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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토펜션219

자전거 타는 우편 집배원 참. 빠른 세상이죠. 무주 산중에서 40분만 달려가면 대전 시내 한가운데 있습니다. 바로 고속도로 덕분이죠. 국도로 간다면 아마 1시간 정도, 그 이상일겁니다. 속도가 빨라진 만큼 세상 사는 맛은 덜한 것 같습니다. 인간미가 없다는 얘기죠. 남이사 고속도로를 달리든, 시속 140km로 달리든 상관없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 산중에 사시는 어르신들이 그렇습니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으로 보이지만, 산중 어르신들의 일과는 하루도 같은 날이 없습니다. 새로운 날들이죠. 단지. 무료하고 지루하게 보일 뿐입니다.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는 산색을 보고, 추수를 앞둔 곡식들을 바로보는 일이 그렇고. 새가 울고 꽃이 피고 지는 자연의 조화를 만나는 일은 그렇습니다. 우연히. 자전거를 타는 우편 집배원을 만났습니다. 부지런.. 2008. 8. 30.
포도 먹고, 포도 맛사지까지. - 영동 포도축제장 다녀왔습니다. 오랜만에 여유를 즐겨봅니다. 이 여름이 끝나면 할 일도 많았던 것 같은데. 막상 길을 나서면 딱히 할 일도, 갈 곳도 마땅치 않습니다. 그것은 가지 않아도, 보지 않아도 느낄 수 있는 여유입니다. 지난 10여년 간의 산중 생활에서 얻은게 있다면 마음의 여유가 아닐까 합니다. 꼭 뭘 해야하고, 어디를 가야만 하는게 아니라. 아무것도 안하고 가만 있어도 즐길 수 있는 마음의 여유 말입니다. 여름을 고하는 파란 하늘빛이 길을 나서게 만듭니다. 무주에서 영동까지는 채 30분도 걸리지 않습니다. 19번 국도가 확장되면서 바로 옆동네가 되버렸습니다. 길은 사람들의 생활을 편리하게 만듭니다. 하지만. 그 편리함으로 인해 잃는 것도 많다는 것은. 여러모로 아쉬움이 남게 합니다. 확장되기 전의 19번 국도 주변은 온통 .. 2008. 8. 25.
가을이 왔습니다. 너무 이른가요? 가을 타령하긴 아직 이른감은 있지만 산중은 이미 가을입니다. 나무이파리 중에 가장 먼저 물이 드는 호두나무를 보시면 "그렇구나." 하실 겁니다. 펜션 '언제나 봄날'에는 올 여름 마지막 손님들이 찾아오셨습니다. 제게는 긴 여름 피서철을 접는 의미가 있습니다. 쫑파티라도 해야 되는데... "이장님! 우리 돼지 다리라도 하나 사다가 쫑파티라도 해야죠."했더니 "그려."하십니다.^^ 무주 읍내 나가는 일 빼 놓고는 꼼짝 않고 지낸 한 달이었습니다. 산너머 가보지 않은 골짜기가 있어 다녀오는 길에 만난 호두나무를 보니 "어느새 가을이구나." 했습니다. 집 주변에도 널린게 호두나무인데 말입니다. 무안 백련도 보고 싶고, 함양 연꽃도 보고 싶고, 태백 구와우 해바라기도 보고 싶고, 제가 이름 붙인 .. 2008. 8. 23.
산중에서 듣는 기타소리. 좋더군요. 오랜만에 듣는 기타소리가 좋았습니다. 둥근 달도 빼꼼히 얼굴을 내밀고. 비도 잠깐 뿌려 주니 더 좋을 수 밖에요. 인기가수죠. 손모양. 사실 자칭 인기가수랍니다.^^ 이 인기가수의 팬카페에서 고요한 산중을 찾았습니다. 얼마전 3집 발매와 방송으로 지친 몸 좀 쉬어 가라 했더니. 팬카페에서 10여 명이 함께 왔습니다. 한때. 오지여행 모임을 이끌 던 시절. 함께 여행하던 친구들과 함께. 오래전. 강원도 평창의 산장에서 모닥불 피우고 '산중 음악회'란 이름으로 작은 음악회를 주관한 적이 있습니다. 오지여행 친구들과 산장에 오신 손님, 그리고 마을 주민 몇분 정도만 모시고요. 아. 우음도 분교에서도 한번 가졌었군요. 그때 생각이 납니다. 모임을 이끌 던 시절엔 늘 긴장의 연속이었는데. 이 무슨 조화.. 2008. 8. 21.
여름도 떠날 채비를 하나 봅니다. 좀 이른 감은 있지만. 여름도 떠날 채비를 하나 봅니다. 어제 오늘 내린 비로 더운 공기는 맑끔히 사라져버렸습니다. 추위를 많이 타시는 이장님은 벌써 긴팔에 연신 "어이 추워"하시고요. 오늘 새벽에는 보일러를 돌렸습니다. 추워서죠. 오늘밤 역시 마찬가집니다. 달맞이꽃도 서서히 힘을 잃어 가고. 가을 분위기 물씬 풍기는 분위깁니다. 나뭇잎 중에 가장 먼저 물이 드는 호두나무 열매는 한 이십일 만 있으면 수확해도 될 만큼 부쩍 자랐습니다. 긴 여름도 어느새 떠날 채비를 하는 것을 보면. 세월 참 빠릅니다. 정신없이 보낸 여름이 절대. 떠나지 않을 것만 같더니. 아침나절 구천동 계곡에 잠시 다녀왔습니다. 신풍령 너머 거창 다녀오는 길에요. 계곡 물이 많이 불었죠? 덕유산에는 어젯밤에 비가 제법 왔던 모양입니다.. 2008. 8. 16.
어젯밤, 그리고 오늘 아침 산중의 하루는 짧습니다. 일주일도, 한 달도 어느새 금방갑니다. 민박집 주인의 여름은 바쁠 수 밖에 없지만. 이런 저런 볼거리가 너무 많아서가 아닐까 합니다. 시시각각 다가오는 풍경 앞에 때론 넋을 잃기도 합니다. 심심할 틈이 없다는 얘기죠. 하늘을 보고, 구름을 보고, 달을 보고, 별을 보고 살 수 있다면 참 행복할거란 생각을 해 본 적이 있습니다. 하루에 한번만이라도 말입니다. 그만큼 바쁘게 살다보면 고개들어 하늘 한번 쳐다 볼 수 있는 그런 여유도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마음인데 말입니다. 아침 해를 담기 위해 틈만나면 동해바다로 달렸던 적이 있습니다.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 무슨 급한 볼 일이라도 있는 것 처럼 말입니다. 귀신에 홀렸다는 말이 있죠. 아마 그때 누군가 옆에서 지켜봤다면 딱 그 모습.. 2008. 8. 13.
흐르는 물에 몸을 맞기고, 유유자적 즐기는 금강래프팅 전라북도 장수의 신무산 자락 뜬봉샘에서 발원한 금강은 한강과 낙동강에 이어 우리나라에서 세번째로 긴 강입니다. 장장 401km에 달하는 금강은 상류인 진안과 무주, 충청북도 영동 지역 경관이 가장 아름답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평야지대인 하류지역에 비해 산악지역을 지나는 코스로 비단(錦) 강이란 이름에 딱 어울리는 곳이죠. 래프팅의 장점은 한마디로 팀웍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누구 하나라도 노 젓는 일을 게을리 한다면 배는 산으로 갑니다.^^ 방향을 조절해주는 가이드가 맨 뒤에 앉지만 원하는 방향으로 원활하게 전진하기 위해서는 배에 탄 일행 모두가 하나가 되어야 하죠. 오래전 보트를 타고 섬진강을 탐사한 적이 있습니다. 말이 탐사지 뱃놀이가 더 맞는 말입니다. 캔 맥주 한 박스에 취사도구까지 갖.. 2008. 8. 13.
가을을 기다립니다. 도시는 덥다죠? 여기도 물론 덥습니다. 도시의 열대야하고는 거리가 멀지만요. 입추가 지나고 한동안은 이불 없이는 잠을 잘 수 없을 정도의 선선한 날씨였는데. 어젯밤은 문을 열고 잤습니다. 도시와 이 산중의 차이라면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첫째는 고요하다는 것이고. 둘째도 고요하다는 것이죠. 말 장난하지 말라고요? 사실인걸요.^^ 도시와 산중의 차이라면 많죠. 바로 뒤에 적상산이라는 걸출한 산이 있지만. 주말 아니면 등산객도 거의 없다보니. 그렇다고 마을 주민들이라도 많다면 몰라도. 주변 분위기에 비해 인적이 드문 곳입니다. 불과 15분 거리에 있는 무주리조트나 구천동계곡 주변만해도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거든요. 저도 이따금 가지만 전혀 딴 세상이죠. 휴가가 막바지에 이르면서 계곡을 찾는 피서객들이 더 늘어난.. 2008. 8. 11.
시사IN에 실린 39년째 찐빵 파는 ‘7학년’ 할머니 1,6장인 무주장과 2,7장인 설천장터에서 39년째 찐빵을 팔고 계시는 올해 '7학년'의 할머니가 계십니다. 오다가다 먹어 본 맛에 감동해서 제 블러그에 소개하게 되었는데. 그 기사가 시사IN에 실렸습니다. 지난 장날 할머니께 기사가 실린 잡지를 갖다 드렸습니다. 한 손으로 입을 가린채 수줍게 웃으시는 모습이 아름다우십니다. 제 블러그를 보고 가끔 찾아오는 사람들이 있나 봅니다. 장사 잘된다고 특별히 좋을 것도, 그렇다고 귀찮을 것도 없지만. 부끄러운신 모양입니다. "앞으론 사진 고만 찍어."하시더군요. 찐빵 2천원 어치만 달라고 했더니 덤으로 하나 더 얹어 주십니다. 아래는 시사 IN 8월 2일 자 46호에 실린 내용입니다. ⓒozikorea.tistory.com39년째 설천장터에서 찐빵을 파는 ‘7학.. 2008. 8.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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