해도 넉넉합니다. 온 나라가 걷기 열풍입니다. 제주올레길이나 지리산둘레길은 몰려드는 인파로 몸살을 앓을 정도라는군요. 제가 아는 여행클럽 게시판을 보니 마감공지가 뜬 후에도 대기신청자들로 가득합니다. 이유가 뭘까요? 걷기 만큼 좋은 운동이 없으니까요. 널린게 길이고, 두 다리만 있으면 언제든 떠날 수 있으니까요. 자동차를 타고 다니면서는 경험할 수 없는 이 땅의 속살.. 2009. 9. 23. 이전 1 ··· 50 51 52 53 54 55 56 ··· 72 다음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