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눌산의 뜬금없는 여행1257 금강 길 걷다 만난 '할미꽃' '할미꽃'은 양지바르고 오래된 묘지 주변에서 잘 자란다. 실제로도 그런 곳에서 쉽게 만날 수 있다. 미나리아재비과에 속하는 꽃으로 독성을 가지고 있지만, 보송보송한 솜털이 온몸을 감싼, 검붉은 속살에 꽃자주색 할미꽃의 자태는 가히 매혹적이다. 할미꽃이 묘지 주변에 잘 자라는 여러 이유가 있다. 양지바른 곳을 좋아하고, 키가 작아 다른 식물로 인해 그늘이 지면 번식에 어려움도 있다. 그런 면에서 묘지는 그늘이 없고 탁 트여 있어 잔디 속에 뿌리를 내리고 번식하기에 좋은 것이다. 또한 할미꽃은 석회성분을 좋아한다. 일종의 호석회 식물인 것. 아시겠지만, 묘지 봉분을 만들 때 무너짐을 방지해 견고하게 만들기 위해 석회가루를 섞는데, 묘지는 할미꽃이 잘 자랄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갖춘 셈이다. 그런데 특이하게.. 2016. 4. 4. [걷기 좋은 길] 삼동치 고랭지 채소밭 가는 길 강원도 영월군 상동면 덕구리에서 경상북도 봉화군 춘양면 우구치리 상금정까지 오지트레킹(trekking)이란 이름으로 걷기에 빠져 살았던 적이 있다. 주로 강원도와 경상북도 일대 옛길을 찾아 다녔다. 옛길의 의미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주로 마을과 마을을 이어주는 길에는 사람이 중심에 있다. 그 길에는 늘 이야기꺼리가 넘쳐 난다. 알고 보니 요즘 유행하는 스토리텔링(Storytelling)이다. 사람들의 이야기는, 굳이 지어내지 않아도 오래된 길에는 자연스럽게 스며있다. 정선 예미에서 무주까지 가는 길은 여럿 있지만, 지루한 고속도로를 피해 국도를 타기로 했다. 영월 상동에서 봉화 춘양으로, 다시 영주와 예천, 상주를 거치는 길이다. 고속도로에 비해 60km이상 짧은 길이다. 오래전 수없이 걸었던, 영월.. 2016. 3. 31. 동강, 동강할미꽃, 돌단풍 봉화에서 태백을 지나 정선으로 향한다. 목적지는 동강이 흐르는 운치리 마을. 드디어! 귀촌한 오랜 여행친구를 만나러 가는 길이다. 지금이야 도로사정이 좋아서 오지라 할 수 없는 환경이지만, 운치리는 동강 주변에서 가장 깊숙이 들어앉은 마을이었다. 언제부턴가 하나 둘 씩 들어서기 시작한 새 집들이 꽤 많아 졌다. 도시인들이 들어오기 시작하면서 변화는 있었지만, 오랜만에 찾은 운치리는 옛 모습과 별반 차이가 없었다. 중요한 것은, 사람이니까. 오랜 여행친구들과 동강으로 내려섰다. 동강에는 정선 일대에만 서식한다는 ‘동강할미꽃‘이 한창이다. 이즈음이면 내가 좋아하는 돌단풍도 함께 피어난다. 아,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좁은 강변도로에 관광버스가 줄을 서 있다. 강변 절벽 주위로는 전국에서 몰려 온 사진 동호회.. 2016. 3. 30. [강원 정선] 만항재 눈, 복수초 봉화 현동에서 31번 국도를 타고 넞재를 넘는다. 재를 넘어서면 우측으로 청옥산 자연휴양림이다. '고개가 매우 길고 완만한 지리적 환경'에서 유래되었다는 넞재의 본래 지명은 '늦재'다. 해발 900미터를 육박하는 이 고개는 현재 4차선 확포장 공사 중이다. 굽이굽이 고갯길을 돌아 넘어 다니던 추억도 조만간 사라질 운명이다. 좋다, 나쁘다를 떠나 아쉽다. 지역주민 입장에서는 매우 좋을 것이고, 느린 여행자 입장에서는 슬픈 일이니까 말이다. 잿마루에 올라서자 눈발이 날린다. 3월 말에 만나는 눈이라니. 분명 눈이다. 더구나 산중에는 꽤 많이 쌓인 눈도 보인다. 태백 땅에 들어서자 쌓은 눈의 양은 점점 많아 진다. 태백에서 만항재를 넘기로 했다. 그런데 눈을 보니 그냥 넘기에는 뭔가 아쉽다. 오투리조트로 길을.. 2016. 3. 28. 남천의 꽃말은 '전화위복(轉禍爲福)' 가정집 정원이나, 정원이 딸린 도심 카페에서나 볼 수 있던 남천(南天)이 요즘은 도로변에서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사철 제각각의 멋을 자랑하는 모양새 때문에 관상수로 많이들 심는다. 가을이면 잎이 붉게 물들고, 겨우내, 마치 붉은 꽃이 핀 것처럼 빨간 열매를 매달고 있어 눈요기 감으로는 최고인 듯싶다. 남천이란 이름은 중국 남부 지방의 남천족에서 유래가 되었다고 한다. 중국에서는 남천을 여러 이름으로 부르는 모양이다. 붉은 열매가 촛불 같다 해서 남천촉(南天燭), 대나무 잎 같다고 해서 남천죽(南天竹)으로도 부른다고 한다. 붉은색이 강해서 독을 예방해주기도 하고 사악한 기운을 물리쳐 준다고 해서 진시황은 이 남천 나무로 만든 젓가락을 사용했다고 한다는 얘기도 전해온다. 히말라야에서 일본에 이르는 동.. 2016. 3. 25. [산사랑] 귀농 귀촌인 들의 문화장터, 전라남도 장흥 ‘마실장’ 필자가 사는 산촌의 뒷산에는 여전히 잔설이 남아 있다. 여기저기에서 꽃소식이 전해져 오고는 있지만 산촌에서는 딴 나라 얘기다. 산아래 동네에 비해 한 달은 더 있어야 봄기운이 돌 정도로 늦다. 성질 급한 이라면 조바심이 날 만도 하겠다. 그렇다고 하루아침에 봄기운을 기대한다는 것은 무리다. 대개는 4월까지 눈이 쌓여 있어 산촌의 봄은 멀고도 험하다. 그런 이유로 이즈음만 되면 몸이 먼저 반응을 한다. 나가라는 얘기다. 자연스레 문밖을 나선다. 어디를 갈까 단 1초도 고민할 이유가 없다. 긴 겨울의 끝자락에 갈 곳이라고는 남도땅 말고 또 어디가 있겠는가. 보리밭 사잇길에서 남도의 이른 봄을 만나다 이 코너의 이름이 ‘산이좋아 산에사네’다. 골 깊은 산촌에 정착한 이들을 만나러 가야 하는 게 독자들에 대한 .. 2016. 3. 22. 추천! 걷고 싶은 꽃길 8곳 살아 숨 쉬는 모든 생명체는 동면을 한다. 사람도 예외일 수는 없다. 그런 이유로 봄은 생명의 계절이다. 새순이 돋고, 꽃을 피운다. 사람은, 가슴이 열리고, 오감으로 대지의 기운을 느낀다. 문 밖으로 나가고 싶은 욕구가 넘쳐나고, 움츠린 어깨와 굳은 몸에 생기가 돈다. 자연과 가장 가까이 마주하는 방법으로 걷기만큼 좋은 수단이 또 있을까. '걷기'의 의미는 죽자 사자 이를 악물고 걷는 고행의 길과는 다르다. 굳이 거리와 시간에 의미를 부여할 이유도 없다. 보고 싶은 만큼, 걷고 싶은 만큼만 걸으며 자연과 호흡하면 되는 것이다. 1. 18번국도 보성강 벚꽃길 17번 국도와 18번 국도가 만나는 전라남도 곡성군 오곡면 압록리는 섬진강과 보성강이 만나는 두물머리다. 전라선 열차도 지나고 있어 국도와 철도, .. 2016. 3. 18. 은행나무 아래서 태어난 '은행이' '은행이'의 고향은 시골 중학교 은행나무 아래다. 은행이를 처음 발견한 아이들이 은행이라는 이름을 붙여줬다. 은행나무 이파리가 노랗게 물들었던 지난가을 태어난 은행이는 어느 날 혼자가 되었다. 태어나자마자 어미는 사라졌고, 여섯 형제 중 은행이를 제외한 다섯 형제는 차례로 죽었다. 학교 아이들에 의해 처음 발견된 은행이를 아이들과 선생님들이 우유와 영양제를 먹여가며 보살피다 우리 집으로 오게 되었다. 다행히도 은행이는 아이들과 선생님의 정성으로 어느 정도 건강한 상태가 되었고, 두려움과 낯선 환경에 대한 거부감으로 사람의 손길조차도 피하던 녀석은 우리 집에서 며칠 머무는 동안 안정을 되찾게 되었다. 처음 우리 집에 올 때는 야생에 가까웠다. 예민하고 앙칼지고. 사람에 대한 아픈 기억이 있는지, 경계도 심.. 2016. 3. 3. 겨울과 봄의 밀당 봄볕에 몸 말리고 마음 말려 놨더니,비에, 눈에, 매서운 바람에, 눈보라까지.다시 온 세상이 꽁꽁 얼어붙었다.대충 좀 하지, 밀당 치고는 좀 심하다. 2016. 2. 29. 이전 1 ··· 11 12 13 14 15 16 17 ··· 140 다음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