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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중일기640

비 개인 후 간밤에는 대단했습니다. 빗소리에, 물소리에 잠을 못 이룰 정도였으니까요. 비 개인 아침은 거짓말 같습니다. 비가 그치고 황톳물은 금새 맑아 졌습니다. 얼마만인지 모르겠습니다. 오랜만에 안개 속으로 적상산이 보입니다. 산안개에 가린 적상산에 보입니다. 해가 뜨는 것을 보니 오늘은 간만에 햇님을 만날 수 있겠는데요. 어제만 해도 황톳물이었는데 말끔해졌습니다. 수량은 3분의 1로 줄었고요. 최상류다 보니 금방 줄어듭니다. 언제나 봄날 뒤란의 계곡입니다. 눌산 전용계곡이죠.^^ 펜션 뒤 아트갤러리입니다. 이번 폭우에 당산나무 가지 하나가 부러졌습니다. 올 여름들어 가장 많은 비가 왔으니까요. 그래도 여전히 건강해보이죠? 마을 이곳저곳을 둘러보았지만 특별한 피해는 없는 것 같습니다. 장마는 여전히 진행중이라죠? .. 2011. 7. 11.
세월을 낚는 강태공 강태공(姜太公)은 주(周)나라의 정치가인 태공망을 이르는 말로 본명은 여상(呂尙)입니다. 태공망이라는 명칭은 주나라 문왕(文王)이 웨이수이 강[渭水]에서 낚시질을 하고 있던 여상을 만나 선군(先君)인 태공(太公)이 오랫동안 바라던(望) 어진 인물이라고 여긴 데서 유래했다고 합니다. 중국에서는 병법을 세운 시조로 여겨져 〈태공육도 太公六韜〉 등의 병법관계 서적이 그의 이름으로 나와 있고, 낚시꾼을 강태공이라고 부르는 것도 태공망에서 유래합니다. 무주 읍내에 있는 연꽃방죽에 갔다가 세월을 낚는 어르신이 계시더군요. 찌는 중심을 잃었고, 어르신의 시선은 먼 산을 바라보고 계셨습니다. 물고기가 아니라 세월을 낚고 계시는거지요. "많이 잡으셨어요?" "허허..." 어르신의 목적은 물고기가 아닌 것 같습니다. 아마.. 2011. 7. 8.
폐자재를 활용한 탁자 만들기 중년 남자들의 꿈 중 하나가 전원주택에 살면서 나무를 활용한 생활용품을 만드는 것이라고 합니다. 내가 쓸 물건을 직접 만든다는 의미와 기성제품에 비해 완성도는 좀 떨어지겠지만, 나무가 주는 편안한 느낌이 다르기 때문이죠. 요즘 펜션에 장기투숙 중인 손님이 건축현장의 폐자재를 활용해 나무탁자와 의자를 만들었습니다. 보는 사람마다 자랑질입니다. 블러그에 안 올리냐고 자꾸 물어봐서 올립니다.^^ 장원(장기투숙 원) 님은 전문가 수준의 솜씨를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절대 전문가는 아니라고 합니다.(이 말은 꼭 넣어 달라고 함.) 정확한 수치를 재고, 절단을 하고, 사포로 마무리까지 합니다. 못자국이 선명한 폐자재지만, 그라인더를 활용해 가공을 하니 전혀 다릅니다. 버려진 폐자재지만 생명을 불어 놓으니 땟깔이 곱.. 2011. 7. 7.
비 개인 후 적상산계곡 꽤 많은 비가 왔다고는 하지만 무주는 미미했습니다. 장마가 무색할 만큼요. 태풍의 영향도 거의 없었습니다. 푹풍전야의 불안감만 대단했지요. 비 개인 후 뒤란의 적상산계곡입니다. 한여름 보통 수량에 불과하지만 시원합니다. 무주는 그동안 가뭄이었거든요. 다 큰 어른들이 물장난하고 놉니다. 웃통 벗고 놀더니, 카메라 보고는 안 벗습니다.^^ 2011. 6. 26.
두 발 들고 자는 야옹이 야옹이 녀석 유난히도 더위를 많이 탑니다. 그늘을 찾아 잠자리를 옮겨 다니기도 하고, 두 발 들고 하늘을 보고 자기도 합니다. 게으름과 한가로움의 극치를 보여주지요. 다른 건 다 닮아도 잠버릇 만은 주인 안 닮았습니다.^^ 주인은 종일 이불빨래 하고 있는데, 녀석은 저러고 있네요. 입 찢어 질라... 이젠 두 발 다 들고 만세까지. 괴롭힐 생각은 없었지만, 카메라 소리에 실눈을 뜨고 쳐다봅니다. 귀찮다는 듯이. 멋쩍었는지 사료통으로.^^ 2011. 6. 17.
멍 때리는 야옹이 '언제나 봄날'의 오후 6시는 사색의 시간입니다. 눌산도, 야옹이도, 때론 손님까지도. 6시 땡하면, 야옹이는 어김없이 데크 난간 위에 올라 앉아 있습니다. 이 집에 오면 사람이나 야옹이나 똑 같아집니다. 나도 모르게 '멍 때리기'에 푹 빠집니다. 카메라 셔터소리도 무시합니다. '멍 때리기'에 푹 빠진 녀석. 잘 생긴 얼굴 한번 보자고 사정해도 절대 안돌아 봅니다. 무심한 녀석. 그래도 귀는 눌산을 향해 열려 있습니다. "밥먹자~" 소리라도 할 줄 알고 말입니다.^^ 어떤 자료를 보니 '멍 때리기'는 건강에 좋은점도 있다고 합니다. 몸을 움직이지는 않지만 뇌 자체는 활성화된 상태이기 때문에 가벼운 명상의 일종이라는 것이죠. 이따금 그렇게 생각을 떨쳐내는 작업이 오히려 뇌의 기능을 회복 시키거나 기분을 전.. 2011. 6. 8.
소나무에도 꽃이 핀다?! 코 앞에 420년 된 소나무가 있습니다. 의병장 장지현 장군 묘소 앞에 있는 이 소나무는 우리 마을의 명물이기도 합니다. 적상산을 다녀 간 분들이라면 이 소나무를 배경으로 사진 한장은 남기고 갑니다. 이 소나무에 꽃이 필 무렵이면 장관을 이룹니다. 늘 푸른 소나무에 몽글몽글 매달린 꽃이 그리운 이를 기다리며 매달아 놓은 노랑리본 같습니다. 저~기 보이는 소나무가 420년 된 소나무입니다. 이번에 문화재로 지정되어 더 귀한 대접을 받게 생겼습니다. 건강해 보이죠? 소나무는 우리 조상들의 삶과 참 밀접한 연관이 있습니다. 소나무에 물이 오르는 봄이면 연한 속껍질을 벗겨 '송기떡'을 해 먹었습니다. 먹을거리가 부족하던 춘궁기에 말입니다. '똥 구멍이 찢어지게 가난하다'는 말이 바로 이 송기떡 때문에 생겨 난 .. 2011. 5. 31.
야옹아! 산책가자~ 야옹이도 산책을 좋아합니다. 뭘 아는지 모르는지 잘도 따라 다니죠. 한동안 뜸했는데, 오늘따라 먼저 앞장을 섭니다. 가봐야 동네 한바퀴지만, 혼자보다는 낫죠.^^ 오늘의 산책코스는 뒷동산입니다. 420년 된 소나무가 있는 넓은 잔디밭... 어, 가만 보니 진도대교에서 본 진돗개 동상 폼이군요. 뒷다리를 쭈욱~! 한동안 송화가루가 날리더니 비가 온 후 잠잠합니다. 소나무도 꽃이 핀다는 사실! 야옹이도 사진을 압니다. 알아서 포즈를 취해주잖아요. 잔디밭이 뛰어 놀만 합니다. 야옹이는 여기에 혼자는 무서워서 못옵니다. 겁이 아주 많은 녀석이라.... 알아서 척척 포즈를... 생각이 참 많은 녀석입니다. 멍 때리기가 취미거든요. 그만 좀 찍읍시다? 지루하구나?? 뒷집 꽃밭 구경 한번 해주고... 집으로 가자~~.. 2011. 5. 24.
오전 10시 50분 글이 좀 뜸했습니다. 게으름 피기 좋은 봄날이니까요. 멍하니 앉아 두어 시간 노닥거리다 보면 하루가 훌쩍 지나갑니다. 봄볕이 가장 따뜻하게 느껴지는 시간입니다. 곧, 나른해집니다. 뒤란 당산나무는 어느새 무성한 초록 옷을 입었습니다. 감나무 잎이 맨 나중에 나옵니다. 산색은 봄인데, 몸은 이미 여름입니다. 한가로운 풍경이죠? 낮밥 먹고 늘어지게 한숨 때리면 딱 좋은 날씹니다. 2011. 5.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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