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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중일기640

다롱아~ 단풍구경 가자~ 비 개인 아침, 안개가 자욱하다. 자연스럽게 카메라를 챙겨 들고 나간다. 다롱아~ 단풍구경 가자~ 사람들 앞에 서는 것을 좋아하는 다롱이, 누가 보고 있으면 녀석의 개인기인 나무타기를 선 보인다. 하지만 오늘은 사냥 중이다. 저 나무 구멍에 다람쥐가 살거든. 저런! 사냥은 기다림이야. 넌 저 구멍으로 들어갈 수 없잖아. 허술하기 짝이 없는 다롱이의 다람쥐 사냥은 언제나 실패다. 요즘 등산객이 많이 지나 다닌다. 눌산을 졸졸 따라 다니는 다롱이를 신기해 한다. 그리고는 꼭 한 마디씩 하고 간다. "새끼 가졌나 봐~" "이 보세요. 저 고추 달렸거든요!" 내가 보기에는 표준 몸맨데, 왜 다들 살 찐 고양이로 보는거야. 적상산에서 맞는 여섯 번째 가을이다. 다롱아~ 일곱 번째 가을도 이 자리에서 맞을 수 있을.. 2013. 11. 3.
10월의 마지막날, 서창갤러리 카페 10월의 마지막날, 무주 적상산 [서창갤러리 카페]에서 작은 음악회가 열렸다. 가을빛이 내린 마을 숲 한가운데 차려진 무대의 주인공은 어르신들. '찾아가는 재능기부 콘서트, 돌아 온 청춘'이란 이름의 콘서트였다. 저녁에는 서창갤러리 카페 오픈 기념으로 지역 주민들과 함께 한 콘서트도 열렸다. 펜션 언제나 봄날 뒤에 있는서창갤러리 카페. 어느덧 무주의 명물로 자리 잡았다. 무주의 문화학교를 수료 한 어르신들이 지역축제나 마을을 찾아다니며 이런 콘서트를 한다고 한다. 10월의 마지막 날, 단풍이 곱게 물든 마을 숲과 아주 잘 어울리는 무대였다. 얼음조각가인 카페 주인장의 작품. 카페&목공예 체험장 오붓하게 지역민들과 함께 한 10월의 마지막밤. 2013. 11. 1.
적상산에 내린, 가을 적상산 단풍은 예년에 비해 일주일 가량 늦다. 보통은 10월 마지막 주가 절정이었는데, 올 가을은 이번주가 절정이다. 서창마을 뒤로 적상산. 정상부를 제외하면 이번주가 가장 보기 좋다. 적상산 최고의 단풍 명소인, 펜션 뒤 서창마을 숲. 지는 해가 이렇게 멋진 가을길을 만들었다. 펜션 뒤란의 520년 된 당산나무. 가을풍경으로는 지금이 딱 좋다. 이번 주말을 기점으로 낙엽이 '우수수' 떨어질게다.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도 있는 법이다. 자연도 쉼이 필요하고, 기다림이 필요하듯이 말이다. 2013. 11. 1.
다롱아~ 커피 마시러 가자~ 펜션 뒤에 커피집이 생겼다. 이웃이 생겨 눌산만 좋은 줄 알았더니 다롱이도 좋아한다. 다롱이 녀석, 가끔 혼자 가기도 하는 모양이다. 너도 마실래? 호기심이 많은 녀석. 커피집은 마을 숲 한가운데 있다. 단풍이 들면? 가히 예술이다. 당산나무에 가을빛이 물들기 시작했다. 적상산 단풍은 다음주부터 그 다음주가 절정이고, 11월 첫주까지는 볼만하다. 2013. 10. 12.
벽난로를 사랑하는 다롱이 어젯밤, 그리고 오늘밤 최저기온이 6도까지 뚝 떨어졌다. 강원도 산간지방에는 첫서리도 내렸다지? 겉옷 걸쳐 입고, 벽난로까지 피워더니 왠지 겨울 분위기 난다. 톱밥을 벽돌 모양으로 찍어 낸 벽난로용 연료가 있다. 지인이 몇개 가져왔는데, 괜찮다. 이런저런 과정이 없으니 편하고, 화력도 생각보다 좋다. 하지만 가격이 만만치 않다. 참나무 장작에 비해 세 배는 되지 않을까 싶다. 간만에 난로를 피웠더니 훈훈하고 좋네. 다롱이는 더 좋아한다. 추위를 얼마나 타는지 벽난로하고 뽀뽀도 하는 녀석이 아니던가. 순식간에 고개가 꼬꾸라졌다. 2013. 10. 3.
밥 안 먹어도 배부른 풍경, 황금들녘 "황금을 줘도 안 바꾸지~" "보기만 해도 좋아~" "밥 안 묵어도 배불러~" 가을햇살에 빛나는 황금들녘에서 만난 어르신 말씀입니다. 농사를 짓지 않는 눌산이지만, 정말 보기만 해도 배가 부릅니다. 가을들녘이 그린 그림,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그림입니다. 2013. 10. 1.
19시 4분 초등학교 동창생의 전화를 받았다. 36년 만의 통화다. 이름도, 얼굴도 가물가물하다. 이산가족도 아닌데, 36년 만이라니. 동창생들 모임방이라는 데를 들아가 봤다. 아, 그래. 바로 이 얼굴들이었어. 수박서리하고, 닭서리하던 그 녀석들 아닌가. 뒷동산에서 나무로 깎아 만든 총으로 전쟁놀이를 하고, 섬진강에서 은어 잡아 구워 먹고 놀았던 그 녀석들. 반갑다기 보다는, 아련한 기억들이 먼저 떠오른다. 언제 얼굴 한번 봐야지? 내가 할 수 있는 말이라고는 그것 밖에. 그리고. 유난히 붉은 하늘을 만났다. 어젯밤 19시 4분에. 2013. 9. 4.
펜션 고양이 펜션 고양이는 주말과 평일이 다르다. 노는 모습도 다르고, 잠자는 모습도 다르다. 아이들 손님에게 인기가 많은 다롱이는 주말이 피곤하다. 하지만 나름 즐기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아이들을 싫어 하는 야옹이는 전혀 다르다. 주말이면 외박이 기본이고, 집 주변만 맴돈다, 가끔은 얼굴을 보이기도 하지만, 다롱이 만큼은 아니다. 평소에는 이러고 놀고, 잔다. 뉴스만 보면 머리가 아프지만, 이 녀석들 때문에 웃고 산다. 고맙다. 2013. 9. 1.
대화 야옹이와 다롱이를 보는 사람마다 '개냥이'라고들 한다. '개냥이=개+고양이'라는 뜻이렸다. 하지만 녀석들은 분명 고양이다. 고양이 사료를 먹고, 멸치나 생선류만 먹는다. 아마도 눌산을 졸졸 따라 다니는 모습을 보고 하는 말이다. 손님이 많은 주말에는 그런 모습을 쉽게 볼 수 없다. 낯선 사람을 경계하는 고양이 특유의 성격 때문이다. 하지만 평소에는 언제나 졸졸 따라 다닌다. 뒤란이나 2층을 따라 다니면서 녀석들은 이 집 주인이나 되는 듯이 참견까지 한다. 야옹이와 다롱이가 대화를 한다. 무슨 얘기를 할까, 아마 이런 얘기를 하지 않을까. "너 요즘 너무 나대는 거 아니야?" "나도 엉아를 닮고 싶단 말이야~" 온 동네를 제 집 드나들 듯이 휘젓고 다니는 야옹이에 비해 다롱이는 이 집을 혼자서는 벗어나지 .. 2013. 8.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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