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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정선 연포마을-소사마을-평창 문희마을 그래도, 동강이더라. 세상은 변해도 동강은 흐른다. 참 빠르게 돌아가는 세상이다. 세상이 그러하니 사람이 따라 갈 수밖에 없지 않는가, 오랜만에 소주잔을 앞에 한 친구는 반문한다. 그렇다고 오랜 지기와의 술자리까지 번갯불에 콩구워먹 듯 급해서야 되겠는가. 소달구지 덜컹대던 시골길이 그립고, 느리게 흐르는 강가에서 뒹굴던 그 어린 시절이 그립다. 그럴 때면 찾던 곳, 조양강이 정선 땅을 파고들다 몸서리치며 똬리를 트는 곳, 바로 동강 변 오지마을 연포와 소사마을이다. 참으로 오랜만에 동강을 찾았다. 흐르는 듯, 멈춰선 듯 느리게 흐르는 물줄기만은 여전했다. 10여년 전 댐이 생긴다고 난리법석을 떨기 전 동강은 삶에 지치고, 고향이 그리워 힘겨워 할 때 요긴한 위안이 되어주던 곳이다. 언제 찾아도 넉넉하게 .. 2008. 4. 29.
답은 자연이다! 국어사전에는 자연(自然)을 '사람의 손에 의하지 않고서 존재하는 것이나 일어나는 현상 (산 강 바다 동물 식물 비 바람 구름 따위.)'.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 반대는 인위(人爲)가 되겠다. 그렇다. 자연은 사람의 손에 의하지 않고도 존재한다. 우리가 자연을 이야기할 때 순수 그 자체를 인정하기에 자연은 인간이 돌아갈 근원적인 안식처와도 같은 곳이다. 우리 인간은 흙에서 태어나 흙으로 돌아간다. 사람이 곧 자연인 것이다. 사회가 복잡 다변화되면서 음식 문화가 바뀌긴 했지만 조상들의 음식문화는 요즘 우리가 떠들고 있는 자연식이었다. 조미료가 어디 있었겠으며, 가공 식품이란 더욱 있을 수가 없었기에 저장 방식이 발전했던 것이다. 콩에서 단백질을 섭취했고, 지역적인 편차는 있겠지만 저장이 어려운 여름철을 위.. 2008. 4. 29.
야경이 아름다운 항구도시 여수 선창가에서 바라 본 돌산대교 어릴 적 여수에 대한 기억은 많다. 만성리, 서대회, 쥐치(쥐포)서리, 갯내…… 같은, 뭐랄까, 그냥 항구도시에서 느낄 수 있는 흔한 기억들이겠다. 여수는 밤이 더 아름다운 도시다. 그것은 돌산대교때문. 하지만 여수 산업단지의 야경은, 특별한 위락시설이 없던 시절, 멋쟁이들의 인기 있는 드라이브코스였다. 지금도 뭐, 여수를 소개하는 잡지나 신문에는 이 산업단지의 야경 사진이 올라온다. 만성리 해수욕장 늦은 밤 여수로 달렸다. 먼저 돌산대교를 건너 돌산도의 야경을 만나고, 만성리를 찾았다. 이 만성리 해수욕장은 한 20년 만에 찾은 것 같다. 모텔 몇 개 들어 선 것을 제외하면 달라진 것이 없어 보인다. 나지막한 민박집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던 시절과 별반 달라지지 않았다는 게 .. 2008. 4. 29.
쌀뜨물이 내(川)를 이루었다는 미천골 어디로 떠날까, 일상에 지친 몸 잠시 뉠 자리 찾아 사람들은 마음부터 바쁘다. 한갓진 계곡을 찾아, 푸른 바다를 찾아 집을 나서보지만 떠날 때 기대했던 그 휴식의 공간은 떼거지로 몰려든 인파 속에 이내 산산이 부서지고 만다. 좀 여유롭고 진정한 쉼의 공간은 없을까, 태고의 신비가 가득한 양양 땅 미천골로 들어가 보자. 그곳에 가면 가슴속까지 속시원히 뚫어 줄 원시림과 청정옥수가 기다릴 것이다. 미천골계곡 선림원의 쌀뜨물이 내(川)를 이루었다는 미천골 원시의 때를 벗어버린 미천골은 그래도 아직은 오지다. 세속에 물들어 간다고나 할까, 하지만 남대천 상류 지류로 응복산(1,359m)과 암산(1,152m), 조봉(1,182m) 등 하늘을 좁힌 산봉우리들과 멍에골, 상지골, 산죽밭골 등 10여개가 넘는 지류들이.. 2008. 4. 29.
이장님 댁 검둥이가 낳은 새끼 여덟마리 란 영화를 아실겁니다. 손자와 할머니의 감동적인 이야기가 많은 사람들을 울렸지요. 이 영화를 촬영한 곳은 충청북도 영동의 궁촌리란 곳입니다. 이곳에서 평생을 살아오신 김을분 할머니가 주인공으로 등장하고 많은 마을 분들이 직접 출연하기도 했습니다. 이 마을의 이장님 댁 검둥이가 강아지 여덟 마리를 낳았습니다. 지독히도 주인을 따르는 녀석인데, 남의 집을 제집 드나들 듯 하면서 자기 집에는 얼씬도 못하게 하는 별로 맘에 안 드는 녀석이지요.강아지들은 다행이도 검둥이를 닮지 않은 것 같습니다. ^^ 이장님 빤쮸 쟁탈전까지...^^ 2008. 4. 28.
괴산 용추골에서 만난 선녀 괴산 선유동에서 사기막리 용추폭포까지.... 괴산에는 산이 많다. 그만큼 골이 깊고 물이 맑을 수밖에..... 선유동, 화양동, 쌍곡구곡 등 내노라하는 골짜기만 해도 수두룩하다. 평일이라 선유동은 텅 비어있다. 아니, 떼거지로 몰려올 사람들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물소리 새소리 벗삼아 물에 발을 담그니 신선이 따로 없다. 근사하게 폼잡고 신선놀음이나 해볼까 하다 지도를 뒤적여 비포장 고개를 하나 넘어보기로 했다. 선녀를 만난 용추폭포 선유동에서 괴산읍을 가려면 주로 19번 국도를 타는 게 보통이지만 비포장도로인 49번 지방도로를 타고 고개를 하나 넘으면 지름길이 된다. 성지문화사 발행 10만 분의 1 지도에는 포장도로라 표기돼 있는데, 선유동계곡 입구인 송면 삼거리에서 '사기막리' 마을까지는 분명 비포.. 2008. 4. 28.
느림의 미학, 24번 국도에서 만난 행복 24번 국도 담양-순창 구간에서 만난 메타세콰이어 가로수와 자운영 무한경쟁의 시대에 '느림의 미학'을 논한다는 것 자체가 시대에 뒤떨어진 이단아 취급을 받을 만 합니다. 하지만 말입니다. 때론 느리게 만나는 행복이 크게 느껴진다는 것이죠. 요즘 남도에는 마침 보기 좋을 만큼 자운영이 꽃을 피웠습니다. 고속도로 보다는 국도를 즐겨 탑니다. 4차선으로 뻥 뚫린 국도 보다는 굴곡이 심해 운전하긴 좀 불편하지만. 편도 1차선의 느린 길을 선호합니다. 우선은 느리게 달릴 수 있어 여유가 있다는 것입니다. 천천히 달리면서 때때로 변하는 자연의 색을 맘껏 즐 길 수가 있어 좋습니다. 담양 메타세콰이어 가로수 길 요즘 담양은 초록빛입니다. 담양하면 떠오르는 상징과도 같은 메타세콰이어 가로수들이 초록 옷을 갈아 입었거든.. 2008. 4. 28.
바람을 만나러 간 합천 황매산(黃梅山) 뚜렷한 계절의 변화가 주는 마음의 여유를 맘껏 즐기기 좋은 날씨다. 파란 하늘빛과 그 위를 떠다니는 구름 몇 점, 길 위에 홀로 선 여행자에겐 더없이 좋은 계절이다. 루드베키아 군락 드넓은 초원과 바위산의 독특함 88고속도로에 접어들면 그런 대로 한가로움이 있다. 편도 1차선이 주는 느린 속도가 운전의 피로도 덜할 뿐더러 이것저것 둘러볼 수가 있어서 일게다. 거창 나들목을 나와 고속도로를 벗어나면 가을 분위기 완연한 들녘 풍경이 기다린다. 합천 땅에 들어서면 지리산이 가까워서 인지 산세가 육중함을 느낄 수 있다. 먼저 합천호에 몸을 반쯤 담근 오도산을 끼고 도는 지방도로를 타고 읍내를 벗어나며 만나는 걸출한 산 하나가 눈에 들어온다. 황매산(1108m)이다.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를 촬영한 곳으로 알려.. 2008. 4. 28.
고추심기가 한창입니다. 황톳빛이 곱다고 표현하면 농사짓는 분들에게 실례가 되는 일은 아닐지 모르겠습니다. 산골에서 태어났지만 어릴적에는 농사를 지어보질 못했습니다. 몇해 전 산이 좋아 산중에 들어가 살때 열가지 정도의 모종을 사다 심어 본 적이 있습니다. 한 두해 하다 만게 아니고 6년 정도요.... 고추 피망 호박 토마토 더덕 도라지 옥수수 감자 상추 딸기 등. 비료도 안하고 농약도 전혀 안해서 그런지 채소의 모양이나 수확량은 형편없었지만 내 손으로 직접 길러 먹는 맛은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었지요. 다른 건 몰라도 고추농사는 잘됐습니다. 찾아오는 지인들이 제 고추(?) 맛있다고들 난리였으니까요. 무농약 농사라는게 정말 힘들더군요. 일주일에 이틀 정도 나들이를 해야 하기 때문에 나갔다오면 온통 풀밭으로 변해 있습니다. 거.. 2008. 4.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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