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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봄 가장 먼저 피는 꽃, 복수초 소설가 박완서 님은 이른 봄 마당에 핀 복수초를 보고 중학생 아들의 교복 단추가 떨어진 것으로 착각했다는 글을 쓴 적이 있습니다. 황금 빛이 나는 복수초를 보고 충분히 그런 생각을 하고도 남을 것 같습니다. 채 잔설이 녹기도 전에 언 땅을 가르며 꽃을 피운다는 것이 눈으로 보지 않으면 믿기 힘든 얘기니까요. 눌산은 입춘이 지나면서 부터 몸살을 앓기 시작합니다. 바로 저 복수초를 보고 싶은 마음에서지요. 전주 근교에 복수초 군락지가 몇군데 있는데, 우수를 전후에 꽃을 피웁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그 자리에서 만났습니다. 산중 깊숙한 곳에서 황금빛 복수초를 만나면 어떤 기분일까요. 말로 표현하기 힘든 희열을 느낌니다. 좋아 죽습니다.^^ 복수초(福壽草)는 이름 그대로 복(福)과 장수(壽)의 바람이 담겨있어 꽃.. 2012. 2. 15.
무주구천동 계곡의 봄이 오는 소리 가는 비가 내리더니 이내 눈으로 바뀝니다. 다시, 하늘이 열리고 따스한 햇살이 봄볕 같습니다. 오늘 무주 날씹니다. 무주구천동 33경 중 제11경인 파회입니다. 봄볕 아래 한겨울 풍경입니다. 라제통문에서 10.9km, 구천동 3대 명소 중 하나인 파회는 "바위에 파회(巴)라고 새겨져 있으며 고요한 소(沼)에 잠겼던 맑은 물이 급류를 타고 쏟아지며 부서져 물보라를 일으키다가 기암에 부딪치며 제자리를 맴돌다 기암사이로 흘러들어가는 곳"이란 뜻으로 문화재청이 지정한 국가지정 명승지입니다. 졸졸졸 얼음 물 사이로 흐르는 물소리가 금방이라도 봄이 올 것만 같습니다. 봄기운에 밀린 겨울이 떠날 날도 얼마 남지 않았다는 얘기지요. 다음주면 꽃 소식이 여기저기서 들려 올테니까요. 듣기만 해도 가슴 설레이게 하는 복수초.. 2012. 2. 14.
문화재 지정 된 무주 지전마을 돌담길 '신상'이 판을 치는 세상입니다. '우리 것'의 소중함을 잘 알면서도, 그 가치를 인정하면서도, 옛것은, 낡은 것으로 치부되어 버려집니다. 또 한편에서는 옛것을 보전하자며 가꾸고 지키는 이들도 있습니다. 산이고 강이고 무자비하게 까 뭉개는 정책을 우선하는 이 나라에서 외로운 싸움을 이어나가는 분들입니다. 보이지 않는 작은 일이지만, 훗날 그 분들을 기억하게 되겠지요. 오다가다 만나는 낡은 것들을 보면 기분이 좋아집니다. 미소가 지어지고, 다시 한번 돌아보게 됩니다. 무주 지전마을 돌담길이 그렇습니다. 그 가치를 인정받아 문화재로 지정되었다고 합니다. 거창하지도, 특별한 볼거리도 없지만 설렁설렁 동네 한바퀴 돌다보면 옛것의 소중함이 느껴집니다. 지전마을 돌담길은 지난 2006년 대한민국 등록문화재 제262.. 2012. 2. 9.
산골의 아침 간밤에 눈이 살짝 내렸습니다. 밟으면 덮힐 만큼만. 2년 전 심은 단풍나무가 키만 자랍니다. 볼품없다 했는데, 눈 위에 드리운 그림자는 멋지군요. 아침햇살에, 굴뚝 연기에 눈 부신 아침입니다. 2012. 2. 9.
구름에 달 가듯이 해발 1천 미터가 넘는 적상산에서 뜨는 달을 매일 보고 삽니다. 계절마다 달 뜨는 위치는 바뀌는데, 때론 혼자보기 아까운 풍경을 연출하기도 합니다. 산 너머에서 달이 솟아 오르는 순간은 주변이 환하게 변하면서 누군가 불을 밝히고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키기도 합니다. 매일 매일이 다른 풍경은, 산에 사는 이유이기도 하겠지요. 흐린 날씨 탓에 대보름달을 보지 못했습니다. 창밖으로 보이는 커다란 달을 보면서 아! 보름이었구나 생각이 들더군요. 늦었지만 넉넉한 달을 담아보았습니다. 온 세상이 좀 넉넉해졌으면 바램도 함께. 눈발이 오락가락하면서 구름도 빠르게 움직입니다. 먹구름 사이 숨은 달이 '구름에 달 가듯이' 춤을 춥니다. 달 왼편에 점 하나. 매일 보는 별입니다. 별일까요, 인공위성일까요? 늘 같은 .. 2012. 2. 8.
제발 문 좀 열어주세요. 날씨가 따뜻해 종일 밖에서 놀더니만 오후가 되니 문 열어달라고 난리가 아닙니다. 절대 그냥은 못 열어주지.^^ 문 열어 달란 말이야~ 으앙~ 진짜 안 열거야! 제발 문 열어 달라고요~ 흐흐흐~ 추워요~ 방에 좀 들어가게 해주세요~ 2012. 2. 5.
오후 5시 오늘 날씨 확 풀렸죠? 봄날 같았습니다. 영하 20도 가까이 떨어졌다 기온이 올라 그런지 더 포근한 하루였습니다. 적상산 자락에 쌓였던 눈도 거의 다 녹아 흐릅니다. 2층 베란다에서 녹아 흐르는 물소리가 여름날 빗소리 같습니다. 한겨울 오후 5시 햇볕은 포근합니다. 봄이 금방이라도 올것만 같은 기분입니다. 이른봄 산에서 가장 먼저 피는 꽃은 생강나무 꽃입니다. 봄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보고 있습니다. 주말 손님도, 등산객들도 다 빠져나갔습니다. 다시 고요가 흐릅니다. 한숨 자야겠습니다. 2012. 2. 5.
[산이 좋아 산에 사네] 강원도 양양 느르리골에서 시작한 인생2막 광고디자이너에서 마을디자이너로 변신한 김주성 문정숙 부부 강원도가 좋아 인제에서 4년을 살았다. 겨울이면 고립이 일상인 열악한 환경이지만, 눈 속에 고립되는 그 일상이 좋았다. 철이 덜 들었다고들 얘기하겠지만, 여전히 그 눈이 좋다. 대설이 지나고 며칠 되지 않아 영동지방에 폭설 소식이 들여왔다. 무려 50cm. 영동고속도로 일부 구간이 통제되고, 학교까지 휴교하는 폭설 속에 배낭을 꾸렸다. 눈 속에 갇힌 강원도 양양 느르리골에 7년 전 정착한 부부의 산골생활 이야기를 듣고 왔다. 첩첩산중 느르리골에서 시작한 인생 2막 강원도 양양군 현남면 하월천리 느르리골. 일출의 명소인 남애해수욕장에서 불과 8km 거리에 있는 산골마을이다. 하지만 그곳은 국내 오지여행가인 필자도 깜짝 놀랄 만큼 첩첩산중 오지였다. .. 2012. 2. 3.
무주는 설국(雪國) 오랜만에 눈구경 제대로 하고 있습니다. 어젯밤 12시 기온이 영상이라 눈이 내리면서 녹는 바람에 그 눈이 꽁꽁 얼어붙어 버렸습니다. 오래 즐길 수만은 없는 것은, 저 눈 다 치워야 하거든요.^^ 다시, 눈 치우러 갑니다~~ 2012. 2.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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