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산중일기640 다롱이는 앉아서 잔다. 다롱이는 태어날때부터 꼬리가 기형이다. 그렇다고 걸음걸이가 불편한 건 아니다. 주특기가 나무타기라 할 수 있을 정도로 나무를 잘 탄다. 단지, 잠자는 버릇이 독특하다. 소파에 앉아서 자고, 벌러덩 누워서 잔다. 벽난로를 끼고 사는 녀석 때문에 오늘도 난 장작을 팬다. 다롱아~ 눈 온다~ 간만에 내리는 눈이다. 쌓이면, 치우면 되는 일. 반갑다. 2013. 2. 22. 사진작가 최민식을 애도하며 부끄러운 얘기지만, 사진생활 20년이 넘었다. 손가락에 쥐가 나도록 찍었다. 왜? 무엇을? 찍는가는 중요한게 아니었다. 가슴으로 담을 수 없는 것들을 담아 낸다는 것, 그 이유 하나였다. 디지털카메라가 보급되면서 사진은, 일종의 습관이 되버렸다. 습관처럼 찍고, 보고, 지우고를 반복하면서 말이다. 비싼 필름 쓰지 않아도 되고, 즉시 확인 가능한 디지털의 세계는 경이로웠다. 하지만 언제나 가슴 한구석이 허허로웠던 것은, 비단 나 혼자 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느리고 불편했지만, 필름카메라를 쓰던 그 시절을 그리워하면서 말이다. 그럴때마다 떠오르는 사람이 있었다. 이름 석자만으로도 가슴이 두근거리는, 한국 다큐멘터리 사진 1세대 사진작가 최민식 선생이다. '사람만이 희망'이라는 휴머니즘의 외길을 걸어온 사진작.. 2013. 2. 13. 벽난로를 사랑하는 다롱이 다롱이는 벽난로를 너무너무 사랑한다. 잠시라도 틈만 있으면 벽난로 앞에 앉아 뒹군다. 그리고 잔다. 아침에 일어나면 가장 먼저 벽난로를 피우는데, 녀석은 이미 벽난로 앞에 앉아 있다. 불 피우기를 기다리면서. 고양이의 자존심인 수염도 태워 먹었다. 벽난로에 얼굴 비비다가. 알다가도 모를 놈이야~ 아침에 벽난로 불을 안 피우면, 그래도 저러고 앉아 있다. 안 피울 수가 없다. 눌산은 다롱이를 위해 장작을 팬다. 2013. 2. 6. 春雪 눈 구경 참 오랜만이다. 지난 신정 연휴때 줄줄이 폭설이 내리더니, 한동안 뜸했었다. 그때 내린 눈이 한달 이상 쌓여 있었으니, 춥긴 추웠나 보다. 어젯밤에는 밤새 눈이 내렸다. 소리없이 내린 눈이 10cm는 되겠다. 봄은 멀었지만, 입춘이 지났으니 춘설이다. 물기 가득한 습설이라 나뭇가지마다 소복히 쌓였다. 복수초가 피었단다. 매화도 피었고, 보길도에는 동백이 한창이란다. 여기저기서 봄 소식이 들여 온다. 봄이 오고 있다. 2013. 2. 6. 춥다. 영하 22도. 요 며칠 무주 아침기온이다. 온 세상이 꽁꽁 얼었다. 그동안 내린 눈은 그대로 쌓여 있고, 아마도 봄에나 녹을 것 같다. 창문에서 물이 줄줄 흐른다. 보기 드문 현상이다. 그만큼 기온차가 크다는 얘기다. 마당에 눈이 그대로다. 도저히 감당이 안돼 자동차로 꼭꼭 밟아 버렸다. 게으름의 극치? 아니 아니 그게 아니고요, 산골생활 요령이다.^^ 도도한 야옹이도 사랑방을 들락거린다. 그만큼 춥다는 얘기다. 아침해가 들어오는 그 작은 공간을 차지한 다롱이. 역시 똑똑하구나.^^ 2013. 1. 5. 雪냥이 영하 20도에, 1미터가 넘는 폭설, 무주생활 5년만에 최악이다. 아니, 최고다. 눈만 보면 환장하는 사람이니 최고가 맞다. 발바닥에 물만 조금 묻어도 싫어하는 다롱이는 눈밭을 뛰어 다닌다. 눈을 먹고, 눈밭을 구르고, 우리 다롱이 신났구나~ 다롱아~ 눈 치우러가자~ 2013. 1. 3. 雪國, 눈의 나라 무주 할 말이 없다. 얼마나 많이 내렸는지, 가늠하기도 힘들다. 쌓인 눈만 대충 1미터가 넘는다. 눈을 치우는 건지, 눈 치우는 놀이를 하는 건지, 치워도 치워도 그대로다. 눈의 나라 무주 만세~^^ 2013. 1. 2. 서설(瑞雪) 새해 소망들 다 비셨나요? 간절히 원하면 이루어진답니다. 마음 속 깊이 그 소망 간직하고 살면, 모두가 원하는 일들이 술술 풀릴겁니다. 눌산에게도 작은 소망이 하나 있습니다. 70리터 배낭을 사는 일입니다. 점찍어 둔 그 배낭을 사는 날은 다시 길 위에 서는 날입니다. 낙동강을 다시 걸을까, 그냥 발길 닿는대로 한없이 걸어 볼까 생각 중입니다. 어디를 가든, 별 의미는 없습니다. 징조가 좋습니다. 새해 첫날 서설이 내리고 있으니까요. 오늘 같은 눈을 서설이라고 합니다. 상서로울 '瑞' 자를 써서 瑞雪. 조상들은 서설을 풍년의 전조라고 여겼습니다. 하늘이 내리는 축복 말입니다. 모두에게 축복이 내리길 기도하겠습니다. 2013. 1. 1. 2012년 12월 31일 또 눈이 내립니다. 쌓인 눈이 주체를 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아무데나 주저 앉으면 그냥 썰매가 됩니다. 길은 미끄럽지만, 순백의 하얀 세상이 참 좋습니다. 이 색도 저 색도 아닌, 하얀색 말입니다. 또 한 해가 저물어 갑니다. 지난 1년, 잘 사셨는지요? 뻔한 질문이지만, 그래도 하게 됩니다. 아, 그리고 축하드립니다. 이 밤이 지나면 우리 모두 나이 한 살 더 먹잖아요. 다행인 것은 나 혼자만의 일이 아니라는 겁니다. 그래서, 세상은 공평합니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간에 무슨 사진을 올릴까 고민하다가 뒤란 당산나무의 사계절 모습을 선택했습니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이 아닌 겨울 가을 여름 봄으로. 지난 시간을 되돌릴 수는 없지만, 되짚어 보는 의미에서입니다. 앞만 보고 살지 말고, 뒤도 좀 되돌아.. 2012. 12. 31. 이전 1 ··· 12 13 14 15 16 17 18 ··· 72 다음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