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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보여행109

섬진강 기행 - 영화 '아름다운 시절'의 구담마을 섬진강 오백 리 구간 중 가장 아름다운 곳이 어디일까요? 답은 전부 다 입니다. 각자 자기 고향을 최고로들 치니까요. 김용택 시인은 자신의 고향인 진뫼마을을 최고로 꼽았고, 눌산은 눌산의 고향인 기차마을 강 건너 길을 최고로 꼽았습니다. 고향을 떠나 좀 더 솔직하게 말하자면 구담마을입니다. 영화 '아름다운 시절' 촬영지로 굽이치는 섬진강을 내려다 볼 수 있는 곳입니다. 누구나 한번 쯤 이런 곳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고구마 줄기를 따는 아주머니를 만났습니다. 10여 년 전 구담마을로 귀농하신 분입니다. 올해는 비가 너무와 농사도 그렇고, 홍수 피해까지 겹쳤다고 합니다. 전라도에서는 여름이면 고구마 줄기로 김치를 담그기도 합니다. 여름 별미지요. 구담마을 명물 마을 숲에서 바라 본 풍경입니.. 2010. 9. 14.
섬진강 기행 - 맛있는 국수집 섬진강을 따라 가는 중입니다. 진안 데미샘을 출발해서 옥정호를 막 빠져 나왔습니다. 마침 강진 장날입니다. 전라남도 강진이 아니고 전라북도 임실군 강진면입니다. 허름한 터미널에는 오고가는 버스들로 가득합니다. 전주로, 순창으로, 임실로 가는 버스들입니다. 눌산도 버스를 기다리고 싶습니다. 그냥, 아무데나 가는 버스를 타고 시골길을 달려보고 싶습니다. 장보따리 가득한 덩컬거리는 버스 안에서 어르신들의 수다를 듣고 싶습니다. 재밋을 것 같습니다. 면소재지 장날이라 장날 같지 않습니다. 점심때가 되서 그런지 이미 파한 것 같기도 하고요. 소문난 국수집이 있다기에 찾아가는 길입니다. 강진 장터에 가면 국수집이 두 군데 있습니다. 찾아간 집은 오른쪽 행운집입니다. 가격이 아주 착하지요? 25년 전에는 500원이었.. 2010. 9. 13.
섬진강 기행 - 오지마을을 찾아서 섬진강 오지마을을 찾아가는 길입니다. 옥정호 건너에 있는 육지 속 섬마을입니다. 노부부만이 사는 고즈넉한 곳입니다. 유일한 교통수단인 모터보트를 타고 갑니다. 개집이 물 위에 둥둥 떠 있습니다. 웃을 일이 아닙니다. 간밤에 내린 비에 옥정호 수위가 최고조에 달했다고 합니다. 마당 가득 물이 차오르고, 밤새 산 위로 피신할 준비까지 했다고 합니다. 그런 상황도 모르고 강 건너에서 업어가도 모를 정도로 깊은 잠을 잤으니... 마당이 바로 선착장입니다. 평소라면 100 미터 이상 떨어진 곳에 배를 댄다고 합니다. 라디오에서는 태풍 곰파스의 진로가 흘러 나옵니다. 닭장부터 둘러 봅니다. 어르신은 손재주가 좋으십니다. 외부로의 나들이가 쉽지 않은 외딴 집이라 모든 것을 손수 뚝딱 만들어 씁니다. 이 녀석 이름은 .. 2010. 9. 9.
섬진강 기행 - 옥정호 붕어섬 그리고 외딴집 태풍 곰파스가 북상 중이라는 뉴스를 보고 잠들었습니다. 아마도 무시무시한 상황이 펼쳐질 것이라는 상상을 하면서. 하지만 새벽 옥정호는 고요합니다. 곰파스는 순식간에 지나가 버린 것입니다. 섬진강 기행을 하는 2주 내내 태풍과의 기싸움이었습니다. 비에 대비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떠났지만 비를 맞은 기억이 별로 없을 정도입니다. 곰파스와 말로는 눌산을 비껴 갔습니다. 옥정호가 훤히 바라보이는 펜션에서 잤습니다. 곰파스가 지나간 아침은 간간히 비만 내릴 뿐 고요합니다. 옥정호 최고의 전망대 국사봉으로 향합니다. 태풍 흔적 조차도 없습니다. 깊은 잠에 빠져 바람 소리도 듣지 못했습니다. 곰파스에 미리 겁을 먹었던 겁니다. 버스가 지나갑니다. 저 길을 걸으면 참 멋지겠다 생각해 봅니다. 그래서 걸었습니다. 국사봉.. 2010. 9. 9.
섬진강 기행 - 동굴 속 정자 수선루(睡仙樓) 여행의 묘미는 뜬금없이 만나는 풍경과 사람들에 있습니다. 구체적인 일정이 없어도 된다는 얘기입니다. 특히 섬진강 기행은 그렇습니다. 강만 따라가면 되니까요. 전라북도 최고의 정자라는 수선루입니다. 동굴 속에 들어 앉아 있어 밖에서는 보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정자에 올라서면 멀리 섬진강이 흐르고, 천하의 절경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감탄사가 절로 나옵니다. 진안군 마령 면소재지를 지나면서 강폭은 두 배가 되었습니다. 데미샘을 출발했을 때만 해도 작은 개울에 지나지 않았지만 이젠 제법 강다운 모습입니다. 저기 절벽 위에 동굴이 있습니다. 그 동굴 속에 수선루가 있습니다. 가까이 가면 수선루 현판이 보입니다. 기가막힌 자리가 아닐 수 없습니다. 고요한 은둔자들에게는 탐나는 자리입니다. 2층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2010. 9. 8.
섬진강 기행 - 공동체 박물관 계남정미소 섬진강을 따라 가는 길입니다. 딱히 목적은 없습니다. 흐르는 물길을 따라 가다 발길 가는데로 흘러 들어갑니다. 서정적인 강마을 풍경이 이어집니다. 강과 더불어 살아가는 강마을 사람들을 만납니다. 계남정미소는 사진갤러리입니다. 사진작가 김지연 씨가 운영하는 곳으로 정미소 안으로 들어가면 있는 그대로가 갤러리로 변한 모습을 만날 수 있습니다. 작품 또한 정미소와 아주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은 전이 열리고 있습니다. 외부는 정미소 모습 그대로입니다. 멀리 섬진강이 바라 보이는 진안군 마령면 계서리 계남마을에 있습니다. 김지연 씨는 마침 외출 중입니다. 지난 자료와 방문객들의 방명록이 놓여 있습니다. 사진이 걸린 벽을 제외하고는 정미소 모습 그대로입니다. 천장과 기둥 하나까지도. 계남정미소 -> h.. 2010. 9. 8.
섬진강 기행 - 마을숲과 토담이 아름다운 반송마을 최고집 속설 남긴 면양 최양선생의 자취가 서린 반송마을 데미샘을 떠난 섬진강은 원신암마을을 지나 반송마을로 접어듭니다. 졸졸 흐르던 시냇물은 어느새 강폭을 넓혀 미역을 감아도 좋을 만큼 수량이 넘쳐 흐릅니다. 비 온 뒤라 물빛은 탁하지만 물소리 만큼은 맑습니다. 반송마을에는 쉬어가기 좋은 마을 숲이 있습니다. 두꺼비 손등 같은 수 백 년 된 느티나무둥치가 마을의 역사를 짐작케 합니다. 물가 마을이라 홍수에 대비한 숲으로 아름드리 나무숲 뒤로는 섬진강이 흐릅니다. 마을숲 옆에는 면양 최양 선생의 유허비가 세워져 있습니다. 태조 이성계가 여러 차례 불렀으나 충신은 불사이군이라며 굽히지 않은 지조로 최고집이라는 속설을 남긴 최양 선생은 반송마을에서 가까운 진안 팔공산에서 3년 간 운둔 생활을 했다고 전해져 옵.. 2010. 9. 4.
섬진강 기행 - 물의 시원 데미샘을 찾아서 섬진강 발원지 데미샘을 찾아서 전라북도 진안 데미샘에서 전라남도 광양 망덕포구까지 섬진강 오백 리 여정을 따라간다. 시작은 강의 시원 데미샘이다. 태풍 곰파스가 몰려오고 있다는 소식에 망서렸지만 일정은 예정대로 진행하기로 했다. 무지막지한 강풍을 동반한 폭우가 내린다는 뉴스가 공포스럽다. 하지만 우리는 하늘을 믿는다. 데미샘이 있는 원신암 마을에서 비포장 산길을 오르면 데미샘 주차장이다. 몇 년 만에 왔더니 많이 변했다. 없던 주차장이 생기고 휴양림도 들어서 있다. 등산화 끈을 조여 맨다. 언제나 그랬 듯, 데미샘 가는 길에는 비장한 마음의 각오를 다진다. 전에는 팔선정에서 곧바로 숲길로 접어 들었지만 휴양림이 들어서면서 진입로가 바뀌었다. 사진의 시멘트 포장길을 따라 올라가다 등산로로 이어진다. 또아리.. 2010. 9. 3.
금강 도보여행 -5 하늘내들꽃마을에서 가막유원지까지 왜 걷느냐고 묻는다면 '그냥'이라고 대답했습니다. 이 순간 다시 물어도 같은 대답을 할 겁니다. 딱히 이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할 일이 없다는 의미와는 다릅니다. 걷는게 곧, 나의 삶이니까요. 계북천을 받아들인 금강은 몸집이 더 불어났습니다. 처음 출발한 뜬봉샘의 1미터도 안되는 실개천이 이렇게 넓은 강이 되었습니다. 갓난아기가 엄마 젖을 먹고 무럭무럭 자라 소년이 된 셈입니다. 하늘내들꽃마을이 있는 옛 연평초등학교 앞에 텐트 한동이 보입니다. 매트리스 하나 깔고 누워 낮잠이나 한숨자면 딱 좋겠다는 생각이 간절합니다. 전국의 버스정류장이 다 다릅니다. 각 지자체마다 특성을 살린 디자인이 제법 멋스러운 곳도 있습니다. 가장 보편적인 것이 알미늄으로 만든 표준규격이죠. 중요한 것은, 쉬어가기 좋다는 것입니다.. 2010. 5. 13.