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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중일기634

가을, 좋다 진득한 사람이 좋다. 콤비네이션보다 치즈피자가 좋고, 독주로 한방에 가는 것보다 부드럽게 새벽을 맞는 게 좋다. 수다보다 잡담이 좋고, 형광등보다는 백열등이 좋다. 단풍도 화려한 색감보다 이런 은은한 빛깔이 강렬하다. 인생은? 좀 찐하고 화려해도 나쁘지 않겠다. 2017. 10. 25.
가을걷이, 농부의 웃음, 농부의 푸념 “아이고 허리야, 인자 힘들어서 농사도 못 지것어. 아~들 주려고 허는 거지 나 묵을라고는 안 허지.” “남는 것도 없어. 인건비나 나오려나. 허허” “농부는 걷어 들이는 재미여. 이런 재미 없으면 농사 못 져.” “해가 좀 반짝 났으먼 쓰것 그만. 그래야 바싹 마르지.” 농부의 손놀림이 바쁘다. 막바지 수확의 기쁨도 잠시, 3년 묵은 도라지를 밭떼기로 대전 도매상한테 넘겼다는 농부는 농자재값, 인건비 빼고 나면 남는 것도 없단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비싸다는 소리 나오고, 농부 입장에서는 너무 싸다 한다. 유통 과정의 문제라는데. 뭔가 잘못돼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뼈빠지게 고생하믄 그 대가는 나와야 할 거 아니여, 근디 안 나와. 인자 팔 것은 안 허고 아~들 하고 우리 묵을 거나 좀 해야 쓰것어.. 2017. 10. 16.
꽃보다 잎, 벚나무 단풍 땅바닥에 동전 잎이 떨어져 있다. 붉게 물든 벚나무 이파리가 그렇게 보입디다. 오백 원짜리 동전을 발견한 것보다 더 기분이 좋습디다. 덕유산에서 내려와 잠시 쉬는 데 땅바닥에 쫘악 깔린 벚나무 이파리가 눈에 띈다. 벚나무는 나무 중에 가장 먼저 꽃이 피고, 단풍이 든다. 단풍나무 못지않은 사랑을 받는 이유다. 큼지막한 이파리에 노랗고 붉은 물이 든 벚나무 가로수길도 나름 유명세를 치르는 이유다. 벚나무 이파리를 보고 있자니, 오래전에 정선에서 만난 어르신 생각이 났다. 탄가루 날리던 비포장도로를 타고 한참 들어갔더니 산비탈 옥수숫대 너머로 듬성듬성 몇 가구의 집들이 있었다. 요즘은 레일바이크로 유명해진 구절리 안쪽 한터마을 얘기다. 그곳에서 마른 옥수수를 탈곡하던 어르신 왈, “수달래 피는 이 골짜기를 .. 2017. 10. 14.
철 지난, 코스모스 명절 잘 보내셨는지요? 사실, 명절보다 연휴의 의미가 더 컸지요. 공항이 북새통을 이루고, 최고 최다 기록을 연일 경신했다죠. 민박치는 친구는 백만 년 만에 몇 날 며칠 만실을 기록했다더군요. 대충 이 정도면, 좋은 날이었음에는 분명해 보입니다. 저도 딱 하루, 공짜로 고속도로 달려봤습니다. 공짜라니 좀 더 멀리 달려보고 싶었지만, 꽉 막힌 도로를 뚫고 나갈 자신이 없었습니다. 각설하고, 가을입니다. 비바람에 당산나무 이파리가 붉고 노랗게 물들기 시작했습니다. 천 미터 산정에는 이미 단풍이 붉게 물들었고요. 여름 옷 집어넣고 길고 두꺼운 옷으로 꺼내 버꿔 걸어야겠습니다. 2017. 10. 12.
궁금하냥? 인간들 세상이 궁금하지? 별거 없단다. 눈에 보이는, 그대로거든. 2017. 9. 6.
지역 축제에 대한 단상(斷想) 지역 축제. 문제가 많다는 것은 이미 다 아는 얘기입니다. 본질을 벗어난 행사들이 너무 많다는 것, 축제장마다 비슷비슷한 프로그램들이다 보니 그 나물에 그 밥이라는 것, 무질서와 어수선한 분위기에 실망했다는 얘기 등. 저 역시 그런 축제를 왜 하나 싶기도 합니다. 과연 엄청난 예산을 들여서 하는 축제가 지역 경제에 얼마나 도움이 될까 의문이 들기도 합니다. 몇몇 집단만의 잔치가 아닌지,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 조잡한 조형물들 하며, 단 며칠간의 행사를 위해 엄청난 예산 낭비하는 모습, 하루 이틀 얘기가 아니죠, 바가지요금도 여전합니다. 코딱지만 한 도시락 하나에 7900원이나 하더군요. 오히려 짜증만 나더라고도 합니다. 축제 담당자와 전문가들이 풀어야 할 숙제입니다. 무주 반딧불축제가 9월 3일까지 진.. 2017. 8. 28.
주유하시게요? 셀프 주요소인 줄 알고 들어갔더니.... / 대전 어느 주유소에서 2017. 7. 6.
엄마 기다리는구나? 곰취, 부추, 상추라 이름 붙여 준 녀석들. 2017. 7. 4.
어머니의 정원 당산나무 아래에서 노시던 어르신, 갑자기 소나기가 쏟아지자 "아이고! 빨래 걷어야 쓰겠네"하시며 뛰어가십니다. 따라가봤더니 꽃을 이렇게 이쁘게 가꿔 놓으셨네요. 바쁜 농사일 틈틈이 꽃을 가꾸시는 어르신들 맘이 참 곱습니다. 행사를 위해 급조한 도로변 꽃밭에 비할 바가 아니지요. 화분 하나도 달리 보이는 것은 시간과 애정을 듬뿍 쏟아부었기 때문 아니겠습니까! 2017. 7.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