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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담호 18시 44분 멋진 풍경을 만났을때, 카메라부터 잡는다. 사진하는 사람이라면 습관처럼 말이다. 하지만, 눈으로 보는 맛이 더 좋더란 얘기다. 굳이 사진이 아니더라도..., 가슴에 담는 풍경이 더 오래간다. 언제나 봄날에서 15분 거리에 있는 용담호의 붉은 호수를 만났다. 손바닥 만한 카메라에 담았다. 더불어 가슴 깊숙히 담았다. 2012. 9. 16.
영동 오지마을 자계리에 터 잡은 연극쟁이 박창호 박연숙 부부 [산이 좋아 산에 사네] 영동 오지마을 자계리에 터 잡은 연극쟁이 박창호 박연숙 부부 유난히 긴 여름이었다. 유래 없는 가뭄과 35도를 웃돌았던 폭염은 온 산천을 메마르게 만들었다. 때 늦은 장마로 허기진 골짜기를 채우긴 했으나, 이런 이상기온으로 인한 피해는 커 보인다. 사과는 찬바람이 불기도 전에 발갛게 익어버렸고, 호두알은 채 영글기도 전에 후두둑 떨어져 버린다. 하늘의 뜻이라고는 하지만 한여름 땡볕 아래 힘들게 일한 농부들에게는 안타까운 일이다. 오지마을에서 문화예술의 중심공간이 된 자계리 충청북도 영동군 용화면 자계리. 예나 지금이나 첩첩산중이다. 오지로 소문 난 덕에 여전히 개발의 손길은 미치지 않았고, 찾아오는 외지인도 없는 곳이다. 논밭은 찾아보기 힘들고 대부분 호두나 감, 사과농사가 주업.. 2012. 9. 13.
육지 속 섬마을 회룡포 경상북도 예천군 용궁면의 회룡포는 육지 속 섬마을이다. 내성천이 휘감아 도는 강 한가운데 들어 앉아 있다. 본래는 의성포였다. '용이 내성천을 따라 산을 부둥켜안고 용트림을 하듯 상류로 올라가는 모습'이라 해서 회룡포라 불리게 된 것. 안동 하회나, 무주의 앞섬마을 처럼 회룡포는 우리나라 대표적인 '물돌이 마을'이다. 제 모습을 보기 위해서는 장안사 뒤 전망대에 오르면 된다. 걸어서 딱 10분. 장안사 주차장에서 10분 만 걸어서 오르면 이런 풍경을 만난다. 누렇게 벼가 익어가는 가을들녘이 풍요로워 보인다. 렌즈 화각이 좁다. 다 들어가지 않는다. 역시 눈으로 보는 것 만은 못하다. 강으로 내려섰다. 회룡포마을과 이어주는 뿅뿅다리가 놓여 있다. 마을을 휘감아 도는 내성천은 낙동강과 금천을 만나 하나가 된.. 2012. 9. 13.
영남의 최북단 마구령 아래 오지마을 남대리 늦은 밤 마구령을 넘었다. 마구령은 영주 부석사 뒤를 타고 넘는 고갯길이다. 십승지 중 하나인 충청북도 단양 의풍리와 김삿갓 묘가 있는 강원도 영월 노루목, 그리고 경상북도 영주 땅 남대리가 접한 삼도의 경계지역으로 태백과 소백 양백지간에 걸친 영남의 최북단 고갯길이다. 한때는 오지트레킹 명소로 알려진 곳이지만 지금은 대부분 포장이 되었다. 하지만 경사가 워낙 급해 초행길이라면 만만치 않은 고개다. 더구나 태풍이 훑고 지나간 뒤라 부러진 나뭇가지가 어지럽게 널려있다. 위험하다는 생각보다는 10년 만에 찾는 감회가 더 크다. 곰배령 아래 살던 지인이 남대리에 집을 지었다는 소식을 듣고 찾았다. 비 예보가 있었다. 아니다 다를까 보슬보슬 비가 내린다. 기온이 상승하면서 안개가 피어 오른다. 심야의 몽환적인 .. 2012. 9. 12.
삼둔사가리의 여름 조선시대 예언서인 정감록(鄭鑑錄)에는 라 하여 일곱 군데의 피난지소를 기록하고 있다. 난을 피하고 화를 면할 수 있는 곳이란 뜻으로, 전하는 말에 의하면 피난굴이 있어 잠시 난을 피했다 정착했다는데서 유래된 곳들이다. 이제 그러한 피난 굴은 찾을 수 없고 세 곳의 ‘삼(三)둔’과 네 곳의 ‘사(四)가리’만이 남아 있다. 삼둔은 강원도 홍천군 내면의 살둔, 월둔, 달둔이고, 사가리는 인제군 기린면의 아침가리, 명지가리, 연가리, 적가리로 예로부터 인정하는 오지 속의 오지들이다. 이러한 피난지소들이 홍천군 내면과 인제군 기린면에 집중된 이유는 다름 아닌 지형지세에서 찾을 수가 있다. 방태산(1,435.6m) 구룡덕봉(1,388.4m) 응복산(1,155.6m) 가칠봉(1,240.4m) 등 대부분 1천m가 넘는.. 2012. 9. 10.
여름 가고, 가을 온다. 한낮 햇살은 여전히 뜨겁다. 하지만 바람이 다르다. 여름 가고, 가을 왔다. 동네 아저씨들이 남의 집에 와서 뭔가를 열심히 찍고 있다. 아마도 사마귀나 곤충 종류인듯. 저 아저씨들 뭐하는 거지? 그것도 남의 집에서 말이야. 아저씨들 누구쎄요??^^ 녀석들의 어김없는 기상시간은 오후 5시. 잠이 덜 깬 다롱이는 야옹이 자리를 차지하고 앉았고. 자기 자리를 빼앗긴 야옹이 역시 꾸벅꾸벅 졸고 있다. 동네 냥이들과 또 한바탕 했는지 얼굴에는 상처 투성이다. 여름 갔다. 힘내라~ 가을은 역시 수확의 계절이다. 무주총각의 계절이기도 하지. 때이른 잣을 주워다 열심히 까는 중이다. 올 겨울에도 잣죽 실컷 먹을 수 있겠다.^^ 2012. 9.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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