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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칼럼128

[산이 좋아 산에 사네] 지리산을 사랑한 남자, 그 남자를 사랑한 여자 지리산을 사랑한 남자, 그 남자를 사랑한 여자 양민호 조승희 부부 산 깨나 타는 사람이라면 지리산에 열광한다. 주말이면 구례구행 야간열차에 몸을 싣고 새벽 동이 트기 전 노고단에 오른다. 1박 2일, 혹은 2박 3일의 일정으로 지리산 종주를 하고, 능선을 오르내린다. 똑같은 코스지만 매번 다른 느낌을 주는 산이 바로 지리산이라고들 말한다. 이런 지리산 마니아들이라면 으레 꿈을 꾼다. 지리산 자락에 터 잡고 사는 꿈을. 그렇게 꿈을 이룬 가족이 있다. 경상남도 하동군 악양면의 드넓은 악양 평야가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상신흥 마을의 양민호(47) 조승희(39) 부부가 그들이다. 산골생활의 꿈을 현실로 만든 부부 경상남도 하동군 악양 땅을 밟아 본 사람이라면 한결같은 소리를 한다. “이런데서 한번 살아 봤으면.. 2013. 3. 21.
[산이 좋아 산에 사네] 무주 ‘붉은치마산’ 아래 흙집 지은 김창수 송공순 부부 무주 ‘붉은치마산’ 아래 흙집 지은 김창수 송공순 부부 무주의 하늘은 붉다. 유독 붉다. 그 이유는 적상산 때문이다. 붉을 ‘赤(적)’ 치마 ‘裳(상)’ 뫼 ‘山(산)’. ‘붉은 치마를 두룬 산’이란 뜻의 적상산은 거대한 절벽이 사방을 두르고 있는 무주의 진산으로 무주 땅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보이는 산이 바로 이 적상산이다. 특히 해질 무렵이면 산 전체가 붉게 물드는 장관을 연출한다. 가을 단풍을 빗대 붙여진 산 이름이라는 설도 있지만, 해질 무렵 붉게 물든 절벽이 마치 여인의 치마를 연상케 한 다해서 붙여졌다는 설이 더 가슴에 와 닿는다. 이 산 아래 꼬박 1년이 걸려 흙집을 지은 부부가 있다. 김창수(54) 송공순(54) 부부가 그들이다. 가을빛이 가장 아름다웠던 지난 10월에 입주하고 한창 겨울준.. 2013. 1. 16.
[산이 좋아 산에 사네] 정선 오지마을 북동리의 김형구 채희정 부부 정선 오지마을 북동리에 푹 빠진 김형구 채희정 부부 강원도 정선. 참 골 깊은 골짜기가 많은 곳이다. 이런 정선 땅에 일찌감치 터 잡고 들어앉은 지인들이 더러 있다. 들어오기도 힘들고 나가기도 힘든 골짜기 하나 씩 똬리를 틀고 들어앉았다 해서, 자칭 ‘똬리파’라 부르는 그들은 대부분 정선에서도 소문 난 골짜기 하나 씩 차지하고 있다. 농사를 짓는 이도 있고, 목수도 있다. 하릴없이 산을 오르내리는 이도 있고, 철마다 산에서 나는 산나물이나 버섯류를 채취해 장에 내다 팔아 생계를 유지하는 이들도 있다. 그들의 공통점은 별 욕심이 없어 보인다는 것이다. 골짜기 하나씩 차지했으니, 더 이상 뭐 바랄게 있냐는 듯. 세상 부러울 것 하나 없는, 여유가 있다.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그들을 좋아하는 이유이다. 70.. 2012. 11. 15.
영동 오지마을 자계리에 터 잡은 연극쟁이 박창호 박연숙 부부 [산이 좋아 산에 사네] 영동 오지마을 자계리에 터 잡은 연극쟁이 박창호 박연숙 부부 유난히 긴 여름이었다. 유래 없는 가뭄과 35도를 웃돌았던 폭염은 온 산천을 메마르게 만들었다. 때 늦은 장마로 허기진 골짜기를 채우긴 했으나, 이런 이상기온으로 인한 피해는 커 보인다. 사과는 찬바람이 불기도 전에 발갛게 익어버렸고, 호두알은 채 영글기도 전에 후두둑 떨어져 버린다. 하늘의 뜻이라고는 하지만 한여름 땡볕 아래 힘들게 일한 농부들에게는 안타까운 일이다. 오지마을에서 문화예술의 중심공간이 된 자계리 충청북도 영동군 용화면 자계리. 예나 지금이나 첩첩산중이다. 오지로 소문 난 덕에 여전히 개발의 손길은 미치지 않았고, 찾아오는 외지인도 없는 곳이다. 논밭은 찾아보기 힘들고 대부분 호두나 감, 사과농사가 주업.. 2012. 9. 13.
[산이 좋아 산에 사네] 영월 첩첩산중에 초가집 지은 전봉석 오경순 부부 어느새 한여름 기온을 웃도는 후텁지근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이런 날씨에 장거리 운전은 고문이나 다름없다. 방법은 딱 하나, 고속도로를 벗어나 한적한 국도를 타면 된다. 언제나 여유 넘치는 강원도로 향하는 길이 아닌가. 그다음에는 에어컨을 끄고 숲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느끼면 된다. 바람 따라 첩첩산중에 스며들어 초가집 짓고 사는 전봉석 오경순 부부를 만나러 가는 길이다. 생각만 해도 콧노래가 절로 나온다. 국적 없는, 소위 전원주택들이 판을 치는 세상에, 초가집이라니. 초록으로 짙게 물든 산골 풍광에 푹 빠져들 때쯤 영락없는 ‘산적소굴’을 닮은 초가집 서너 채가 눈에 들어온다. 바로 이런 것이었구나. 필자가 꿈꾸던 바로 그 오두막이다. 생면부지의 땅 영월에서 시작한 산 생활 ‘기찻길 옆 오막살이~’ 이.. 2012. 7. 13.
[산이 좋아 산에 사네] 난치병 환자에서 덕유산 산꾼이 된 임용재 씨 난치병 환자에서 덕유산 산꾼이 된 임용재 씨 봄의 속도는 시속 900m라고 한다. 아장아장 걷기 시작한 어린아이 걸음이다. 느리게 다가온 봄은 순식간에 초록물을 들인다. 하지만 산 깊은 골짜기가 많은 전라북도 무주의 봄은 느리다. 연분홍 복사꽃이 이제야 한창이다. 예로부터 오지의 대명사로 알려진 무진장(무주 진안 장수)의 중심 무주에서도 산골로 소문난 덕유산 자락 상조마을에도 봄빛이 무르익었다. 상조마을은 산너머 요란한 분위기의 리조트 단지와는 다른, 여전히 고요한 산골마을이다. 산은 두 번째 생을 선물한 생명의 은인 전라북도 무주군 적상면 괴목리 상조마을 장자골 끝집에 사는 임용재(62) 씨는 산을 생명의 은인으로 생각하며 사는 사람이다. 8년 전 폐색전증이라는 흔치 않은 진단을 받았다. 갑자기 쓰러져.. 2012. 5. 14.
지리산에 흙집 짓고 된장 만드는 총각 구정제 [산이 좋아 산에 사네] 지리산에 흙집 짓고 된장 만드는 총각, 구정제 우수가 지나면서 추위가 한풀 꺾이었다. 스마트폰 하나면 언제 어디서든 실시간으로 날씨 검색이 가능한 시대에 살고 있지만, 농사를 짓거나 산골에 사는 사람들은 여전히 절기에 의존하며 산다. 어쩜 그렇게 딱딱 들어 맞는지... 절기는 옛 사람들에게 있어 스마트폰이요, 일년 농사의 지표가 되는 셈이다. 꽁꽁 얼어 있던 계곡에서는 물소리가 요란하고, 앙상한 나뭇가지에서는 새순이 돋고 있다. 콘크리트 바닥처럼 딱딱하게 얼었던 땅 속에서는 웅성거리는 생명의 소리가 느껴진다. 만화가 출신 총각이 지리산으로 간 까닭은? 필자는 이맘때가 되면 어김없이 지리산으로 향한다. 지리산은 섬진강을 끼고 있어 봄이 가장 빨리 오는 곳 중 하나이다. 매화와 산수.. 2012. 4. 6.
[산이 좋아 산에 사네] 강원도 양양 느르리골에서 시작한 인생2막 광고디자이너에서 마을디자이너로 변신한 김주성 문정숙 부부 강원도가 좋아 인제에서 4년을 살았다. 겨울이면 고립이 일상인 열악한 환경이지만, 눈 속에 고립되는 그 일상이 좋았다. 철이 덜 들었다고들 얘기하겠지만, 여전히 그 눈이 좋다. 대설이 지나고 며칠 되지 않아 영동지방에 폭설 소식이 들여왔다. 무려 50cm. 영동고속도로 일부 구간이 통제되고, 학교까지 휴교하는 폭설 속에 배낭을 꾸렸다. 눈 속에 갇힌 강원도 양양 느르리골에 7년 전 정착한 부부의 산골생활 이야기를 듣고 왔다. 첩첩산중 느르리골에서 시작한 인생 2막 강원도 양양군 현남면 하월천리 느르리골. 일출의 명소인 남애해수욕장에서 불과 8km 거리에 있는 산골마을이다. 하지만 그곳은 국내 오지여행가인 필자도 깜짝 놀랄 만큼 첩첩산중 오지였다. .. 2012. 2. 3.
[산이 좋아 산에 사네] 귀촌 1년 차 신혼부부의 꿈 가을을 물들이는 단풍처럼, 산골생활을 신혼의 단꿈으로 물들이고 있는 최우경 홍태경 부부 가을은 짧다. 만산홍엽(滿山紅葉)으로 불타던 산정은 이미 이파리를 떨군 나무들이 듬성듬성 보인다. 하지만 낮은 산들은 여전히 붉다. 울긋불긋 가을색이 물든 골짜기 마다에는 형형색색의 등산객들로 가득하다. 가을 흔적을 찾아보고 싶어 영동고속도로를 벗어나 국도로 내려섰다. 횡성 읍내를 지나 횡성천을 끼고 시골길을 달리자 은빛 억새가 소담스럽게도 피었다. 은행나무는 발밑에 노란 낙엽을 소복히 쌓아 놓았다. 신혼부부가 산골로 간 까닭은? ‘산이 좋아 산에 사는 사람들’의 공통점 중 하나가 가을을 유독 좋아하거나 반대로 가을을 탄다는 것이다. 가을풍경에 반해 서울을 떠났다는 이들도 있다. 필자 또한 그리움에 몸서리치는 가을이지.. 2011. 12.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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