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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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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영양 반딧불이 벽화마을 오늘 하루 왕복 520km를 달렸다. 연재하고 있는 잡지 취재를 위해 다녀온 곳은 경북 영양의 오지마을. 오가는 길에 만난 풍경이 내내 머릿속을 맴돈다. 황토빛 토담과 먼지 폴폴 나는 비포장길, 산비탈에 촘촘히 심어진 고추밭도 다 그림이다. 영양하면 떠오르는 것. 바로 고추다. '1박2일'에 나왔던 바로 그 어르신 때문에 어린아이들까지도 영양고추를 안다. 또 있다. 산나물과 반딧불이가 그것. 안동댐을 지나 영양 땅에 들어서자 영양 특산물을 형상화한 버스정류장과 가로등이 눈에 들어 온다. 영양군 입암면 산해2리 마을 버스정류장이다. 반딧불이와 산나물, 고추를 머리에 이고 있다. 한 눈에 영양의 특산물을 알 수 있게 만들었다. 각 지역마다 특색있는 버스정류장이 있다지만, 영양의 버스정류장이 가장 눈에 들어 ..
조팝꽃마을 , 충남 금산 화원동 우리 땅을 금수강산(錦繡江山)에 비유하기도 한다. '비단에 수를 놓은 듯 매우 아름다운 산천'이란 뜻이다. 그 만큼 아름답다는 뜻이 아니겠는가. '삼천리 금수강산'이라는 노랫말도 있듯이 참 많이도 듣던 말이다. 하지만 무분별한 개발이라는 명목하에 깎이고 잘려나간 이 땅의 산천은 병들고 오염되 더 이상 금수강산이 아니다. 사실 듣기도 어려운 말이 되었다. 충청남도 금산의 '금과 '산'은 이 '금수강산'에서 따 온 지명이다. 그만큼 아름다운 산과 강을 품고 있는 땅이다. '비단강' 금강이 흐르고 나즈막한 산세는 곳곳에 비경을 품고 있다. 숨겨진 오지마을과 때묻지 않은 자연이 곳곳에 가득하다. 알고보면 참 매력이 넘치는 곳이 바로 금산이 아닌가 싶다. 어제 포스팅한 보곡산골 산벚꽃길과 조팝꽃마을인 화원동은 산..
게스트하우스 '정선애인', 그리고 덕산기 트레킹 간만에 정선여행을 했다. 무주에서 고속도로와 국도를 번갈아 타며 달린 길은 왕복 580km. 대한민국 정중앙에 위치한 무주지만, 정선은 먼 길이었다. 애초에 덕산기 트레킹은 계획에 없었다. 덕산기 상류 마을인 북동리 취재가 목적이었기에 시간이 남으면 한번 찾아보겠다 마음 먹었던 것이다. 코 앞에 두고 그냥 지나치기 아쉬워 부랴부랴 취재를 마치고 무인지경 덕산기 계곡으로 스며든다. 그곳은 길도, 인적도 없는 고요와 적막만이 흐르는 신세계였다. 덕산기계곡은 정선군 화암면 북동리에서 정선읍 여탄리에 이르는 10여㎞의 골짜기다. 두어 해 전인가 '1박2일'이라는 방송에 소개되면서 '걷는 자'들이 심심치 않게 찾는다고 한다. 그 전에야 오지여행 매니아들이나 이따금 찾았던, 정선 땅 최고의 오지였다. 보통은 여탄리..
육지 속 섬마을 회룡포 경상북도 예천군 용궁면의 회룡포는 육지 속 섬마을이다. 내성천이 휘감아 도는 강 한가운데 들어 앉아 있다. 본래는 의성포였다. '용이 내성천을 따라 산을 부둥켜안고 용트림을 하듯 상류로 올라가는 모습'이라 해서 회룡포라 불리게 된 것. 안동 하회나, 무주의 앞섬마을 처럼 회룡포는 우리나라 대표적인 '물돌이 마을'이다. 제 모습을 보기 위해서는 장안사 뒤 전망대에 오르면 된다. 걸어서 딱 10분. 장안사 주차장에서 10분 만 걸어서 오르면 이런 풍경을 만난다. 누렇게 벼가 익어가는 가을들녘이 풍요로워 보인다. 렌즈 화각이 좁다. 다 들어가지 않는다. 역시 눈으로 보는 것 만은 못하다. 강으로 내려섰다. 회룡포마을과 이어주는 뿅뿅다리가 놓여 있다. 마을을 휘감아 도는 내성천은 낙동강과 금천을 만나 하나가 된..
영남의 최북단 마구령 아래 오지마을 남대리 늦은 밤 마구령을 넘었다. 마구령은 영주 부석사 뒤를 타고 넘는 고갯길이다. 십승지 중 하나인 충청북도 단양 의풍리와 김삿갓 묘가 있는 강원도 영월 노루목, 그리고 경상북도 영주 땅 남대리가 접한 삼도의 경계지역으로 태백과 소백 양백지간에 걸친 영남의 최북단 고갯길이다. 한때는 오지트레킹 명소로 알려진 곳이지만 지금은 대부분 포장이 되었다. 하지만 경사가 워낙 급해 초행길이라면 만만치 않은 고개다. 더구나 태풍이 훑고 지나간 뒤라 부러진 나뭇가지가 어지럽게 널려있다. 위험하다는 생각보다는 10년 만에 찾는 감회가 더 크다. 곰배령 아래 살던 지인이 남대리에 집을 지었다는 소식을 듣고 찾았다. 비 예보가 있었다. 아니다 다를까 보슬보슬 비가 내린다. 기온이 상승하면서 안개가 피어 오른다. 심야의 몽환적인 ..
삼둔사가리의 여름 조선시대 예언서인 정감록(鄭鑑錄)에는 <삼둔 사가리>라 하여 일곱 군데의 피난지소를 기록하고 있다. 난을 피하고 화를 면할 수 있는 곳이란 뜻으로, 전하는 말에 의하면 피난굴이 있어 잠시 난을 피했다 정착했다는데서 유래된 곳들이다. 이제 그러한 피난 굴은 찾을 수 없고 세 곳의 ‘삼(三)둔’과 네 곳의 ‘사(四)가리’만이 남아 있다. 삼둔은 강원도 홍천군 내면의 살둔, 월둔, 달둔이고, 사가리는 인제군 기린면의 아침가리, 명지가리, 연가리, 적가리로 예로부터 인정하는 오지 속의 오지들이다. 이러한 피난지소들이 홍천군 내면과 인제군 기린면에 집중된 이유는 다름 아닌 지형지세에서 찾을 수가 있다. 방태산(1,435.6m) 구룡덕봉(1,388.4m) 응복산(1,155.6m) 가칠봉(1,240.4m) 등 대부분..
전쟁도, 더위도 피해 간 오지마을 '달둔' 조선시대 예언서인 정감록(鄭鑑錄)에는 <삼둔 사가리>라 하여 일곱 군데의 피난지소를 기록하고 있다. 난을 피하고 화를 면할 수 있는 곳이란 뜻으로, 전하는 말에 의하면 피난굴이 있어 잠시 난을 피했다 정착했다는데서 유래된 곳들이다. 이제 그러한 피난 굴은 찾을 수 없고 세 곳의 ‘삼(三)둔’과 네 곳의 ‘사(四)가리’만이 남아 있다. 삼둔은 강원도 홍천군 내면의 살둔, 월둔, 달둔이고, 사가리는 인제군 기린면의 아침가리, 명지가리, 연가리, 적가리로 예로부터 인정하는 오지 속의 오지들이다. 이러한 피난지소들이 홍천군 내면과 인제군 기린면에 집중된 이유는 다름 아닌 지형지세에서 찾을 수가 있다. 방태산(1,435.6m) 구룡덕봉(1,388.4m) 응복산(1,155.6m) 가칠봉(1,240.4m) 등 대부분..
그곳에 가면 산다! 살둔마을 강원도 홍천군 내면 내린천 상류에 살둔, 또는 생둔(生屯)이라 불리는 마을이 있다. '그곳에 가면 살 수 있다', 또는 '사람이 살만한 땅'이라는 의미의 지명이다. 세 군데의 '둔'자가 들어가는 마을과 네 군데의 '가리'자가 들어가는 마을을 삼둔사가리라고 하는데, 이 땅 마지막 오지로 불리던 곳들이다. 살둔과 달둔, 월둔이 삼둔이고, 사가리는 아침가리, 연가리, 적가리, 명지가리를 일컫는 말이다. 오지라 불리던 대부분의 마을이 이런저런 이유로 세상 밖으로 나오면서 옛 모습은 사라졌다. 사람이 살지 않은 땅은 잡초만 무성하고 흔적 조차 찾기 힘들지만, 살둔은 여전히 피안의 땅으로 도시인들에게 새로운 피난지가 되고 있다. 조상들이 난과 가난을 피해 피난을 했다면, 이 시대 사람들에게는 휴식과 재충전을 위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